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5번
문제
甲, 乙, 丙, 丁은 절도를 하기로 모의하였다. 빈집털이 경험이 풍부한 甲은 乙, 丙, 丁에게 빈집털이와 관련하여 범행대상, 물색방법, 범행 시 유의사항 등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乙, 丙, 丁은 A의 집을 범행대상으로 정하고, 당일 14시 30분경 丙과 丁이 A의 집 문을 열고 침입하여 현금 800만 원을 절취하였다. 丙과 丁이 A의 집 안으로 들어간 직후 밖에서 망을 보기로 한 乙은 갑자기 후회가 되어 현장을 이탈하였다. 검사 P는 丙과 丁을 특수절도죄, 甲을 특수절도죄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기소하였으나 乙은 범행모의단계에서 기여도가 적고 절도범행이 개시되기 이전에 이탈했다는 점을 고려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이 경우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만일 丙과 丁이 금품을 절취하기 위하여 A의 집에 침입한 사실이 함께 기소되었다면, 특수절도죄와 주거침입죄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처벌된다.
ㄴ. 특수절도죄의 성립과 관련하여 검사 P가 범행현장에 없었던 甲을 특수절도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것은 대법원의 태도에 부합한다.
ㄷ. 검사 P는 丙과 丁은 기소하면서 乙은 기소유예처분하였는데 이는 공소제기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된 경우이므로 법원은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ㄹ. 甲에게 특수절도죄에 대한 방조고의와 방조행위가 인정되고 실질적으로 甲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없는 경우 법원은 공소장변경 없이 甲을 특수절도죄의 종범으로 인정할 수 있다.
ㅁ. 법원은 심리 중 甲의 행위가 특수절도죄의 공동정범이 아니라 종범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한 경우에 직권으로 이를 종범으로 인정하지 않고 특수절도죄의 공동정범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선지
- ① ㄱ, ㄴ, ㄷ
- ② ㄱ, ㄷ, ㅁ
- ③ ㄱ, ㄹ, ㅁ
- ④ ㄴ, ㄷ, ㄹ
- ⑤ ㄷ, ㄹ, ㅁ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3인 이상이 합동절도를 공모한 뒤 2인 이상이 실행한 경우 현장에 가지 않은 공모자를 특수절도(합동절도)의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지(ㄴ), 주간에 주거에 침입하여 합동절도한 경우의 죄수(ㄱ), 공범 중 일부만 기소하고 일부는 기소유예한 것이 공소권 남용인지(ㄷ),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자를 공소장변경 없이 종범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및 이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ㄹ·ㅁ)가 묻는다. 형법(합동절도·죄수·종범)과 형사소송법(기소편의·공소권남용·공소장변경)이 결합된 종합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31조(특수절도) ① 야간에 문이나 담 그 밖의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제330조의 장소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흉기를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31조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40조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47조
각 지문 검토
ㄱ. 옳지 않음 — 주간 주거침입 후 합동절도는 주거침입죄와 특수절도죄의 실체적 경합
사안의 침입 시각은 14시 30분(주간)이고, 丙·丁은 문을 열고 들어가 절취하였으므로 형법 제331조 제2항의 합동절도(특수절도)에 해당한다. 그런데 제331조 제2항의 합동절도는 야간주거침입절도(제330조)나 손괴 후 침입의 제331조 제1항과 달리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침입행위는 절도죄에 흡수되지 않고 별개의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1984. 12. 26. 선고 84도1573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형법 제330조 및 제331조 제1항에 규정된 야간주거침입절도죄와 손괴특수절도죄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주거침입은 절도죄의 구성요건이 아니므로 절도범인이 그 범행수단으로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 그 주거침입행위는 절도죄에 흡수되지 아니하고 별개로 주거침입죄를 구성하며 절도죄와는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서는 것이 원칙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주거침입과 절도의 죄수:주간 절도 목적 주거침입은 절도죄에 흡수되지 않고 별개 주거침입죄로 실체적 경합
주거침입과 절취는 서로 구별되는 별개의 행위이므로 한 개의 행위를 전제로 하는 상상적 경합(형법 제40조)이 성립할 수 없고, 수개의 행위·수개의 죄로서 실체적 경합(형법 제37조 전단)이 된다. 지문은 "상상적 경합범으로 처벌된다"고 하였으므로 죄수 평가를 그르쳤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ㄴ. 옳음 — 현장에 없던 甲도 정범성 표지를 갖추면 합동절도의 공동정범
합동절도(제331조 제2항 후단)에서 현장에 가지 않은 공모자를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례는 3인 이상이 공모하고 2인 이상이 현장에서 협동하여 실행한 경우 현장에 없던 공모자도 정범성의 표지를 갖추면 합동절도의 공동정범이 된다고 본다.
대법원 1998. 5. 21. 선고 98도321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 3인 이상의 범인이 합동절도의 범행을 공모한 후 적어도 2인 이상의 범인이 범행 현장에서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관계를 이루어 절도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여 절도 범행을 한 경우에는 … 그 공모에는 참여하였으나 현장에서 절도의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하지 아니한 다른 범인에 대하여도 … 정범성의 표지를 갖추고 있다고 보여지는 한 그 다른 범인에 대하여 합동절도의 공동정범의 성립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 … 합동절도에서도 공동정범과 교사범·종범의 구별기준은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그 결과 범행현장에 존재하지 아니한 범인도 공동정범이 될 수 있으며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합동절도와 공동정범
甲은 빈집털이 경험을 바탕으로 범행대상·물색방법·유의사항을 자세히 지시하여 기여도가 강력하므로, 현장에 없었더라도 정범성의 표지를 갖춘 특수절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검사의 판단은 대법원의 태도에 부합한다.
이 판례(98도321 전합)는 제7·12·14회 형사법 선택형과 여러 회차 사례형에서도 반복 출제된 합동절도의 대표 빈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음.
ㄷ. 옳지 않음 — 공범 일부 기소유예는 검사의 소추재량, 공소권 남용이 아니다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는 기소편의주의(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른 소추재량을 가진다. 공범 중 기여도가 적고 실행 착수 전에 이탈한 乙을 기소유예한 것은 그 재량의 정당한 행사이다. 판례상 공소권 남용은 자의적 공소권 행사로 소추재량을 현저히 일탈한 예외적 경우에 한한다.
대법원 2001. 9. 7. 선고 2001도3026 판결(판결요지)
…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여지는 경우에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것이고, 여기서 자의적인 공소권의 행사라 함은 단순히 직무상의 과실에 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의적인 공소권행사
여기서는 甲·丙·丁을 기소하고 乙만 기소유예한 것이 검사의 실질적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에서 나온 자의적 행사라고 볼 수 없어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설령 공소권 남용이 문제되더라도 그 무효 여부가 다투어질 뿐이고, 기소유예한 乙이 아니라 적법하게 기소된 丙·丁에 대하여 공소기각판결(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을 선고할 근거는 없다. 지문은 결론을 그르쳤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ㄹ. 옳음 — 방어권에 불이익이 없으면 공소장변경 없이 공동정범을 종범으로 인정 가능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사실을 종범(방조범)으로 인정하는 것은 심판대상을 축소하는 방향의 인정이다. 판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공소장변경 없이 종범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도2381 판결(판결요지)
검사가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사건에 대하여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방조범으로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장변경 없이 공동정범→방조범 + 공방 ✗ → 방어권 침해 → 위법
지문은 甲에게 방조고의와 방조행위가 인정되고 실질적으로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없는 경우를 전제하였으므로, 법원은 공소장변경 없이 甲을 특수절도죄의 종범(형법 제32조)으로 인정할 수 있다. 옳은 설명이다.
이 판례(94도2381)는 제11회 형사법 선택형 제30번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음.
ㅁ. 옳지 않음 — 종범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도 인정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
축소사실을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도, 그 인정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소사실(공동정범)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위법하지 않고, 다만 처벌하지 않는 것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예외적 경우에 한하여 인정할 의무가 생긴다.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616 판결(판결요지)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법원으로서는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사실의 축소사실 인정과 법원의 의무성
즉 종범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동정범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언제나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문은 "직권으로 종범으로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단정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07도616)는 제3회 형사법 선택형 제35번 및 사례형에서도 출제된 축소사실 인정에 관한 대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결론
옳지 않은 것은 ㄱ, ㄷ, ㅁ이므로 정답은 2번이다. 합동절도의 공동정범(ㄴ, 98도321 전합)과 주간 주거침입 후 절도의 실체적 경합(ㄱ, 84도1573 전합)은 죄수·공범의 핵심 판례이고, ㄷ·ㄹ·ㅁ은 공소권 남용의 예외성과 공소장변경 없는 종범 인정의 '가능성(ㄹ)'과 '재량성(ㅁ)'을 구별하는 것이 함정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