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6번
문제
甲은 乙 명의의 차용증을 위조한 후 乙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신청을 하여 법원으로부터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이에 대하여 乙의 고소로 개시된 수사절차에서, 乙이 미국에 거주하는 A로부터 위 부동산을 1억 원에 매수하였으나 차후 양도소득세를 적게 낼 목적으로 1억 5,000만 원에 매수한 것인 양 신고하여 부동산등기부에 매매가액이 1억 5,000만 원으로 기재되게 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이 확인되었다. 미국에 있는 A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기재하고 검찰주사만 기명날인한 수사보고서를 검사는 공소제기 후 증거로 제출하였다.
한편, 甲의 범행을 알고 있는 B가 법정에서 허위증언을 하자 검사가 B를 소환하여 추궁 끝에 법정증언을 번복하는 취지의 진술조서를 작성하여 이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허위 주장을 하거나 허위 증거를 제출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은 것은 법원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므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
- ② 甲이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채 가압류를 신청한 것만으로는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
- ③ 乙이 행정기관에 거래가액을 거짓으로 신고하여 신고필증을 받은 뒤 이를 기초로 사실과 다른 내용의 거래가액이 부동산등기부에 등재되도록 한 것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에 해당한다.
- ④ 위 수사보고서는 A가 외국거주로 인하여 공판기일에 진술할 수 없으므로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검찰주사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작성한 것임을 증명하면 증거로 할 수 있다.
- ⑤ B가 다시 법정에 출석하여 위 진술조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甲에게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었다면 그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있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甲의 소송사기 관련 행위(위조 차용증으로 가압류결정 취득·본안소송 미제기)의 죄책과 乙의 부동산 거래가액 허위신고, 그리고 전화통화 수사보고서·증언 번복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함께 묻는 종합문제이다. 옳은 것을 고른다.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허위 주장·증거로 가압류결정을 받아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17125 판결(판결요지)
법원은 당사자의 허위 주장 및 증거 제출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것이 그 직무이므로, 가처분신청 시 당사자가 허위의 주장을 하거나 허위의 증거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법원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어떤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로써 바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처분·가압류 신청 시 허위 주장·허위 증거 제출만으로는 위계공무집행방해 ✗
법원의 재판작용은 당사자의 허위 주장·증거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가려내는 것을 본질로 하므로, 허위 자료로 유리한 결정을 받아냈더라도 법원의 구체적·현실적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甲이 위조 차용증으로 가압류결정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여서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옳음 (정답) —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채 가압류만 신청한 것은 사기죄의 실행착수가 아니다
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도55 판결(판결요지)
가압류는 강제집행의 보전방법에 불과한 것이어서 허위의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삼아 가압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채권에 관하여 현실적으로 청구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채 가압류를 한 것만으로는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송사기의 실행착수:허위채권으로 가압류만 하고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경우 사기죄 실행착수 ✗
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유리한 재판을 받고 이에 터잡아 상대방의 재물·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가압류는 강제집행의 보전방법일 뿐 그 자체로 법원에 대한 현실적 청구가 아니다. 따라서 본안소송 제기 전 단계인 가압류 신청만으로는 기망행위의 착수가 없어, 甲이 위조 차용증으로 가압류결정을 받았더라도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상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③ 옳지 않음 — 부동산등기부 거래가액을 허위신고로 등재시켜도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2도12363 판결(판결요지 [2])
… 부동산등기부에 기재되는 거래가액은 당해 부동산의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의 거래당사자가 거래가액을 시장 등에게 거짓으로 신고하여 신고필증을 받은 뒤 이를 기초로 사실과 다른 내용의 거래가액이 부동산등기부에 등재되도록 하였다면,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과태료의 제재를 받게 됨은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의 '부실의 사실':부동산등기부 거래가액을 허위신고로 등재시켜도 불실기재 ✗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의 '부실의 사실'이란 권리의무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항이 진실에 반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등기부의 거래가액은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신고사항일 뿐 권리의무관계의 중요사항이 아니므로, 이를 허위신고하여 등기부에 등재시켜도 과태료 제재는 별론 불실기재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乙의 행위를 '해당한다'고 한 지문은 틀렸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옳지 않음 — 진술자의 서명·날인이 없는 전화통화 수사보고서는 특신상태 증명으로도 증거능력이 없다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5610 판결
이 사건 각 수사보고서는 검사가 참고인인 피해자 … 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기재한 서류로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본문에 정한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인 전문증거에 해당하나, 그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판준비기일이나 공판기일에서 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도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313조 –전화통화 수사보고서
A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문답형식으로 기재하고 검찰주사만 기명날인한 수사보고서는 원진술자 A의 서명·날인이 없어 형사소송법 제313조의 진술기재서류로서의 형식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이처럼 서명·날인조차 없는 서류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특신상태 증명으로 성립의 진정을 대체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아니므로, 작성자인 검찰주사가 특신상태를 증명하더라도 증거로 할 수 없다.
이 판례(2010도5610)는 제12회 형사법 12번·제9회 형사법 3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⑤ 옳지 않음 — 증언을 마친 증인을 소환해 번복시킨 진술조서는 재출석·반대신문을 거쳐도 증거능력이 없다
대법원 2000. 6. 15. 선고 99도1108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다수의견])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이미 증언을 마친 증인을 검사가 소환한 후 피고인에게 유리한 그 증언 내용을 추궁하여 이를 일방적으로 번복시키는 방식으로 작성한 진술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삼는 것은 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직접주의를 지향하는 현행 형사소송법의 소송구조에 어긋나는 것 … 이므로, 이러한 진술조서는 피고인이 증거로 할 수 있음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한 그 증거능력이 없고, 그 후 원진술자인 종전 증인이 다시 법정에 출석하여 … 그 진술조서의 성립의 진정함을 인정하고 피고인측에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었다고 하더라도 … 위와 같은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이 없다는 결론은 달리할 것이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312조 –증언 번복 진술조서
B가 법정에서 증언을 마친 뒤 검사가 소환해 번복시켜 작성한 진술조서는 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직접주의에 어긋나므로, B가 다시 법정에 출석해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반대신문 기회가 부여되었더라도 증거능력이 없다(다시 한 증언 자체를 증거로 삼는 것은 별론). '증거능력이 있다'고 한 지문은 틀렸다.
이 판례(99도1108 전합)는 제11회 형사법 24번·제6회 형사법 39번·제9회 형사법 30번과 사례형 제2회·제7회 형사법 제2문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소송사기는 본안소송 제기 전 가압류 신청만으로는 실행에 착수한 것이 아니므로(88도55) ②가 옳다. ① 허위 자료로 받은 가압류결정은 위계공무집행방해가 아니고(2011도17125), ③ 거래가액 허위신고는 공전자기록불실기재가 아니며(2012도12363), ④ 서명·날인 없는 전화통화 수사보고서와 ⑤ 증언 번복 진술조서는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