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6번
문제
부작위범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가. 하나의 행위가 작위범과 부작위범을 동시에 충족할 수는 없다.
나. 중고 자동차 매매를 하면서 자신의 할부금융회사에 대한 할부금 채무가 매수인에게 당연히 승계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할부금 채무의 존재를 매수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매도인에게는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 전담의사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치료를 받던 환자의 처의 요청에 따라 치료를 중단하고 퇴원조치를 함으로써 귀가 후 수련의의 인공호흡기 제거로 환자가 사망한 경우, 전담의사에게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가 성립한다.
라. 모텔 방에 투숙 중 담배를 피운 후 담뱃불을 제대로 끄지 않은 중대한 과실로 화재를 일으킨 투숙객에게도 화재를 소화할 의무가 있음에도 모텔 주인이나 다른 투숙객에게 아무 말 없이 도망쳐 나와 다른 투숙객이 사망했다면, 비록 소화하기는 쉽지 않았더라도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한다.
마. 법무사가 아닌 사람이 법무사로 소개되거나 호칭되는 데도 자신이 법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법무사 행세를 계속하면서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해 준 경우, 법무사가 아님을 밝힐 계약상 또는 조리상 법적 의무가 있기는 하나, 이는 법무사 명칭을 사칭하는 경우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부작위에 의한 법무사법위반죄(법무사명칭사용금지)가 성립하지 않는다.
선지
- ① 가, 다
- ② 나, 다
- ③ 라, 마
- ④ 가, 나, 다
- ⑤ 나, 다, 마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부작위범의 여러 논점을 사안별로 묻는다. 가.하나의 행위가 작위범과 부작위범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지, 나.중고차 할부금 채무 불고지가 부작위에 의한 사기인지, 다.치료중단·퇴원조치가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인지, 라.실화로 화재를 일으킨 자의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 성부, 마.법무사 아님을 밝히지 않은 것이 부작위에 의한 법무사법위반인지가 각 지문의 핵심이다. 옳은 것은 나, 다이므로 정답은 2번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18조(부작위범)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8조
각 지문 검토
가. 하나의 행위가 작위범과 부작위범을 동시에 충족할 수 없다 (옳지 않음)
하나의 행위가 작위의 측면과 부작위의 측면을 동시에 가질 수 있고, 판례는 어떤 범죄가 적극적 작위에 의하여도, 결과 발생을 방지하지 않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하여도 실현될 수 있는 경우에 행위자가 적극적으로 법익 상황을 악화시켜 법익을 침해하였다면 이를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원칙이라고 한다. 이는 하나의 행위가 작위·부작위 양면에서 문제될 수 있음을 전제로 그 평가의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므로, 하나의 행위가 작위범과 부작위범을 동시에 충족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판결요지 [4])
어떠한 범죄가 적극적 작위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 있음은 물론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하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하여도 실현될 수 있는 경우에, 행위자가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타인의 법익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결국 그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원칙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치료중단:보호자 간청에 따른 치료중단·퇴원으로 환자 사망 → 담당의에게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작위가 원칙)
가 → 옳지 않음. 작위와 부작위는 하나의 행위에서 동시에 문제될 수 있고 그 경우 작위로 평가함이 원칙이라는 것이므로, 동시에 충족할 수 없다는 설명은 옳지 않다.
나. 중고차 할부금 채무를 고지하지 않은 매도인에게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옳음)
거래상대방이 고지받았더라면 거래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사항은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고 이를 묵비하면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된다. 그러나 중고 자동차 매매에서 매도인의 할부금 채무는 매수인에게 당연히 승계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 할부금 채무의 존재를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1998. 4. 14. 선고 98도231 판결(판결요지 [2])
중고 자동차 매매에 있어서 매도인의 할부금융회사 또는 보증보험에 대한 할부금 채무가 매수인에게 당연히 승계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할부금 채무의 존재를 매수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사기(고지의무):중고차 할부금 채무가 매수인에게 당연 승계되지 않으므로 그 존재를 고지하지 않아도 부작위 기망 ✗
나 → 옳음. 할부금 채무가 매수인에게 당연 승계되지 않으므로 그 불고지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아니어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 치료중단·퇴원조치로 환자를 사망케 한 전담의사에게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가 성립한다 (옳음)
보호자의 간청에 따라 담당 전문의와 주치의가 치료중단 및 퇴원을 허용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담당의에게는 환자 사망에 대한 정범의 고의는 인정되나 그 사태의 핵심적 경과를 지배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공동정범의 기능적 행위지배가 흠결되므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공동정범이 아니라 (인공호흡기 제거라는 작위를 용이하게 한)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판결요지 [3])
보호자가 의학적 권고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요하는 환자의 퇴원을 간청하여 담당 전문의와 주치의가 치료중단 및 퇴원을 허용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 사안에서, 담당 전문의와 주치의에게 … 정범의 고의는 인정되나 … 기능적 행위지배가 흠결되어 있다는 이유로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만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치료중단:보호자 간청에 따른 치료중단·퇴원으로 환자 사망 → 담당의에게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작위가 원칙)
다 → 옳음. 전담의사(담당의)에게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죄가 성립한다는 설명은 판례에 부합한다.
라. 실화로 화재를 일으킨 투숙객에게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옳지 않음)
중대한 과실 있는 선행행위로 화재를 일으킨 자에게 그 화재를 소화할 법률상 의무는 인정된다. 그러나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하려면 소화의무 외에 그 화재를 용이하게 소화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소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모텔을 빠져나오면서 이를 알리지 아니한 사정만으로는 화재를 용이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는 성립하지 않는다(실화죄 등은 별론).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도12109 판결
… 화재가 중대한 과실 있는 선행행위로 발생한 이상 화재를 소화할 법률상 의무는 있다 할 것이나, 화재 발생 사실을 안 상태에서 모텔을 빠져나오면서도 모텔 주인이나 다른 투숙객들에게 이를 알리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화재를 용이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죄의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죄의 성립요건:소화의무 외에 용이한 소화가능성 필요
라 → 옳지 않음. 소화가 쉽지 않았다면 용이한 소화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작위에 의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소화가 쉽지 않았더라도 성립한다는 설명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09도12109)는 제6회 1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마. 법무사 아님을 밝히지 않고 법무사 행세를 한 경우 부작위에 의한 법무사법위반죄가 성립한다 (옳지 않음)
법무사가 아닌 사람이 법무사로 소개·호칭되는 데에도 자신이 법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법무사 행세를 계속하면서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법무사로 호칭되도록 계속 방치한 것은, 작위에 의하여 법무사의 명칭을 사용한 경우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다. 따라서 부작위에 의한 법무사법위반(법무사명칭사용금지)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9354 판결(판시사항 [2])
법무사가 아닌 사람이 법무사로 소개되거나 호칭되는 데에도 자신이 법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법무사 행세를 계속하면서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한 사안에서, 부작위에 의한 법무사법 제3조 제2항 위반죄를 인정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법무사법위반:법무사 아님을 밝히지 않고 법무사 행세하며 근저당권설정계약서 작성 → 작위 명칭사용과 동등한 형법적 가치 ○
마 → 옳지 않음. 판례는 이 경우 작위에 의한 명칭사용과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어 부작위에 의한 법무사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하였으므로,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없어 성립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옳지 않다.
결론
정답은 2번(나, 다). 나는 할부금 채무가 매수인에게 당연 승계되지 않아 그 불고지가 부작위 기망이 아니므로, 다는 치료중단·퇴원조치가 작위에 의한 살인방조에 해당하므로 각 옳다. 반면 가는 작위와 부작위가 하나의 행위에서 동시에 문제될 수 있으므로, 라는 용이한 소화가능성이 없어 부작위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마는 판례가 부작위 법무사법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하므로 각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