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1번
문제
甲은 동거하지 않는 이종사촌동생인 乙의 기망에 의하여 乙로 부터 부동산을 비싸게 매수하자 乙이 취득한 전매차익 1,000만 원을 받아내기 위하여 주방용 칼을 들고 乙의 집으로 찾아가 전매차익을 돌려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여 乙로부터 1,000만 원을 돌려받았다. 이에 乙은 甲을 경찰서에 신고하여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하였으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후에 甲으로부터 500만 원을 돌려받고 ‘원만히 합의되었으므로 앞으로 어떠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검사에게 제출하였다.
이후 검사는 甲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공갈)죄로 기소하였다.
위 사례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은 기망에 의하여 乙로부터 부동산을 비싸게 매수한 것이므로 위와 같이 乙로부터 1,000만 원을 돌려받은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에 해당되어 무죄이다.
- ② 甲과 乙은 이종사촌 사이로 형법 제354조, 제328조의 친족간의 범행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甲은 유죄이다.
- ③ 甲에 대하여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고소가 있어야 죄를 논할 사건에 대하여 고소의 취소가 있은 때)에 의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 ④ 甲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공갈)죄로 처벌되고, 설사 甲과 乙이 형법 제354조, 제328조의 친족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법원은 乙의 고소 없이 甲을 처벌할 수 있다.
- ⑤ 乙이 작성한 합의서에 비록 고소를 취소한다고 명시한 문구가 없더라도 위와 같은 합의서를 제출한 것은 고소를 취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흉기휴대 공갈(폭력행위처벌법위반)죄에 관하여, 정당한 권리행사와 공갈죄의 성부, 친족상도례(형법 제354조·제328조)의 폭력행위처벌법위반죄에의 적용 여부, 고소취소의 방식(합의서)과 공소기각의 근거 조항을 묻는다. 옳은 것은 [5]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50조(공갈) ①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54조(친족간의 범행, 동력) 제328조와 제346조의 규정은 본장의 죄에 준용한다.
형사소송법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판결로써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2.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때 … 5.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에서 고소가 취소되었을 때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0조 · 제354조 · 형사소송법 제327조
각 지문 검토
[1] 甲이 기망에 의하여 부동산을 비싸게 매수하였으므로 1,000만 원을 돌려받은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무죄이다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 甲이 전매차익 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하더라도, 주방용 칼을 들고 찾아가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여 1,000만 원을 교부받은 것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명백히 넘는 것이어서 공갈죄(흉기휴대 공갈)가 성립한다.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493 판결
…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갈죄의 협박과 정당한 권리행사의 판단기준
[1] → 옳지 않음. 권리가 있더라도 칼로 협박하여 돈을 받은 것은 권리실현 수단의 허용범위를 넘어 공갈죄가 성립하므로,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무죄라는 설명은 옳지 않다.
[2] 甲과 乙은 이종사촌 사이로 형법 제354조·제328조의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甲은 유죄이다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공갈죄를 범하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제1항에 의해 가중처벌되는 경우에도 형법상 공갈죄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되고, 특별법인 위 법률에 친족상도례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으므로, 형법 제354조(제328조 준용)는 폭력행위처벌법위반(흉기등공갈)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甲과 乙은 이종사촌으로서 동거하지 않는 친족이므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고소가 있어야 논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10도5795 판결(판결요지 [1])
…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공갈죄를 범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에도 형법상 공갈죄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고, 특별법인 위 법률에 친족상도례에 관한 형법 제354조, 제328조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므로, 형법 제354조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위반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흉기휴대 공갈의 폭력행위처벌법위반죄에도 친족상도례(형법 제354조·제328조) 적용
[2] → 옳지 않음. 폭력행위처벌법위반(흉기등공갈)죄에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므로, 적용될 여지가 없어 유죄라는 설명은 옳지 않다.
[3]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고소가 있어야 죄를 논할 사건에서 고소취소가 있은 때)에 의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친고죄에서 고소취소가 공소제기 후에 있은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에 의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한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乙의 고소취소(합의서 제출)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후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기 '전'에 이루어졌다. 친고죄에서 고소가 취소된 후에 제기된 공소는 소추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이 경우 법원은 제327조 제5호가 아니라 같은 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3] → 옳지 않음. 고소취소가 공소제기 전에 있었으므로 공소기각의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공소제기 절차의 무효)이지 제5호가 아니어서, 제5호에 의한다는 설명은 옳지 않다.
[4] 甲은 폭력행위처벌법위반(흉기등공갈)죄로 처벌되고, 설사 친족관계에 있더라도 법원은 乙의 고소 없이 甲을 처벌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폭력행위처벌법위반(흉기등공갈)죄에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甲과 乙과 같이 동거하지 않는 친족 사이에서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가 된다. 따라서 乙의 고소(및 그 취소 여부)가 소추조건이 되므로, 친족관계가 있음에도 乙의 고소 없이 甲을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은 옳지 않다.
[4] → 옳지 않음.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친고죄가 되는 이상 乙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으므로, 고소 없이 처벌할 수 있다는 설명은 옳지 않다.
[5] 乙이 작성한 합의서에 고소를 취소한다는 문구가 없더라도 그러한 합의서를 제출한 것은 고소를 취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소취소는 반드시 "고소를 취소한다"는 명시적 표현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처벌을 희망하던 의사를 철회하는 의사표시로 인정되면 족하다. 피해자가 "원만히 합의되었으므로 앞으로 어떠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수사기관·법원에 제출하였다면, 이는 결국 처벌을 희망하던 종전 의사를 철회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되어 고소취소가 있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81. 11. 10. 선고 81도1171 판결
… "당사자 간에 원만히 합의되어 민·형사상 문제를 일체 거론하지 않기로 화해되었으므로 합의서를 1심 재판장 앞으로 제출한다"는 취지의 합의서 … 가 제1심 법원에 제출되었다면 이는 결국 고소취소가 있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합의서 제출과 고소취소:'고소를 취소한다'는 명시 문구 없어도 처벌불원 의사표시면 고소취소 ○
[5] → 옳음 (정답). 고소취소는 명시적 문구를 요하지 않고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로 족하므로, 위와 같은 합의서 제출을 고소취소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은 옳다.
결론
정답은 5번. [5]는 합의서에 고소취소 문구가 없더라도 처벌불원 의사표시로서 고소취소로 볼 수 있으므로 옳다. 반면 [1]은 칼로 협박한 이상 권리행사의 허용범위를 넘어 공갈죄가 성립하고, [2]·[4]는 폭력행위처벌법위반(흉기등공갈)죄에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이종사촌(비동거) 간에는 친고죄가 되며, [3]은 고소취소가 공소제기 전에 있었으므로 공소기각의 근거가 제327조 제2호이지 제5호가 아니어서 각 옳지 않다.
참고: 형법 제328조는 2024. 6. 27.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2020헌마468 등, 직계혈족·배우자 등의 형 면제 조항)에 따라 개정되었으므로, 친족상도례의 현행 조문 내용은 개정 형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종사촌(비동거)이 친족상도례의 적용을 받아 고소가 필요하다는 이 문제의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