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16번
문제
명확성원칙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법규범의 문언은 어느 정도 일반적·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법문언이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 ②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는 일반 재량행위의 경우에 비하여 더욱 광범위한 판단여지 내지는 형성의 자유, 즉 계획재량이 인정되는데, 이 경우 일반적인 행정행위의 요건을 규정하는 경우보다 추상적이고 불확정적인 개념을 사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 ③ 죄형법정주의가 지배되는 형사 관련 법률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강화되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나, 일반적인 법률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그리 강하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 ④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심의위원회의 직무로 규정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조항 중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은 전기통신회선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하고,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빠른 변화속도, 그리고 다양하고 가변적인 표현형태를 문자화하기에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건전한 통신윤리” 부분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 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조항 중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부분은 참여 정도가 판단하는 자에 따라 상이해질 수 있으며, 다른 법규정들과의 체계조화적인 이해 내지 당해 법률의 입법목적과 제정취지에 따른 해석으로 충분히 해소될 수 없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명확성원칙이 요구하는 명확성의 정도(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와, 규율영역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진다는 점(형벌법규는 엄격, 계획재량 등 급부·형성영역은 완화)을 이해한 뒤, 개별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판단하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헌법 제12조 제1항 …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으로서 모든 기본권제한입법에 요구되며, 특히 죄형법정주의(헌법 제12조 제1항·제13조 제1항)가 적용되는 형벌법규에서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헌법 제12조
각 지문 검토
① ○ — 명확성원칙은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
헌재 1998. 4. 30. 95헌가16
모든 법규범의 문언을 순수하게 기술적 개념만으로 구성하는 것은 입법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치개념을 포함한 일반적, 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명확성의 원칙이란 기본적으로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문언이 해석을 통해서, 즉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해낼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법률의 명확성원칙 (2)
지문은 위 판시를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이 판례는 제4회 공법 6번·13번에서도 출제된 명확성원칙의 대표 판시이다.
본 지문 → 옳음.
② ○ — 계획재량 영역에서는 불확정개념 사용의 필요성이 더 커진다
헌재 2007. 10. 4. 2006헌바91(결정요지 2)
행정계획에 있어서는 다수의 상충하는 사익과 공익들의 조정에 따르는 다양한 결정가능성과 그 미래전망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그에 대한 입법적 규율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는 일반 재량행위의 경우에 비하여 더욱 광범위한 판단 여지 내지는 형성의 자유, 즉 계획재량이 인정되는바, 이 경우 일반적인 행정행위의 요건을 규정하는 경우보다 추상적이고 불확정적인 개념을 사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계획재량과 명확성원칙:불확정개념 사용의 필요성(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지문은 위 결정요지 그대로이다. 계획규범은 미래예측적·형성적 성격 때문에 오히려 개방적·불확정적 개념을 쓸 수밖에 없고, 따라서 명확성 요구가 완화된다.
본 지문 → 옳음.
③ ○ — 형벌법규는 엄격, 일반 법률은 완화된 명확성 기준
헌재 2000. 2. 24. 98헌바37
법률의 명확성에 대한 요구는 적법절차나 죄형법정주의가 적용되는 영역에서는 그 밖의 일반적인 경우보다도 더욱 엄격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법률의 명확성원칙 (3)
반대로 규율대상이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여 전문적 행정판단이 요망되는 영역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완화된다.
헌재 2007. 10. 4. 2006헌바91(결정요지 3)
… 입법부보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구체적인 행정문제에 보다 가까이 있는 행정청으로 하여금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이 요망되는 경우에 속한다 할 수 있다. 따라서 명확성의 정도가 그리 강하게 요구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계획재량과 명확성원칙:불확정개념 사용의 필요성(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지문은 형벌법규에서 명확성이 강화되고 일반 법률에서 완화된다는 판례 법리를 정확히 서술한 것으로 옳다.
본 지문 → 옳음.
④ ○ — “건전한 통신윤리”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헌재 2012. 2. 23. 2011헌가13(결정요지 나)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은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전기통신회선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하고 …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빠른 변화속도, 그리고 다양하고 가변적인 표현형태를 문자화하기에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함축적인 표현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법률의 명확성원칙:‘건전한 통신윤리’ 부분(방송통신위원회법)
지문은 위 결정요지 나항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다만 이 결정은 명확성원칙 위반은 부정하면서도 반대의견(3인)이 법률유보·포괄위임금지 위반을 주장한 점에 유의한다.
본 지문 → 옳음.
⑤ ✗ —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정답)
헌재 2011. 3. 31. 2008헌바141등
이 사건 정의조항 단서 중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부분은 ‘일제 강점하에서 우리 민족의 독립을 쟁취하려는 운동에 의욕적이고 능동적으로 관여한 자’라는 문언적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서 조문구조 및 어의에 비추어 그 의미를 넉넉히 파악할 수 있고, 설령 위 조항에 어느 정도의 애매함이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다른 규정들과의 체계조화적인 이해 내지 당해 법률의 입법목적과 제정취지에 따른 해석으로 충분히 해소될 수 있으므로 … 적어도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위 조항의 의미를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정의조항은 법률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법률의 명확성원칙:‘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친일재산귀속법)
지문은 판례가 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없다 …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라고 하여 결론을 정반대로 서술하였다. 판례는 위 문언의 의미를 “넉넉히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아 명확성원칙 위반을 부정하였으므로, 지문은 판례와 어긋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결론
정답은 5번이다. 명확성원칙은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며(①), 형벌법규에서는 강화되고 계획재량·전문적 급부영역에서는 완화된다(②③). 대표적 함축개념인 ‘건전한 통신윤리’(④)와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⑤)는 모두 판례가 명확성원칙 위반을 부정한 사안이므로, 이를 위배된다고 한 ⑤가 틀린 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