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4번
문제
과실범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피해자의 승낙은 과실범의 경우에 위법성조각사유가 되지 않는다.
- ② 신뢰의 원칙은 허용된 위험의 원리와 더불어 주의의무를 제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의사와 약사 사이는 물론이고 약사와 제약회사 사이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 ③ 의료과오사건에서 의사의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동일 업종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고,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 ④ 주의의무의 판단기준에 관한 주관설에 따르면 행위자가 평균인 이하의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결과발생을 예견할 가능성이 없었더라면 과실범의 불법은 부정될 수 있다.
- ⑤ 행정상의 단속을 주 내용으로 하는 법규라고 하더라도 명문규정이 있거나 해석상 과실범도 벌할 뜻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법의 원칙에 따라 고의가 있어야 벌할 수 있다.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과실범의 여러 논점을 묻는다. ①피해자의 승낙이 과실범의 위법성조각사유가 되는지, ②신뢰의 원칙의 기능과 적용 범위(약사와 제약회사 사이 포함), ③의료과오에서 의사 과실의 판단기준, ④주의의무 판단기준에 관한 주관설, ⑤행정단속 법규에서 과실범 처벌의 요건이 각 지문의 핵심이다. 옳지 않은 것은 ①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14조(과실) 정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를 게을리하여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한다.
형법 제24조(피해자의 승낙)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4조 · 제24조
각 지문 검토
① 피해자의 승낙은 과실범의 경우에 위법성조각사유가 되지 않는다
피해자의 승낙(형법 제24조)은 처분할 수 있는 자가 자신의 법익 훼손에 동의한 경우 위법성을 조각하는 사유로서, 고의범뿐 아니라 과실범에서도 위법성조각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과실범에서는 결과 자체에 대한 승낙이 아니라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행위)에 대한 승낙(위험인수)이 문제되며, 승낙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등 요건을 갖추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의 승낙이 과실범에는 아예 위법성조각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피해자의 승낙은 과실범에서도 위법성조각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과실범의 경우에 위법성조각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은 옳지 않다.
② 신뢰의 원칙은 주의의무를 제한하는 기능을 하며 약사와 제약회사 사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신뢰의 원칙은 허용된 위험의 원리와 더불어 사회생활상 요구되는 객관적 주의의무를 제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도로교통 영역에서 출발하였으나 분업적 협력이 이루어지는 여러 영역으로 확장되어, 의사와 약사 사이는 물론 약사와 제약회사 사이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판례는 약사가 제약회사의 검인·표시를 신뢰하고 조제·판매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능·기기시험까지 할 주의의무가 없다고 하였다.
대법원 1976. 2. 10. 선고 74도2046 판결(판결요지)
약사는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조제함에 있어서 그 의약품이 그 표시 포장상에 있어서 약사법 소정의 검인 합격품이고 또한 부패 변질 변색되지 아니하고 유효기간이 경과되지 아니함을 확인하고 조제판매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능시험 및 기기시험까지 할 주의의무가 없으므로 그 약의 표시를 신뢰하고 이를 사용한 경우에는 과실이 없다고 볼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신뢰의 원칙:약사가 제약회사·검인 표시를 신뢰하고 조제·판매한 경우 관능·기기시험 의무 없어 과실 ✗
본 지문 → 옳음. 신뢰의 원칙은 주의의무를 제한하는 기능을 하고 약사와 제약회사 사이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은 판례에 부합한다.
③ 의료과오에서 의사의 과실은 동일 업종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고 사고 당시의 의학 수준·의료환경을 고려한다
의료사고에서 의료종사자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평균인(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되,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6101 판결
의료사고에서 의료종사자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실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평균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 사고 당시의 일반적 의학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의료과실 인정 요건·판단기준의 한의사에의 동일 적용
본 지문 → 옳음. 의료과오에서 과실 판단기준을 정확히 서술하였다.
④ 주관설에 따르면 행위자가 평균인 이하의 능력이라 결과를 예견할 수 없었으면 과실범 불법이 부정될 수 있다
주의의무의 판단기준에 관하여, 일반 평균인의 주의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객관설과 달리 주관설(개별기준설)은 행위자 본인의 주의능력을 기준으로 한다. 주관설에 따르면 행위자가 평균인 이하의 능력을 가져 결과발생을 예견할 가능성이 없었던 경우에는 주의의무 위반이 부정되어 과실범의 불법(구성요건해당성)이 부정될 수 있다.
본 지문 → 옳음. 주관설의 논리적 귀결을 정확히 서술하였다(객관설에 의하면 이러한 경우에도 불법은 인정되고 책임 단계에서 고려된다).
⑤ 행정단속 법규라도 명문규정이나 해석상 과실범 처벌의 뜻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의가 있어야 처벌한다
과실범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된다(형법 제14조). 행정상의 단속을 주안으로 하는 법규라 하더라도, 명문규정이 있거나 해석상 과실범도 벌할 뜻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법의 원칙에 따라 고의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9807 판결
행정상의 단속을 주안으로 하는 법규라 하더라도 '명문규정이 있거나 해석상 과실범도 벌할 뜻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법의 원칙에 따라 '고의'가 있어야 벌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행정상 단속을 주안으로 하는 법규에서 과실범 처벌의 요건
본 지문 → 옳음. 행정단속 법규에서도 과실범 처벌에는 명문규정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판례에 부합한다. 이 판례(2009도9807)는 제6회 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정답은 1번. ①은 피해자의 승낙이 과실범에서도 위법성조각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과실범의 경우에는 위법성조각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한 설명이 옳지 않다. 나머지는 ②신뢰의 원칙(약사와 제약회사 포함), ③의료과오 과실 판단기준, ④주관설의 귀결, ⑤행정단속 법규의 과실범 처벌 요건으로 각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