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3번
문제
甲은 자기 소유의 X 토지를 적절한 가격에 매도할 것을 乙에게 위임하면서 그에 관한 대리권도 함께 수여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며,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乙이 甲의 대리인으로서 X 토지에 관하여 丙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중도금까지 받았다는 사정을 알고 있는 丁이 乙에게 적극적으로 매도를 요청하여 乙이 甲의 대리인으로서 丁에게 다시 X 토지를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 주었다면, 甲이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甲과 丁 사이의 매매계약은 무효이다.
ㄴ. 乙이 甲의 대리인으로서 X 토지에 관하여 丙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丙에게 위법한 강박을 행하였다면, 丙은 甲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甲과의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ㄷ. 乙이 甲의 대리인으로서 X 토지에 관하여 丙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丙이 약정한 날짜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乙이 丙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의 최고를 하였으나 그 기간 내에도 丙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乙은 위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ㄹ. 乙이 甲의 대리인으로서 甲의 허락 없이 자기를 X 토지의 매수인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선지
- ① ㄱ, ㄷ
- ② ㄱ, ㄹ
- ③ ㄴ, ㄷ
- ④ ㄱ, ㄴ, ㄹ
- ⑤ ㄴ, ㄷ, ㄹ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ㄱ, ㄹ)
쟁점
甲이 X 토지 매도를 위임하고 대리권을 수여한 사안에서 대리에 관한 여러 법리를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른다. ㄱ 대리인이 이중매매의 배임행위에 가담한 경우 반사회질서 여부의 판단 기준과 본인의 선의, ㄴ 대리인이 상대방을 강박한 경우 제3자의 강박(민법 제110조 제2항)인지, ㄷ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에 계약 해제권이 포함되는지, ㄹ 대리인의 자기계약(민법 제124조) 위반의 효력을 검토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16조(대리행위의 하자) ① 의사표시의 효력이 의사의 흠결, 사기, 강박 또는 어느 사정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것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을 경우에 그 사실의 유무는 대리인을 표준하여 결정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6조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①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② 상대방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삼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0조
민법 제124조(자기계약, 쌍방대리) 대리인은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본인을 위하여 자기와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하여 당사자쌍방을 대리하지 못한다. 그러나 채무의 이행은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24조
각 지문 검토
ㄱ. ○ — 대리인이 이중매매의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면 반사회성은 대리인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본인이 몰랐어도 무효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45532 판결(판결요지 [2])
대리인이 본인을 대리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매매대상 토지에 관한 저간의 사정을 잘 알고 그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면, 대리행위의 하자 유무는 대리인을 표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설사 본인이 미리 그러한 사정을 몰랐거나 반사회성을 야기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로 인하여 매매계약이 가지는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장애사유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리행위의 하자 판단 기준(민법 제116조):대리인이 이중매매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경우 본인이 몰랐어도 반사회질서 무효
본 지문 → 옳다.
근거: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제2매수인이 매도인의 배임행위(이미 중도금까지 받은 제1매매의 존재를 알면서 다시 매수)에 적극 가담하면 그 제2매매는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민법 제103조). 사안에서 제2매매는 대리인 乙이 甲을 대리하여 체결한 것이므로, 그 반사회성(하자) 여부는 대리인 乙을 표준으로 판단한다(민법 제116조 제1항). 따라서 乙과 丁이 제1매매의 존재를 알면서 이중매매에 가담한 이상, 본인 甲이 그 사정을 몰랐더라도 甲·丁 사이의 매매계약은 무효이다. 지문은 옳다.
ㄴ. ✗ — 상대방의 대리인의 강박은 제3자의 강박이 아니므로 본인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41496 판결(판결요지 [1])
의사표시의 상대방이 아닌 자로서 기망행위를 하였으나 민법 제110조 제2항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는 자란 그 의사표시에 관한 상대방의 대리인 등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만을 의미하고, 단순히 상대방의 피용자이거나 상대방이 사용자책임을 져야 할 관계에 있는 피용자에 지나지 않는 자는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는 없어 이 규정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민법 제110조 제2항의 제3자:상대방의 대리인 등 동일시할 수 있는 자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음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丙에게 강박을 행한 乙은 계약 상대방인 甲의 대리인, 즉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이므로 민법 제110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 판례는 사기에 관한 것이지만, 제110조 제2항은 사기와 강박을 함께 규율하므로 강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丙은 제3자의 강박 법리(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취소)를 거칠 필요 없이, 상대방 본인의 강박과 마찬가지로 甲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제110조 제1항에 따라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甲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96다41496)는 제13회 민사법 제5번, 제4회 제34번, 제2회 제3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ㄷ. ✗ —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받았다고 하여 곧바로 그 계약을 해제할 권한까지 가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87. 4. 28. 선고 85다카971 판결(판결요지)
매매계약을 소개하고 매수인을 대리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하여 곧바로 그 제3자가 매수인을 대리하여 매매계약의 해제 등 일체의 처분권과 상대방의 의사를 수령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리권의 범위:매매계약을 체결한 대리인이 곧바로 그 계약의 해제권까지 가지는 것은 아님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받았다는 것만으로 그 대리인이 곧바로 그 계약을 해제할 권한까지 가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 해제는 대리권의 통상적 범위를 넘는 처분행위이므로 별도의 수권이 필요하다. 사안에서 乙은 X 토지를 매도할 대리권을 받았을 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丙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권한은 없다. 따라서 乙이 최고 후 해제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85다카971)는 제15회 제42·43번, 제12회 제6번, 제9회 제10번, 제5회 제3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ㄹ. ○ — 대리인이 본인의 허락 없이 자기를 매수인으로 한 자기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대법원 2004. 2. 13.자 2003마44 결정(판결요지 [3])
민법 제124조는 "대리인은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본인을 위하여 자기와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하여 당사자 쌍방을 대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부동산 입찰절차에서 동일물건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다른 2인 이상의 대리인이 된 경우에는 그 대리인이 한 입찰은 무효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쌍방대리 금지(민법 제124조):부동산 입찰절차에서 1인이 이해관계 다른 2인 이상을 대리한 입찰의 효력(무효)
본 지문 → 옳다.
근거: 乙이 甲의 허락 없이 甲을 대리하면서 자기 자신을 매수인으로 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민법 제124조가 금지하는 자기계약에 해당한다. 자기계약 금지에 위반한 대리행위는 권한 없는 무권대리행위가 되어, 본인의 추인이 없는 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제124조는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규정). 지문은 옳다.
결론
옳은 것은 ㄱ, ㄹ이므로 정답은 2번. ㄱ 대리인이 이중매매의 배임행위에 가담하면 반사회성은 대리인을 표준으로 판단하여 본인이 몰랐어도 무효이고(97다45532, 민법 제116조), ㄹ 본인의 허락 없는 자기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민법 제124조). 반면 ㄴ 상대방의 대리인의 강박은 제3자의 강박이 아니어서 본인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취소할 수 있고(96다41496), ㄷ 매매계약 체결의 대리권에는 계약 해제권이 포함되지 않으므로(85다카971) 두 지문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