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1번
문제
乙은 甲의 부탁으로 甲 소유인 고장난 기계를 보관하고 있었다.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乙은 그 기계가 자신의 것이라고 말하며 기계부품상 丙에게 구입할 의향이 있는지를 타진하였다. 丙은 乙의 무지를 이용하여 사실은 간단한 수리만으로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계는 고장나서 쓸 수 없다고 속여 헐값으로 매입하고 인도받았다. 그 후 甲과 乙이 함께 丙을 찾아와 기망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인도를 요구하였다. 위 매매 당시 丙은 그 기계가 乙의 소유가 아님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 이 경우 丙은 기계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
ㄴ. 乙은 그 기계를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丁에게 임대하고 점유를 이전하여 주었다가 丁의 간곡한 요청으로 丁에게 그 기계를 매도하였다. 그 기계는 매매 당시 丁이 점유하고 있었으므로 별도로 인도할 필요가 없었고, 丁은 그 기계가 乙의 소유가 아님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 이 경우 丁은 기계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ㄷ. 乙의 채권자 戊는 그 기계가 乙의 소유가 아님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 기계에 대하여 경매신청을 하여 스스로 경락받고 집행비용을 제외한 매각대금 전액을 乙의 채권자로서 배당받았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甲이 戊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면, 戊는 甲에게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ㄹ. 위 ㄷ에서 甲으로부터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받은 戊는 그 기계의 소유권 취득을 거부하고 甲에게 기계를 반환받아 갈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선지
- ① ㄴ, ㄷ
- ② ㄴ, ㄹ
- ③ ㄱ, ㄹ
- ④ ㄱ, ㄷ
- ⑤ ㄱ, ㄴ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ㄴ, ㄷ)
쟁점
乙이 甲으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은 甲 소유의 동산(기계)을 무권리자로서 처분한 여러 사안에 관하여 옳은 것을 모두 고른다. ㄱ 매수인의 기망으로 매매가 취소된 경우 선의취득의 성부, ㄴ 간이인도에 의한 선의취득, ㄷ 무권리자 소유 동산의 경매에서 배당받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 ㄹ 선의취득자가 그 효과를 거부하고 물건 자체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249조(선의취득) 평온, 공연하게 동산을 양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에는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때에도 즉시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249조
민법 제188조(동산물권양도의 효력, 간이인도) ① 동산에 관한 물권의 양도는 그 동산을 인도하여야 효력이 생긴다. ② 양수인이 이미 그 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효력이 생긴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88조
각 지문 검토
ㄱ. ✗ — 매매가 매수인의 기망을 이유로 취소되면 그 거래행위를 기초로 한 선의취득도 성립할 수 없다
민법 제249조(선의취득) 평온, 공연하게 동산을 양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에는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때에도 즉시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249조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선의취득은 유효한 거래행위(양수행위)를 통하여 동산의 점유를 취득할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丙은 乙을 기망하여 기계를 헐값에 매수하였고, 乙이 그 기망을 이유로 매매를 취소하였으므로(민법 제110조 제1항) 매매는 소급하여 무효가 된다. 유효한 거래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丙이 기계가 乙의 소유가 아님을 몰랐고 알 수 없었다 하더라도 선의취득으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 따라서 丙은 소유자 甲(및 취소권을 행사한 乙)의 인도 요구에 대하여 인도를 거절할 수 없으므로,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ㄴ. ○ — 임차인으로 점유하던 丁이 그 동산을 매수한 경우 간이인도에 의하여 선의취득이 성립한다
민법 제188조(동산물권양도의 효력, 간이인도) ② 양수인이 이미 그 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효력이 생긴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88조
본 지문 → 옳음.
근거: 선의취득에 필요한 점유의 취득은 현실의 인도뿐 아니라 간이인도(민법 제188조 제2항)로도 충족된다. 이미 임차인으로서 기계를 점유하던 丁이 무권리자 乙로부터 그 기계를 매수하면서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소유의 의사에 기한 점유로 전환한 것은 간이인도에 해당하고, 丁이 그 기계가 乙의 소유가 아님을 몰랐고 알 수 없었으므로(선의·무과실) 丁은 선의취득으로 소유권을 취득한다. 현실의 인도가 없는 점유개정만으로는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 것(2003다30463)과 달리, 간이인도는 실제로 양수인에게 점유가 옮겨져 있으므로 선의취득이 인정된다. 지문은 옳다.
점유개정에 의한 선의취득 부정(2003다30463)과 선의취득의 요건(91다70)은 제11회 민사법 15번·제5회 민사법 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ㄷ. ○ — 무권리자 소유 동산을 경매하여 배당받은 채권자는 그 전 소유자에게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6800 판결(판결요지 [1])
채무자 이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는 동산을 경매한 경매절차에서 그 동산을 경락받아 경락대금을 납부하고 이를 인도받은 경락인이 동산의 소유권을 선의취득한 경우 그 동산의 매득금은 채무자의 것이 아니어서 채권자가 이를 배당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계속 존속하므로, 배당을 받은 채권자는 이로 인하여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을 얻고 소유자는 경매에 의하여 소유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것이니 그 동산의 소유자는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 대하여 부당이득으로서 배당받은 금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선의취득의 효과:무권리자 소유 동산의 경매와 배당금 부당이득·선의취득자의 이익 포기 불가
본 지문 → 옳음.
근거: 戊는 무권리자 乙의 채권자로서 甲 소유의 기계를 경매하여 스스로 경락받았고, 선의·무과실이므로 그 기계의 소유권을 선의취득한다(민법 제249조). 그런데 그 매각대금은 채무자 乙의 것이 아니어서 戊의 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존속하므로, 戊는 배당액 상당의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을 얻고 소유자 甲은 경매로 소유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는다. 따라서 甲은 戊에게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ㄹ. ✗ — 선의취득자는 그 효과를 임의로 거부하고 전 소유자에게 물건 자체를 반환받아 갈 것을 요구할 수 없다
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6800 판결(판결요지 [3])
채무자 이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는 동산을 경매하여 그 매득금을 배당받은 채권자가 그 동산을 경락받아 선의취득자의 지위를 겸하고 있는 경우, 배당받은 채권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한 것은 배당액이지 선의취득한 동산이 아니므로, 동산의 전 소유자가 임의로 그 동산을 반환받아 가지 아니하는 이상 동산 자체를 반환받아 갈 것을 요구할 수는 없고 단지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선의취득의 효과:무권리자 소유 동산의 경매와 배당금 부당이득·선의취득자의 이익 포기 불가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선의취득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취득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고 종전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는 법률효과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므로, 선의취득자가 임의로 그 효과를 거부하고 종전 소유자에게 물건을 반환받아 갈 것을 요구할 수 없다. 戊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한 것은 배당액이지 선의취득한 기계 자체가 아니므로, 戊는 甲에게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수밖에 없고 「기계를 반환받아 갈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옳은 것은 ㄴ, ㄷ이므로 정답은 1번. ㄴ 임차인으로 점유하던 丁이 그 동산을 매수한 것은 간이인도(민법 제188조 제2항)로서 선의취득이 성립하고, ㄷ 무권리자 소유 동산을 경매하여 배당받은 채권자 戊는 전 소유자 甲에게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98다6800). 반면 ㄱ 매수인 丙의 기망을 이유로 매매가 취소되면 유효한 거래행위가 없어 선의취득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丙은 인도를 거절할 수 없고, ㄹ 선의취득자 戊는 그 효과를 임의로 거부하고 기계 자체의 반환을 요구할 수 없으며 배당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수 있을 뿐이다(98다6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