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65번
문제
척추 이상으로 허리 통증이 있던 甲은 의료법인 A병원에서 2008. 4. 3. 입원진료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30.에 수술을 받았다. 척추수술 직후, 甲에게 하반신마비 장애가 발생하였다.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고,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A병원의 치료비 채권은 특약이 없는 한 개개의 진료가 종료될 때마다 각각의 진료에 필요한 비용의 이행기가 도래하여 그에 대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 ② 甲이 A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일실이익의 현가산정방식에 관한 甲의 주장은 기초사실에 관한 주장에 속하므로, 법원이 甲의 주장과 다른 산정방식을 채용하는 것은 변론주의에 반한다.
- ③ 甲이 A병원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법원이 진료계약상의 의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한 것은 처분권주의에 반한다.
- ④ A병원이 진료기록을 변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甲은 소 제기 전이나 후에 증거보전절차를 신청할 수 있으며, 예외적으로 소송계속 중에는 법원이 증거보전을 직권으로도 결정할 수 있다.
- ⑤ A병원이 진료기록을 사후에 변조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곧바로 A병원에 의료상의 과실이 있다는 甲의 주장사실이 증명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의료소송을 둘러싼 절차·실체법적 쟁점을 판단한다. ① 치료비 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② 일실이익 현가산정방식과 변론주의, ③ 불법행위와 채무불이행의 소송물과 처분권주의, ④ 증거보전의 요건과 직권 증거보전, ⑤ 진료기록 변조와 의료상 과실의 증명을 검토한다.
각 지문 검토
① ○ — 병원의 치료비 채권은 특약이 없는 한 개개의 진료가 종료될 때마다 그 진료비의 이행기가 도래하여 각각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2568 판결
의사의 치료비 채권은 특약이 없는 한 개개의 진료가 종료될 때마다 각각의 당해 진료에 필요한 비용의 이행기가 도래하여 그에 대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 승인의 시기 / 의사 치료비채권의 시효 기산점
본 지문 → 옳음.
근거: 계속적 진료로 발생하는 치료비 채권은 하나의 채권으로 일괄하여 이행기가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특약이 없는 한 개개의 진료가 종료될 때마다 각각 그 진료비의 이행기가 도래하여 그에 대한 소멸시효(민법 제163조 제2호의 3년)가 진행된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1다52568)는 제11회 민사법 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 — 일실이익의 현가산정방식(호프만식·라이프니츠식)은 법원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어서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되는 사실주장이 아니므로, 법원이 당사자 주장과 다른 산정방식을 채용하여도 변론주의에 반하지 않는다 (정답)
대법원 1988. 1. 12. 선고 87다카2240 판결
호프만식계산법에 의하여 중간이자를 공제하여 장래의 일실이익의 현가를 산정하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장래 일실이익의 현가를 산정하기 위하여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호프만식과 라이프니츠식 중 어느 것을 채택할 것인가는 사실인정의 문제가 아니라 법원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산정방법의 문제이다. 따라서 이는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되는 기초사실에 관한 주장이 아니므로, 법원이 甲의 주장과 다른 산정방식을 채용하더라도 변론주의에 반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초사실에 관한 주장에 속하므로 … 변론주의에 반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③ ○ —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법원이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명하는 것은 청구원인(소송물)이 달라 처분권주의에 반한다
민사소송법 제203조(처분권주의)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판결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03조
본 지문 → 옳음.
근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과 채무불이행(진료계약상 의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소송물이다. 원고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청구하였는데 법원이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명하는 것은, 원고가 신청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 판결하는 것이어서 처분권주의(민사소송법 제203조)에 반한다. 지문은 옳다.
청구원인이 다른 사항을 판결하는 것이 처분권주의 위반이라는 법리(91다40696)는 제15회 민사법 3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 표준판례: 매매 vs 양도담보 청구원인과 처분권주의
④ ○ — 진료기록 변조의 우려가 있는 경우 甲은 소 제기 전이나 후에 증거보전을 신청할 수 있고, 소송계속 중에는 법원이 직권으로도 증거보전을 결정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375조(증거보전의 요건) 법원은 미리 증거조사를 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할 사정이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379조(직권에 의한 증거보전)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소송이 계속된 중에 직권으로 증거보전을 결정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375조
본 지문 → 옳음.
근거: 미리 증거조사를 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당사자는 소 제기 전(제376조)이나 소 제기 후에 증거보전을 신청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375조), 나아가 소송이 계속된 중에는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 직권으로도 증거보전을 결정할 수 있다(같은 법 제379조). 지문은 옳다.
⑤ ○ — 진료기록을 사후에 변조한 것으로 밝혀졌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곧바로 병원에 의료상 과실이 있다는 甲의 주장사실이 증명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39567 판결
… 의사측이 진료기록을 변조한 행위는, 그 변조이유에 대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당사자간의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어긋나는 입증방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법원으로서는 이를 하나의 자료로 하여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의사측에게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의료과오책임 (3):증명방해
본 지문 → 옳음.
근거: 의사측의 진료기록 변조는 입증방해행위에 해당하나, 이는 법원이 자유심증에 따라 의사측에게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는 하나의 자료가 될 뿐이고, 그로써 증명책임이 전환되거나 곧바로 상대방(甲)의 주장사실(의료상 과실)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4다39567)는 제13회 민사법 55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②이므로 정답은 2번. 일실이익의 현가산정방식은 법원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어서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되지 않으므로, 법원이 다른 산정방식을 채용하여도 변론주의에 반하지 않는다(87다카2240). 나머지는 모두 옳다 — ① 치료비 채권은 개개 진료 종료 시마다 소멸시효가 진행되고(2001다52568), ③ 불법행위 청구에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판결하는 것은 처분권주의에 반하며(민사소송법 제203조), ④ 증거보전은 소 제기 전·후 신청 및 소송계속 중 직권으로도 가능하고(제375조·제379조), ⑤ 진료기록 변조가 곧바로 의료상 과실의 증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94다39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