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8번
문제
甲은 乙로부터 5,000만 원을 차용하면서 그 담보로 甲의 丙에 대한 5,000만 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乙에게 양도하기로 하고 乙과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甲은 丙에게 채권양도통지를 하지 않고 있다가 채권양도 사실을 모르고 있던 丙으로부터 5,000만 원을 지급받아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 이를 알게 된 乙은 甲이 운영하는 성매매업소에 찾아가 자신이 휴대한 회칼로 甲과 손님들을 위협한 후 야구방망이로 甲을 폭행하였다.
사법경찰관은 “乙의 주거지인 3층 옥탑방에 보관 중인 야구방망이 등 범행도구”가 압수·수색할 장소와 물건으로 기재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여 1층 주인집 거실에서 발견된 주인 소유의 야구방망이를 압수하였다. 며칠 후 사법경찰관은 乙의 자동차에서 위 회칼을 발견하여 甲으로부터 범행도구임을 확인 받고 甲으로부터 임의제출을 받은 것으로 압수조서를 작성하고 이를 압수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차용금에 대한 변제의사 및 능력이 없고, 처음부터 채권양도통지를 할 생각 없이 乙을 속이기 위하여 담보로 채권양도를 하겠다고 한 경우라면 사기죄와 횡령죄의 양 죄가 성립하고, 양 죄는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
- ② 乙에게는 甲에 대한 업무방해죄를 인정할 수 있다.
- ③ 乙이 甲과 손님을 위협, 폭행한 행위는 甲에 대한 업무방해의 수단이 되었으므로 이 폭행, 협박은 업무방해죄의 불가벌적 수반행위로 업무방해죄에 흡수된다.
- ④ 사법경찰관이 위 압수·수색영장에 의하여 야구방망이를 압수한 것은 위법하다.
- ⑤ 회칼은 甲이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므로 사법경찰관이 영장없이 이를 압수한 것은 적법하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甲의 채권양도담보·추심소비와 乙의 회칼 위협·야구방망이 폭행, 그리고 압수의 적법성을 묻는 종합문제이다. ① 사기·횡령의 죄수, ② 성매매업소 운영에 대한 업무방해죄 성부, ③ 폭행·협박의 업무방해죄 흡수 여부, ④ 영장 기재 장소·물건을 벗어난 압수, ⑤ 소지자 아닌 자의 임의제출. 옳은 것을 고른다.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사기와 (추심·소비로 인한) 죄책은 별개의 행위여서 상상적 경합이 될 수 없다
甲이 처음부터 변제의사·능력 없이 통지할 생각도 없으면서 담보로 채권양도를 하겠다고 기망하여 5,000만 원을 차용하였다면, 그 편취행위(사기)는 차용·채권양도계약 시점에 완성된다. 그 후 통지 전에 丙으로부터 추심하여 소비한 행위는 시간과 행위를 달리하는 별개의 행위이므로, 사기죄와 하나의 행위로 평가되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처음부터 편취 목적이었다면 그 추심·소비는 편취 이익을 실현하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불과하여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사기죄와 횡령죄가 상상적 경합"이라는 ①은 옳지 않다.
참고: 지명채권 양도인이 양도통지 전 채권을 추심하여 소비한 행위는 종전에 횡령죄로 보았으나, 대법원 2022. 6. 23. 선고 2017도3829 전원합의체 판결이 이를 변경하여 현재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옳지 않음 — 성매매업소 운영업무는 반사회성이 중하여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아니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7081 판결(판결요지)
… 어떤 사무나 활동 자체가 위법의 정도가 중하여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성매매알선 등 행위는 법에 의하여 원천적으로 금지된 행위로서 … 정의관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 '업무':성매매업소 운영업무는 반사회성이 중하여 보호가치 있는 업무 ✗
업무방해죄의 '업무'는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甲이 운영하는 성매매업소 운영업무는 그 자체로 성매매알선 등 처벌 대상인 반사회적 행위이므로 보호대상 업무가 아니다. 따라서 乙에게 甲에 대한 업무방해죄를 인정할 수 없어 ②는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옳지 않음 — 애초에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폭행·협박이 그에 흡수될 여지도 없다
성매매업소 운영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아니어서 업무방해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②), 乙의 폭행·협박이 업무방해죄에 흡수된다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乙의 회칼 위협·야구방망이 폭행은 별도로 폭행·협박(또는 특수협박 등)의 죄책을 진다. 따라서 ③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옳음 (정답) — 영장에 기재된 장소·물건을 벗어난 압수는 위법하다
형사소송법 제219조·제106조·제109조 — 압수·수색은 영장에 기재된 장소에서 영장에 기재된 물건에 한정하여 할 수 있다.
압수·수색영장은 압수할 장소와 물건을 특정하여야 하고, 그 집행은 영장에 기재된 범위에 한정된다. 영장에는 압수 장소가 "乙의 주거지인 3층 옥탑방", 물건이 "乙의 범행도구"로 기재되어 있는데, 사법경찰관은 영장 기재 장소가 아닌 1층 주인집 거실에서, 그것도 乙의 범행도구가 아닌 주인 소유의 야구방망이를 압수하였다. 이는 영장에 기재된 장소·물건의 범위를 모두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④는 옳다(정답).
본 지문 → 옳음 (정답).
⑤ 옳지 않음 — 소지자·보관자가 아닌 甲의 임의제출을 받아 영장 없이 압수한 것은 위법하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판결요지)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유자·소지자·보관자 아닌 자로부터 임의제출받아 영장없이 압수한 압수물·사진 → 증거동의해도 증거능력 ✗(영장주의 위반)
회칼은 乙의 자동차에서 발견된 乙의 물건이므로 그 소지자·보관자는 乙이다. 甲은 회칼의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아니므로, 甲으로부터 임의제출을 받아 영장 없이 압수한 것은 §218를 위반한 위법한 압수이다. 따라서 "적법하다"는 ⑤는 옳지 않다.
이 판례(2009도10092)는 제7회 형사법 32번·제9회 형사법 29번·제11회 형사법 2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영장에 기재된 장소(3층 옥탑방)·물건(乙의 범행도구)을 벗어나 1층에서 주인 소유물을 압수한 것은 위법하므로 ④가 옳다. ① 사기·(추심소비)는 상상적 경합 아님, ②③ 성매매업소 운영은 업무방해 보호대상 ✗, ⑤ 소지자 아닌 甲의 임의제출은 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