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번
문제
다음 사례와 법 적용 사이의 연결이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평소 주의가 산만한 甲은 식당에서 다른 사람의 우산을 자기 것인 줄 알고 가지고 나왔다 - 甲에게는 절도죄의 고의가 없으므로 절도죄로 처벌하지 못한다.
- ② 甲은 호텔에 함께 투숙한 A에게 상해를 가하고 A가 정신을 잃자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고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하여 베란다 아래로 A를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로 사망케 하였다 - 甲의 행위는 포괄하여 단일의 상해치사죄로 처벌된다.
- ③ 甲은 상해의 고의로 사람에게 돌을 던졌으나 빗나가서 그 옆에 있던 마을 주민이 세운 장승에 맞았고, 장승의 일부가 손괴되었다 - 甲의 행위는 추상적 사실의 착오에 해당하여 상해미수죄와 과실재물손괴죄의 상상적 경합으로 처벌된다.
- ④ 甲은 A를 죽이려고 목을 졸랐는데 기절한 모습을 보고 사망한 것으로 알고 모래에 파묻었으나 부검 결과 A는 목이 졸려 사망한 것이 아니라 모래에 묻혀 질식사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 甲의 행위를 개괄적 고의로 파악하는 견해에 의하면 살인죄로 처벌된다.
- ⑤ 甲이 A를 살해할 의사로 농약 1포를 숭늉 그릇에 넣어서 A의 식당에 놓아두었는데, 그 정을 알지 못한 A의 장녀 B가 마시고 사망하였다 - 甲은 B에 대한 살인죄로 처벌된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사실의 착오(구성요건적 착오)와 고의의 성부를 사례별로 묻는다. ①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 결여와 고의(과실절도의 불가벌), ②상해 후 사망으로 오인하여 추락시킨 인과과정의 착오(포괄하여 상해치사), ③상해의 고의가 재물손괴로 실현된 추상적 사실의 착오(상해미수 + 과실손괴의 불가벌), ④살인의 고의로 목을 조른 후 매장하여 질식사시킨 개괄적 고의(살인죄), ⑤독살하려던 대상이 아닌 사람이 사망한 구체적 사실의 착오(법정적 부합설)가 각 지문의 핵심이다. 사례와 법 적용의 연결이 옳지 않은 것은 ③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형법 제15조(사실의 착오) ①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3조 · 제15조 · 제366조
각 지문 검토
① 우산을 자기 것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 절도의 고의가 없어 절도죄로 처벌할 수 없다
절도죄는 고의범이므로,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다는 인식(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성립한다. 甲이 다른 사람의 우산을 자기 것인 줄 알고 가지고 나온 경우, 재물의 타인성이라는 구성요건적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어서 절도의 고의가 조각된다(형법 제13조). 나아가 형법은 과실절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주의가 산만하여 착오를 일으켰더라도 과실절도로도 처벌할 수 없어 결국 불가벌이다.
형법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3조
본 지문 → 옳음.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인식이 없어 절도의 고의가 없고, 과실절도 처벌규정도 없으므로 절도죄로 처벌하지 못한다는 연결은 옳다.
② 상해 후 사망으로 오인하여 추락시켜 사망케 한 경우 포괄하여 단일의 상해치사죄가 성립한다
상해의 고의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빈사상태에 이르게 한 뒤,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추락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이다. 처음의 고의는 상해였고 사망은 그 후속행위로 실현되었으므로, 인과과정에 대한 착오가 있더라도 판례는 전 과정을 포괄하여 하나의 상해치사죄로 파악한다(살인죄가 아니다). 이는 처음부터 살인의 고의가 있었던 ④(개괄적 고의)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대법원 1994. 11. 4. 선고 94도2361 판결(판시사항)
피고인의 구타행위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정신을 잃고 빈사상태에 빠지자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고,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고 피해자가 자살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베란다 아래의 바닥으로 떨어뜨려 사망케 하였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포괄하여 단일의 상해치사죄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개괄적 과실/인과과정의 착오/포괄일죄의 결과적 가중범
본 지문 → 옳음. 포괄하여 단일의 상해치사죄로 처벌된다는 연결은 옳다. 이 판례(94도2361)는 제8회 4번·제11회 6번·제14회 3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③ 상해의 고의로 던진 돌이 빗나가 재물을 손괴한 경우 상해미수죄만 성립한다
상해의 고의로 사람에게 돌을 던졌으나 빗나가 재물(장승)이 손괴된 경우로, 인식한 사실(사람에 대한 상해)과 발생한 사실(재물의 손괴)이 서로 다른 구성요건에 걸치는 추상적 사실의 착오(방법의 착오)에 해당한다. 구체적 부합설이든 법정적 부합설이든, 이종의 객체 사이에서는 발생사실에 대한 고의기수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인식한 사실인 상해에 대하여는 상해미수죄가 성립한다. 문제는 발생사실인 재물손괴인데,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고의범만 처벌하고 과실손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과실재물손괴죄는 성립할 수 없다(불가벌).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66조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성립하지 않는 과실재물손괴죄를 상정하여 상해미수죄와의 상상적 경합으로 처벌된다고 한 연결이 옳지 않다. 재물손괴는 과실범 처벌규정이 없어 과실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결국 상해미수죄만 성립한다.
④ 살인의 고의로 목을 조른 후 사망으로 오인하고 매장하여 질식사시킨 경우 개괄적 고의에 의하면 살인죄가 성립한다
처음부터 살인의 고의로 제1행위(목을 조름)를 하였으나 피해자가 아직 살아 있는 상태에서,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제2행위(모래에 매장)로 질식사에 이르게 한 사안이다. 이를 개괄적 고의로 파악하는 견해에 의하면,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관찰하여 처음에 예견된 살인의 결과가 결국 실현된 것으로 보아 살인죄(고의 기수)의 죄책을 인정한다. 판례도 같은 취지이다.
대법원 1988. 6. 28. 선고 88도650 판결
피해자가 피고인들이 살해의 의도로 행한 구타행위에 의하여 직접 사망한 것이 아니라 죄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행한 매장행위에 의하여 사망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보면 피해자의 살해라는 처음에 예견된 사실이 결국은 실현된 것으로서, 피고인들은 살인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개괄적 고의(인과과정의 착오):살해 의도 구타 후 매장하여 질식사한 사례 · 표준판례: 인과과정의 착오(개괄적 고찰설)
본 지문 → 옳음. 개괄적 고의로 파악하는 견해(및 판례)에 의하면 살인죄로 처벌된다는 연결은 옳다. 처음의 고의가 살인이라는 점에서, 처음의 고의가 상해에 그친 ②(상해치사)와 대비된다. 이 판례(88도650)는 제3회 1번·제6회 3번·제8회 4번·제11회 6번·제13회 11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⑤ 독살하려던 대상이 아닌 사람이 마시고 사망한 경우 법정적 부합설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살인죄가 성립한다
甲이 A를 살해할 의사로 농약을 숭늉에 넣어 두었으나, 그 정을 모르는 A의 장녀 B가 마시고 사망한 사안이다. 인식한 객체(A)와 침해된 객체(B)가 모두 '사람'으로 동일한 구성요건에 속하는 구체적 사실의 착오(방법의 착오)에 해당한다. 판례가 취하는 법정적 부합설에 의하면, 인식사실과 발생사실이 같은 구성요건에 속하는 이상 발생사실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므로, 실제로 사망한 B에 대한 살인죄(고의 기수)가 성립한다.
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도2813 판결(판시사항: 타격의 착오와 살인의 고의)
소위 타격의 착오가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행위자의 살인의 범의성립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실의 착오
본 지문 → 옳음. 법정적 부합설(판례)에 의하면 실제 사망한 B에 대한 살인죄로 처벌된다는 연결은 옳다. 이 판례(83도2813)는 제10회 1번·제12회 1번·제15회 2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결론
정답은 3번. ③은 상해의 고의가 재물손괴로 실현된 추상적 사실의 착오로서 상해미수죄만 성립하고, 과실손괴 처벌규정이 없어 과실재물손괴죄는 성립하지 않으므로 "상상적 경합"이라는 연결이 옳지 않다. 나머지는 ①고의 결여(불가벌), ②인과과정의 착오(상해치사), ④개괄적 고의(살인죄), ⑤법정적 부합설(발생객체에 대한 살인죄)로 각 연결이 옳다. 처음의 고의가 상해인 ②(상해치사)와 살인인 ④(살인죄)의 구별에 유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