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2번
문제
법률행위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동기의 착오가 상대방의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유발되었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제공된 경우에는 동기가 표시되지 않았더라도 표의자는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 ②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가장행위라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으로 된 채무자의 법률행위라도 통정허위표시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무효이다.
- ③ 통정한 허위표시에 의하여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로 생긴 채권을 가압류한 경우, 그 가압류권자는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한다.
- ④ 제3자의 기망행위에 기하여 표의자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기망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이상 표의자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기 위하여 먼저 매매계약을 취소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 ⑤ 파산자 甲이 乙과의 가장소비대차에 기하여 가장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파산이 선고된 경우, 파산관재인은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는데, 파산채권자 중 일부라도 악의라면 파산관재인은 ‘선의의 제3자’라 할 수 없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법률행위(의사표시)에 관한 종합 문제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① 상대방으로부터 유발·제공된 동기의 착오와 취소 요건, ② 가장행위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지와 통정허위표시로서의 무효, ③ 가장채권을 가압류한 자가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인지, ④ 제3자의 기망으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손해배상청구를 위해 먼저 계약을 취소해야 하는지, ⑤ 가장채권 보유 중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파산관재인의 제3자성과 선의·악의의 판단 기준을 차례로 점검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08조(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①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 ② 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8조
민법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9조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①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② 상대방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삼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0조
각 지문 검토
① ○ — 동기의 착오가 상대방에 의해 유발·제공된 경우에는 동기가 표시되지 않았더라도 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38419 판결(판결요지 가)
신용보증 제한 대상인 연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하여 금융기관이 신용보증기금에게 … 거래상황확인서를 발급함에 있어서 아무런 연체가 없는 것처럼 기재하여 위 기금이 그 거래상황확인서를 믿고 신용보증을 하게 되었다면 … 위 기금이 보증 제한기업에 해당되는 기업을 금융기관의 잘못된 통보 내용에 따라 보증 제한기업이 아닌 것으로 오신하고 신용보증을 한 것이고, 위 기금의 그와 같은 동기에 관한 착오는 위 신용보증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5):상대방으로부터 유발·제공된 동기의 착오
본 지문 → 옳다.
근거: 동기의 착오는 원칙적으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상대방에게 표시된 경우에 한하여 취소사유가 된다. 그러나 판례는 그 착오가 상대방의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유발되었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제공된 경우에는, 동기가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더라도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고 본다. 위 사안도 상대방(금융기관)의 잘못된 통보가 착오를 유발한 경우로서, 그 동기의 착오가 곧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가 되어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9조 제1항). 지문은 옳다.
② ○ — 가장행위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고, 통정허위표시 요건을 갖추면 무효이다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50985 판결(판결요지)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통정허위표시인 경우에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고, 한편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으로 된 채무자의 법률행위라도 통정허위표시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정허위표시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무효인 통정허위표시도 사해행위로 취소 가능
본 지문 → 옳다.
근거: 통정허위표시(민법 제108조 제1항)로서 무효인 법률행위라도 그것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인 이상 별도로 채권자취소권(민법 제406조)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채권자취소의 대상이 된 행위라도 허위표시 요건을 갖추면 당사자 사이에서는 무효이다. 무효와 취소가 양립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문은 이 판시 그대로이다.
이 판례(97다50985)는 제6회 민사법 제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③ ○ — 가장채권을 가압류한 자는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70041 판결(판결요지 [1])
통정한 허위표시에 의하여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로 생긴 채권을 가압류한 경우, 그 가압류권자는 허위표시에 기초하여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므로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또한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는 선의이면 족하고 무과실은 요건이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정허위표시 (8):피담보채권이 부존재하는 가장 근저당권부채권 가압류권자의 지위
본 지문 → 옳다.
근거: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란 허위표시의 당사자 및 포괄승계인 이외의 자로서 그 허위표시를 기초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자를 말한다. 가장채권을 가압류한 자는 그 외형을 기초로 새로운 이해관계를 취득하므로 제3자에 해당한다. 나아가 그 제3자는 선의이면 족하고 무과실까지는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3다70041)는 제15회 민사법 제5번, 제14회 제3번, 제10회 제8번, 제7회 제1번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④ ○ — 제3자의 기망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면 계약을 취소하지 않고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다55829 판결(판결요지)
제3자의 사기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주택건설사와 사이에 주택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제3자의 사기행위 자체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이상, 제3자로서는 그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기 위하여 반드시 그 분양계약을 취소할 필요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3):제3자의 사기와 계약 취소 없는 손해배상청구
본 지문 → 옳다.
근거: 제3자의 사기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10조 제2항). 그러나 이는 계약의 취소 문제일 뿐이고, 제3자의 기망행위가 그 자체로 불법행위(민법 제750조)를 구성하는 이상 피해자는 계약을 유지한 채로도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계약 취소는 손해배상청구의 전제조건이 아니다. 지문은 옳다.
⑤ ✗ — 파산관재인의 선의·악의는 총파산채권자를 기준으로 하므로, 파산채권자 모두가 악의가 아닌 한 선의의 제3자이다 (정답)
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4다10299 판결(판결요지 [1])
파산관재인이 민법 제108조 제2항의 경우 등에 있어 제3자에 해당하는 것은 파산관재인은 파산채권자 전체의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직무를 행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이므로, 그 선의·악의도 파산관재인 개인의 선의·악의를 기준으로 할 수는 없고 총파산채권자를 기준으로 하여 파산채권자 모두가 악의로 되지 않는 한 파산관재인은 선의의 제3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정허위표시 (5):파산관재인과 선의의 제3자 보호 · 표준판례: 파산관재인의 제108조 제2항·제110조 제3항 제3자 해당 여부:통정허위·사기 모두 제3자, 선의는 총파산채권자 기준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파산관재인이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한다는 앞부분은 옳다. 그러나 그 선의·악의를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함정이다. 파산관재인은 파산채권자 전체의 공동의 이익을 위한 지위에 있으므로, 그 선의·악의는 파산관재인 개인이 아니라 총파산채권자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파산채권자 모두가 악의로 되지 않는 한 파산관재인은 선의의 제3자로 취급된다. 따라서 "파산채권자 중 일부라도 악의라면 선의의 제3자라 할 수 없다"는 지문은 판례와 정반대이므로 옳지 않다. 일부 채권자가 악의여도 나머지 중 선의인 자가 있으면 파산관재인은 여전히 선의의 제3자이다.
이 판례(2004다10299·2009다96083)는 제10회 민사법 제8번, 제9회 제63번, 제8회 제4번, 제7회 제1번, 제3회 제2번 등에서도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결론
정답은 5번. 파산관재인의 선의·악의는 총파산채권자를 기준으로 하여 파산채권자 모두가 악의가 아닌 한 선의의 제3자로 보므로(2004다10299·2009다96083), "일부라도 악의면 선의가 아니다"라는 지문 ⑤는 옳지 않다. 나머지는 모두 옳다 — ① 상대방이 유발·제공한 동기의 착오는 표시 없이도 취소할 수 있고(91다38419), ② 가장행위도 채권자취소의 대상이면서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며(97다50985), ③ 가장채권 가압류권자는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이고(2003다70041), ④ 제3자의 기망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면 계약 취소 없이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97다55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