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9번
문제
甲과 乙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청구하여 수령하기로 계획하였다. 이에 甲은 乙의 다리를 고의로 자동차로 치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게 한 후 위 교통사고가 마치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인 양 A보험회사와 B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 이후 甲은 교통사고에 대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확정되었다. 甲과 乙은 A보험회사로부터는 보험금을 수령했고, B보험회사로부터는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하였다.
이후 검사는 甲과 乙의 보험사기 범행에 대하여 사기 및 사기미수죄로 기소하였고, 甲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과 사기 및 사기미수는 일련의 행위로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면소판결을 해 달라고 주장하였다.
이 사안과 관련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시기는 편취의 의사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며, 단순히 기망을 위한 수단을 준비하는 정도로는 아직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본 사안의 경우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를 인정할 수 없다.
- ② 보험금을 청구하였지만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는 기수가 된다.
- ③ 형사재판이 실체적으로 확정되면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할 수 없고,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과 동일사건에 대하여 공소의 제기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기각판결을 해야 한다.
- ④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와 사기 및 사기미수죄는 서로 행위태양 및 피해자가 다르므로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에 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후자에 미치지 않는다.
- ⑤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가의 여부는 규범적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한 채 순수하게 사회적·전법률적인 관점에서만 파악해야 하며, 그 자연적·사회적 사실관계나 피고인의 행위가 동일한 것인가는 기본적 사실관계 동일성의 실질적 내용에 해당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보험금 편취를 위한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시기(지문 1)와 기수시기(지문 2),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에 다시 공소가 제기된 경우의 재판 형식(면소인지 공소기각인지, 지문 3),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사기·사기미수죄에 미치는지 여부와 그 전제인 공소사실의 동일성 판단기준(지문 4·5)이 묻는다.
근거 법령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7조
형사소송법 제326조(면소의 판결) 다음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1. 확정판결이 있은 때 …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26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과실사고인 양 보험금을 청구한 것은 기망행위의 개시로 실행의 착수가 인정된다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는 편취의 의사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다. 甲·乙이 고의로 낸 사고를 마치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인 것처럼 A·B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것은, 보험회사를 착오에 빠뜨려 보험금을 지급하게 하려는 기망행위의 개시에 해당하므로 실행의 착수가 인정된다.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4도2754 판결(판결요지 [2])
… 피고인의 보험계약 체결행위와 보험금 청구행위는 乙 회사를 착오에 빠뜨려 처분행위를 하게 만드는 일련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乙 회사가 그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였을 때 사기죄는 기수에 이르며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보험금 편취 사기죄의 기망행위와 기수시기:보험금을 지급받았을 때 기수
지문은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일반론(기망행위 개시 시, 준비단계로는 부족)은 옳게 서술하였으나, 이미 보험금을 청구한 본 사안에서 실행의 착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결론이 틀렸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옳지 않음 —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하였다면 사기죄는 미수에 그친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야 기수가 된다(형법 제347조). 보험금을 청구하였더라도 보험회사가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면 재물의 교부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미수에 그친다.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4도2754 판결(판결요지 [1])
… 피고인이 위와 같은 고의의 기망행위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위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았을 때 사기죄는 기수에 이른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보험금 편취 사기죄의 기망행위와 기수시기:보험금을 지급받았을 때 기수
甲·乙은 A보험회사로부터는 보험금을 수령하여 그 부분은 사기죄의 기수가 되지만, B보험회사로부터는 수령하지 못하였으므로 그 부분은 사기미수에 그친다(검사도 사기 및 사기미수죄로 기소하였다).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해도 기수가 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옳지 않음 — 확정판결이 있으면 공소기각이 아니라 면소판결을 한다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과 동일사건에 대하여 다시 공소가 제기된 경우,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따라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이는 공소권의 소멸을 이유로 소송을 종국시키는 형식재판이다.
대법원 1964. 3. 31. 선고 64도64 판결
… 면소판결은 공소권의 소멸을 이유로 하여 소송을 종국시키는 형식적 재판으로서, …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동법 제326조 각호 사유가 있으면 실체적 심리를 할 필요 없이 면소판결을 하여야 된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면소판결의 본질
지문은 "공소기각판결을 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확정판결이 있은 때(일사부재리)에는 면소판결(제326조 제1호)을 하여야 하므로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옳음 —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와 사기죄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달라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기판력(일사부재리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공소사실과 단일하고 동일한 관계에 있는 사실 전부에 미친다. 그런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과실에 의한 업무상과실치상)와 사기·사기미수죄(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금 편취)는 행위의 태양, 피해자, 피해법익이 서로 전혀 다르므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 따라서 전자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후자에 미치지 않는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 그 범행의 일시, 장소가 서로 다르고, … 그 수단, 방법, 상대방 등 범죄사실의 내용이나 행위가 별개이고, 행위의 태양이나 피해법익도 다르고 죄질에도 현저한 차이가 있어, …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 면소를 선고하여야 한다거나 …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는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일사부재리 효력의 객관적 범위 (1)
교통사고 자체(乙에 대한 상해)와 보험금 편취(보험회사에 대한 기망)는 피해자·피해법익·행위태양이 모두 달라 동일성이 없으므로, 甲의 면소 주장은 이유 없다. 옳은 설명이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⑤ 옳지 않음 —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규범적 요소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한다
공소사실의 동일성 판단에서, 판례는 자연적·사회적 사실관계뿐 아니라 규범적 요소도 기본적 사실관계 동일성의 실질적 내용의 일부를 이룬다고 본다. 규범적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한 채 순수하게 사회적·전법률적 관점에서만 파악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 두 죄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가의 여부는 그 규범적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한 채 순수하게 사회적, 전법률적인 관점에서만 파악할 수는 없고, 그 자연적, 사회적 사실관계나 피고인의 행위가 동일한 것인가 외에 그 규범적 요소도 기본적 사실관계 동일성의 실질적 내용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일사부재리 효력의 객관적 범위 (1)
지문은 "규범적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한 채 순수하게 사회적·전법률적인 관점에서만 파악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판례는 정반대로 규범적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옳지 않다(다만 뒷부분 '자연적·사회적 사실관계나 피고인의 행위가 동일성의 실질적 내용'이라는 서술 자체는 옳아, 앞의 '규범적 요소 전적 배제'가 함정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옳은 것은 지문 4로 정답은 4번이다. 보험금 청구는 기망행위의 개시로 실행의 착수이고 보험금을 지급받아야 기수가 되며(2014도2754), 확정판결이 있으면 면소판결을(64도64), 그리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와 사기죄는 행위태양·피해자·피해법익이 달라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어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93도2080 전합)는 것이 핵심이다. 공소사실 동일성 판단에 규범적 요소가 포함된다는 점(지문 5)이 대비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