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49번
문제
甲은 2012. 3. 2. 乙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고 그 대금은 2012. 4. 30. 지급하기로 하였다. 그 후 甲은 2012. 4. 1. 乙의 요청에 따라 그 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만기가 2012. 5. 31.이고 어음금액이 2,000만 원인 약속어음 1매를 발행하여 주었다.
이와 관련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乙은 甲에 대하여 물품대금채권과 어음채권 중 어느 것이나 먼저 행사할 수 있고, 그 변제로 나머지 채권은 소멸한다.
ㄴ. 이중지급의 위험이 있는 경우 乙이 甲에게 어음을 반환하지 않으면 甲은 어음채무는 물론 물품대금채무의 이행도 거절할 수 있다.
ㄷ. 乙이 甲에 대하여 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도 물품대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
ㄹ. 물품대금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속어음의 만기일까지 이행기가 연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ㅁ. 乙이 약속어음을 제3자에게 배서하여 양도한 경우에는 甲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은 소멸한다.
선지
- ① ㄱ, ㄷ
- ② ㄱ, ㅁ
- ③ ㄴ, ㄷ
- ④ ㄴ, ㄹ
- ⑤ ㄹ, ㅁ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ㄴ, ㄹ)
쟁점
甲이 乙에 대한 물품대금채무(변제기 2012. 4. 30.)의 지급을 위하여 약속어음(만기 2012. 5. 31., 2,000만 원)을 발행·교부한 사안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른다. ㄱ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ㄴ 어음 반환과 원인채무 이행거절, ㄷ 어음금청구와 원인채권의 시효중단, ㄹ 어음 교부와 원인채무 이행기의 유예, ㅁ 어음 양도와 원인채권의 소멸을 검토한다.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어음의 교부에도 불구하고 원인채무는 소멸하지 않고 어음채무와 병존한다.
각 지문 검토
ㄱ. ✗ — 어음이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경우 채권자는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여야 하고, 어느 것이나 먼저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다25060 판결(판결요지 [2])
어음이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경우에는 채권자는 어음채권과 원인채권 중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여 만족을 얻을 것을 당사자가 예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채권자로서는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고 그에 의하여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원인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존채무 지급을 위하여/담보하기 위하여 교부한 어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어음이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경우에는 당사자가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할 것을 예정한 것으로 보므로, 채권자 乙은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여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원인채권(물품대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어음채권과 원인채권 중 어느 것이나 먼저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어음이 '담보를 위하여' 교부된 경우이므로, 「어느 것이나 먼저 행사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어음의 교부목적에 따른 원인채권과의 관계(95다25060)는 제13회 민사법 32번·제9회 민사법 36번·제4회 민사법 4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ㄴ. ○ — 이중지급의 위험이 있으므로 채권자가 어음을 반환하지 않으면 채무자는 어음채무는 물론 원인채무의 이행도 거절할 수 있다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다47542 판결
채무자가 어음의 반환이 없음을 이유로 원인채무의 변제를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채무자로 하여금 무조건적인 원인채무의 이행으로 인한 이중지급의 위험을 면하게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원인채무 이행의무와 어음 반환의무의 동시이행관계와 이행지체
본 지문 → 옳음.
근거: 원인채무와 어음채무가 병존하는 경우 어음의 반환의무와 원인채무의 이행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채무자 甲은 어음의 반환과 상환으로만 지급하면 되고, 채권자 乙이 어음을 반환하지 않으면 이중지급의 위험을 면하기 위하여 어음채무는 물론 원인채무(물품대금채무)의 이행도 거절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ㄷ. ✗ — 어음채권의 행사는 원인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乙이 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원인채권인 물품대금채권의 소멸시효도 중단된다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16378 판결(판결요지 [2])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음이 수수된 경우 이러한 어음은 경제적으로 동일한 급부를 위하여 원인채권의 지급수단으로 수수된 것으로서 그 어음채권의 행사는 원인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 어음채권의 행사에는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소송과 원인채권의 시효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은 별개의 채권이지만, 어음은 원인채권의 지급수단으로 수수된 것으로서 어음채권의 행사는 곧 원인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채권자 乙이 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어음채권뿐만 아니라 원인채권인 물품대금채권의 소멸시효도 중단된다. 따라서 「물품대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ㄹ. ○ — 어음의 지급기일이 원인채무의 변제기보다 후인 경우 원인채무의 이행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음의 지급기일까지 유예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101599 판결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다음 … 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물품 매도인에게 지급기일이 물품공급일자 이후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교부한 경우, 물품대금 지급채무의 이행기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존채무 지급을 위하여 교부한 어음의 지급기일과 기존채무 이행기
본 지문 → 옳음.
근거: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그 변제기(2012. 4. 30.) 이후를 지급기일로 하는 약속어음(만기 2012. 5. 31.)을 발행·교부한 경우, 당사자는 원인채무의 이행기를 어음의 지급기일까지 유예하기로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통상의 의사에 부합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물품대금채무의 이행기는 어음의 지급기일(만기)까지 연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문은 옳다.
원인채무의 이행기가 어음 지급기일까지 유예된다는 법리(2011다101599)는 제13회 민사법 4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ㅁ. ✗ — 채권자가 어음을 제3자에게 배서양도하였더라도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채무가 소멸하지 않는 한 원인채권인 물품대금채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가 병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한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금 지급행위 부인과 원인채권 회복 여부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교부·양도된 어음은 원인채무와 병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채무가 소멸할 때 비로소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한다. 따라서 乙이 어음을 제3자에게 배서양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甲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어음이 결제되지 않는 한 원인채권은 존속한다). 「물품대금채권은 소멸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옳은 것은 ㄴ, ㄹ이므로 정답은 4번. ㄴ 이중지급의 위험 때문에 채권자가 어음을 반환하지 않으면 채무자는 원인채무의 이행도 거절할 수 있고(98다47542), ㄹ 어음의 지급기일이 원인채무 변제기보다 후이면 원인채무의 이행기는 어음의 지급기일까지 유예된 것으로 볼 수 있다(2011다101599). 나머지는 모두 옳지 않다 — ㄱ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어음은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여야 하고(95다25060), ㄷ 어음금청구는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도 중단시키며(99다16378), ㅁ 어음을 배서양도하였더라도 어음금이 지급되지 않는 한 원인채권은 소멸하지 않는다(2018다224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