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8번
문제
다음 사안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甲은 A에게 공공장소에서
“㉠ 너는 사기 전과가 5개나 되잖아.
㉡ 이 사기꾼 같은 놈아, 너 같은 사기꾼은 총 맞아 뒈져야 해.”
라고 말하여 A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사실로 기소되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는 아래와 같다.
㉮ A가 작성한 고소장(㉡을 말하였으므로 처벌해 달라는 취지)
㉯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A에 대한 진술조서(㉡의 말을 하였다는 취지)
㉰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甲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말을 하였다는 취지)
㉱ 검사가 작성한 甲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말을 하였다는 취지)
제1심에서 甲은 ㉡ 사실은 자백하였으나 ㉠은 말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면서, ㉮,㉯에 대하여 「동의」, ㉰,㉱에 대하여 「성립 및 임의성 인정, 내용부인」의 증거의견을 제출하였다.
제1심은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항소하였고 항소심에서 모욕죄로 공소장이 변경되었다. 그 후 A는 고소를 취소하였다.
선지
- ① ㉠사실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하지만, ㉡사실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 ② ㉰, ㉱는 내용을 부인하였으므로 증거능력이 없고, ㉮, ㉯ 및 법정진술은 ㉡만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이므로 제1심 판결은 옳다.
- ③ 만약 甲이 ㉯에 대하여 공판정에서 증거로 사용함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원진술자의 진술, 영상녹화물 등에 의하여 진정성립만 인정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④ 만약 甲이 공판정에서 ㉠사실에 대하여 자백을 하였다면 ㉱를 자백의 보강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⑤ 친고죄인 모욕죄의 피해자 A가 고소를 취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은 유죄 선고를 할 수 있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 명예훼손죄와 ㉡(경멸적 표현)에 해당하는 모욕죄의 공연성 요건(지문 1), 내용부인한 피의자신문조서와 부동의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지문 2·3), 피고인 자신의 자백이 담긴 피의자신문조서를 자백의 보강증거로 쓸 수 있는지(지문 4), 항소심에서 공소장변경으로 친고죄(모욕죄)가 된 후의 고소취소 효력(지문 5)이 묻는다.
참고: 지문 2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것으로, 이 문제 출제(2013년) 당시의 구 형사소송법을 전제로 한다. 2020년 개정(2022. 1. 1. 시행)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에 따라 현재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도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없으므로, 아래 지문 2 검토에서 그 변화를 함께 짚는다.
근거 법령
형법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11조
형사소송법 제312조(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①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③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12조
형사소송법 제232조(고소의 취소)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32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모두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한다
㉠"사기 전과가 5개"는 사실 적시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사기꾼, 총 맞아 뒈져야"는 경멸적 감정표현으로 모욕죄(형법 제311조)에 해당한다. 그런데 모욕죄도 조문 문언상 "공연히" 사람을 모욕할 것을 요하므로, 명예훼손죄와 마찬가지로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한다.
대법원 1984. 4. 10. 선고 83도49 판결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에 있어서의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나 …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공연성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모욕·명예훼손의 공연성:가족 등만 있는 자리의 발설은 전파가능성 없어 공연성 ✗
지문은 ㉡(모욕죄)은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모욕죄도 공연성이 필요하다. 옳지 않다.
이 판례(83도49)는 제3·4·6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옳지 않음 — 출제 당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내용부인해도 증거능력이 있었다
㉰(사법경찰관 작성 甲 피신조서)는 甲이 내용을 부인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다. 그러나 출제 당시(구법)에는 ㉱(검사 작성 甲 피신조서)는 성립의 진정과 임의성이 인정되면 내용부인 여부와 관계없이 증거능력이 인정되었다.
대법원 2004. 12. 16. 선고 2002도537 전원합의체 판결
…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형식적 진정성립뿐만 아니라 실질적 진정성립까지 인정된 때에 한하여 비로소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312조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1)
甲은 ㉱에 대하여 "성립 및 임의성 인정, 내용부인"의 의견을 냈으므로, 출제 당시 법에서는 ㉱가 증거능력을 가져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만 인정된다는 전제로 제1심 무죄가 옳다고 한 지문은 옳지 않다.
다만 현행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2022. 1. 1. 시행)에서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도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없으므로(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도3741 판결 참조 — 표준판례), 현행법 하에서는 ㉰·㉱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 이 지문은 개정으로 결론이 달라진 부분이므로, 오늘날의 관점이 아니라 출제 당시 법을 전제로 이해하여야 한다.
검사 작성 피신조서 관련 판례(2023도3741 등)는 제7·13·14·15회 형사법 선택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쟁점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옳지 않음 — 부동의한 진술조서는 진정성립만으로는 증거능력이 없다
㉯(사법경찰관 작성 A 진술조서)에 대하여 甲이 부동의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따라 증거능력을 갖추려면 ① 원진술자의 진술·영상녹화물 등에 의한 진정성립 외에 ②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반대신문 기회 보장)과 ③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가 모두 필요하다.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도343 판결
피고인이 … 진술조서 … 를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였고, 원진술자인 위 공소외인이 … 그 진술기재의 내용을 열람하거나 고지받지 못한 채 단지 … 수사기관에서 사실대로 진술하였다는 취지의 증언만을 하고 있을 뿐이라면, 그 …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없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312조 –수사기관의 진술조서 (1)
지문은 "진정성립만 인정되면"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하였으나, 반대신문 기회 보장과 특신상태가 추가로 필요하므로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옳지 않음 — 피고인 자신의 자백이 담긴 피신조서는 자백의 보강증거가 될 수 없다
㉱는 甲 자신이 수사기관에서 한 자백을 담은 조서이다. 甲이 공판정에서 ㉠을 자백한 경우, 그 자백을 보강하는 증거로 ㉱를 쓴다면 결국 피고인의 자백을 피고인의 자백으로 보강하는 것이 되어 아무런 보강이 되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310조).
대법원 1981. 7. 7. 선고 81도1314 판결
… 피고인의 자백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와 같은 진술기재내용을 피고인의 자백의 보강증거로 삼는다면 결국 피고인의 자백을 피고인의 자백으로서 보강하는 결과가 되어 아무런 보강도 하는 바 없는 것이니 보강증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보강증거를 필요로 하는 피고인의 자백과 동일하게 보아야 할 성질의 것이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보강증거의 자격 (1) - 자백문서
따라서 ㉱를 甲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81도1314)는 제8·15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⑤ 옳음 — 항소심에서 공소장변경으로 친고죄가 되었어도 고소취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유효하다
고소취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1심에서 친고죄가 아닌 죄(명예훼손)로 재판받다가 항소심에서 비로소 공소장변경으로 친고죄(모욕죄)가 된 경우에도, 항소심을 제1심이라 할 수는 없으므로 항소심에서의 고소취소는 효력이 없다.
대법원 1999. 4. 15. 선고 96도1922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 항소심에서 공소장의 변경에 의하여 또는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법원 직권에 의하여 친고죄가 아닌 범죄를 친고죄로 인정하였더라도 항소심을 제1심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항소심에 이르러 비로소 고소인이 고소를 취소하였다면 이는 친고죄에 대한 고소취소로서의 효력은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항소심에서의 공소장 변경과 고소취소의 허용 여부
A가 항소심에 이르러 고소를 취소하였더라도 그 고소취소는 효력이 없으므로, 항소심은 모욕죄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옳은 설명이다.
이 판례(96도1922 전합)는 제3·10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결론
옳은 것은 지문 5로 정답은 5번이다. 모욕죄도 공연성을 요구하고(83도49), 피고인 자신의 자백이 담긴 피신조서는 자백의 보강증거가 될 수 없으며(81도1314), 항소심에서 비로소 친고죄가 된 경우의 고소취소는 효력이 없다(96도1922 전합)는 세 결론이 핵심이다. 지문 2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2020년 개정으로 법 상태가 달라진 부분이므로 출제 당시 법을 전제로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