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3번
문제
대리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매매계약의 체결과 이행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이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 대하여 약정된 매매대금 지급기일을 연기해 줄 권한은 갖지 않는다.
- ② 부동산입찰절차에서 동일한 물건에 관하여 1인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2인 이상의 대리인이 된 경우, 그 대리인이 한 입찰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 ③ 甲 소유의 X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乙이 매수인 丙으로부터 잔금을 수령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乙이 잔금을 甲에게 전달하지 않았더라도 丙의 잔금지급채무는 소멸한다.
- ④ 상대방의 대리인이 표의자를 기망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표의자는 자신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 ⑤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기본대리권이 존재하여야 하는데, 법정대리권도 기본대리권에 해당할 수 있다.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대리에 관한 종합 문제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① 매매의 체결·이행에 관하여 포괄적 대리권을 받은 대리인이 대금지급기일을 연기할 권한을 가지는지, ② 부동산 입찰에서 1인이 이해관계 다른 2인 이상을 대리한 입찰의 효력, ③ 매매 대리인이 수령한 잔금이 본인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 매수인의 잔금지급채무 소멸 여부, ④ 상대방의 대리인이 표의자를 기망한 경우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취소할 수 있는지, ⑤ 법정대리권도 민법 제126조 표현대리의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는지를 차례로 점검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14조(대리행위의 효력) ① 대리인이 그 권한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한 의사표시는 직접 본인에게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4조
민법 제124조(자기계약, 쌍방대리) 대리인은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본인을 위하여 자기와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하여 당사자쌍방을 대리하지 못한다. 그러나 채무의 이행은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24조
민법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대리인이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26조
각 지문 검토
① ✗ — 매매의 체결·이행에 관하여 포괄적 대리권을 받은 대리인은 대금지급기일을 연기해 줄 권한도 가진다 (정답)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3107 판결(판결요지 나)
부동산의 소유자로부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은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매매계약에서 약정한 바에 따라 중도금이나 잔금을 수령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하고, 매매계약의 체결과 이행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은 특별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 대하여 약정된 매매대금지급기일을 연기하여 줄 권한도 가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포괄적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의 권한:매매대금 지급기일 연기 권한 포함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매매계약의 체결만이 아니라 그 이행에 관하여까지 포괄적으로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은, 그 대리권의 통상적 내용으로서 상대방에게 약정된 대금지급기일을 연기해 줄 권한도 가진다는 것이 판례이다. 지문은 이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기해 줄 권한을 갖지 않는다"고 정반대로 서술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대리권의 범위는 수권행위의 해석으로 정해지되(민법 제114조), 포괄적 대리권에는 대금지급기일 연기와 같은 이행에 부수하는 권한도 통상 포함된다.
② ○ — 부동산 입찰에서 1인이 이해관계 다른 2인 이상의 대리인이 되어 한 입찰은 무효이다
대법원 2004. 2. 13.자 2003마44 결정(판결요지 [3])
민법 제124조는 "대리인은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본인을 위하여 자기와 법률행위를 하거나 동일한 법률행위에 관하여 당사자 쌍방을 대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부동산 입찰절차에서 동일물건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다른 2인 이상의 대리인이 된 경우에는 그 대리인이 한 입찰은 무효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쌍방대리 금지(민법 제124조):부동산 입찰절차에서 1인이 이해관계 다른 2인 이상을 대리한 입찰의 효력(무효)
본 지문 → 옳다.
근거: 동일한 물건에 대한 입찰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2인 이상의 입찰자를 1인이 대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쌍방대리에 해당하여 민법 제124조에 위반되고, 그 입찰행위는 무효이다. 입찰은 경쟁을 전제로 하므로 이러한 쌍방대리를 허용하면 절차의 공정이 깨진다. 지문은 옳다.
③ ○ — 매매 대리인이 잔금을 수령한 이상,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았더라도 매수인의 잔금지급채무는 소멸한다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39379 판결(판결요지)
일반적으로 말하면 수권행위의 통상의 내용으로서의 임의대리권은 그 권한에 부수하여 필요한 한도에서 상대방의 의사표시를 수령하는 이른바 수령대리권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부동산의 소유자로부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매계약에서 약정한 바에 따라 중도금이나 잔금을 수령할 권한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임의대리권의 범위:매매계약 체결 대리권에는 중도금·잔금 수령권한 포함(수령대리권)
본 지문 → 옳다.
근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에는 그에 부수하여 중도금·잔금을 수령할 수령대리권이 포함된다. 따라서 매수인 丙이 대리인 乙에게 잔금을 지급하면 그것은 본인 甲에 대한 유효한 변제가 되어(민법 제114조 제1항) 丙의 잔금지급채무는 소멸하며, 乙이 그 돈을 甲에게 전달하였는지는 甲과 乙 사이의 내부 문제일 뿐 丙의 채무 소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3다39379)는 제9회 민사법 제10번, 제5회 제3번, 제4회 제3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 — 상대방의 대리인이 기망한 경우는 제3자의 사기가 아니므로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41496 판결(판결요지 [1])
의사표시의 상대방이 아닌 자로서 기망행위를 하였으나 민법 제110조 제2항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는 자란 그 의사표시에 관한 상대방의 대리인 등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만을 의미하고, 단순히 상대방의 피용자이거나 상대방이 사용자책임을 져야 할 관계에 있는 피용자에 지나지 않는 자는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는 없어 이 규정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민법 제110조 제2항의 제3자:상대방의 대리인 등 동일시할 수 있는 자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음
본 지문 → 옳다.
근거: 민법 제110조 제2항은 제3자가 사기를 행한 경우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취소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그런데 상대방의 대리인 등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의 기망은 여기의 "제3자의 사기"가 아니라 상대방 본인의 사기와 같이 취급되므로, 제110조 제1항에 따라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취소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6다41496)는 제13회 민사법 제5번, 제4회 제3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 —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는 법정대리에도 적용되므로 법정대리권도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다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다3828 판결(판결요지 [1])
민법 제126조 소정의 권한을 넘는 표현대리 규정은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여 거래상대방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법정대리라고 하여 임의대리와는 달리 그 적용이 없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한정치산자의 후견인이 친족회의 동의를 얻지 않고 피후견인의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상대방이 친족회의 동의가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인 한정치산자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제126조)의 법정대리 적용:법정대리권도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음
본 지문 → 옳다.
근거: 민법 제126조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그 전제로 기본대리권이 존재해야 한다. 판례는 제126조가 거래안전 보호를 취지로 하는 이상 법정대리에도 적용된다고 보아, 법정대리권(예: 후견인의 대리권)도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법정대리인이 그 권한을 넘는 행위를 하고 상대방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 지문은 옳다.
결론
정답은 1번. 매매계약의 체결과 이행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대리권을 받은 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금지급기일을 연기해 줄 권한도 가지므로(91다43107), "권한을 갖지 않는다"는 지문 ①은 옳지 않다. 나머지는 모두 옳다 — ② 부동산 입찰에서 이해관계 다른 2인 이상을 1인이 대리한 입찰은 제124조 위반으로 무효이고(2003마44), ③ 매매 대리인의 잔금 수령으로 매수인의 채무는 소멸하며(93다39379), ④ 상대방의 대리인의 기망은 제3자의 사기가 아니어서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취소할 수 있고(96다41496), ⑤ 제126조 표현대리는 법정대리에도 적용되어 법정대리권도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다(97다3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