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40번
문제
甲女는 A연구소 마당에 승용차를 세워 두고 그곳에서 약 20m 떨어진 마당 뒤편에서 절취하기 위하여 타인 소유의 나무 한 그루를 캐내었으나, 이 나무는 높이가 약 150cm 이상, 폭이 약 1m 정도로 상당히 커서 甲이 혼자서 이를 운반하기 어려웠다. 이에 甲은 남편인 乙에게 전화를 하여 사정을 이야기하고 나무를 차에 싣는 것을 도와 달라고 말하였는데, 이를 승낙하고 잠시 후 현장에 온 乙은 甲과 함께 나무를 승용차까지 운반하였다. 그 후 甲은 친구인 丙에게 위 절취사실을 말해 주었다.
이 경우 다음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乙은 甲의 절도범행이 기수에 이르기 전에 그 범행에 가담하여 甲이 캔 나무를 甲과 함께 승용차에 싣기 위해 운반함으로써 절도범행을 완성한 것이다.
- ② 乙은 절도범행의 기수 이전에 甲과 함께 절취하였으므로 절도죄의 승계적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 ③ 본범의 정범은 장물죄의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乙에게는 장물운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④ 공소사실에 대하여 甲이 자백하고 乙이 부인하는 상황에서 甲의 자백이 불리한 유일한 증거인 경우 공판기일에 丙이 증인으로 출석하여 ‘甲이 나무를 절취한 사실을 자신에게 말한 적이 있다’고 증언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丙의 증언은 甲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될 수는 없다.
- ⑤ 甲에 대하여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甲은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으면서 자신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더라도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에 대하여 甲 또는 甲의 변호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甲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甲女가 나무를 캐낸 시점에 절도가 기수에 이르는지(지문 1), 기수 후 운반을 도운 남편 乙에게 승계적 공동정범이 성립하는지(지문 2), 乙에게 장물운반죄가 성립하는지(지문 3), 피고인 甲의 자백을 전해 들은 제3자 丙의 증언이 자백의 보강증거가 될 수 있는지(지문 4),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가 증거동의 없이도 증거능력을 갖는지(지문 5)가 묻는다.
근거 법령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29조
형법 제362조(장물의 취득, 알선 등) ① 장물을 취득, 양도, 운반 또는 보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62조
형사소송법 제315조(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 다음에 게기한 서류는 증거로 할 수 있다. 3.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15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나무를 캐낸 시점에 이미 절도는 기수에 이르렀다
절도죄의 기수시기는 재물에 대한 타인의 점유를 침해하여 범인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긴 때이다. 甲이 나무를 땅에서 완전히 캐낸 시점에 이미 소유자의 점유가 침해되어 그 사실적 지배가 甲에게 이동하였으므로, 그때 절도는 기수에 이른다. 그 후 운반·반출 행위는 기수에 필요하지 않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080 판결
입목을 절취하기 위하여 이를 캐낸 때에는 그 시점에서 이미 소유자의 입목에 대한 점유가 침해되어 범인의 사실적 지배하에 놓이게 됨으로써 범인이 그 점유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때 절도죄는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고, 이를 운반하거나 반출하는 등의 행위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절도죄의 기수시기
乙은 甲이 나무를 완전히 캐낸 이후에 현장에 왔으므로, 乙이 함께 운반한 것은 이미 기수에 이른 절도범행이다. 지문은 乙이 "기수에 이르기 전에" 가담하여 절도를 "완성"하였다고 하였으나, 절도는 乙의 가담 전에 이미 기수였다. 옳지 않다.
이 판례(2008도6080)는 제11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옳지 않음 — 기수 이후 가담이므로 승계적 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승계적 공동정범은 선행자가 범행에 착수한 후 그 범행이 기수(또는 종료)에 이르기 전에 후행자가 공동가공의 의사로 가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것처럼 甲의 절도는 乙이 가담하기 전에 이미 기수에 이르렀으므로, 乙에게는 절도죄의 (승계적) 공동정범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080 판결
… 피고인 1이 영산홍을 땅에서 캔 그 시점에서 … 절취행위는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보는 이상 그 이후에 피고인 2가 영산홍을 피고인 1과 함께 승용차까지 운반하였다고 하더라도 … 피고인 2가 피고인 1과 합동하여 영산홍 절취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절도죄의 기수시기
지문은 乙이 "기수 이전에 甲과 함께 절취"하여 승계적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하였으나, 乙은 기수 이후에 가담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옳지 않음 — 乙은 본범의 정범이 아니므로 장물운반죄가 성립한다
장물죄는 본범(재산죄)이 아닌 자만이 주체가 될 수 있고, 본범의 정범은 장물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불가벌적 사후행위). 그러나 乙은 甲의 절도가 이미 기수에 이른 뒤 가담하여 절도의 정범이 아니므로(위 ①·②), 기수에 이른 절도의 장물인 나무를 운반한 乙에게는 장물운반죄(형법 제362조 제1항)가 성립한다.
지문은 "본범의 정범은 장물죄의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乙에게 장물운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乙은 본범(절도)의 정범이 아니므로 그 전제가 사안에 맞지 않고 결론도 틀렸다. 다만 乙은 본범인 甲의 배우자이므로 친족 사이의 범행에 관한 특례(형법 제365조 제2항)에 따라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을 뿐, 장물운반죄의 성립 자체는 인정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옳음 — 피고인의 자백을 전해 들은 제3자의 진술은 자백의 보강증거가 될 수 없다
丙의 증언("甲이 나무를 절취한 사실을 자신에게 말한 적이 있다")은 피고인 甲의 자백을 그 내용으로 하는 진술이므로 피고인 자백의 일종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를 甲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로 삼는다면 자백을 자백으로 보강하는 것이 되어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보강증거가 될 수 없다. 보강증거는 자백 외의 독립된 증거여야 한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937 판결(판결요지 [1])
피고인이 범행을 자인하는 것을 들었다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내용은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피고인의 자백에는 포함되지 아니하나 이는 피고인의 자백의 보강증거로 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피고인이 범행 자인을 들었다는 제3자 진술 — 피고인 자백에 포함됨 → 보강증거 ✗
甲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丙의 위 증언은 甲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될 수 없으므로(형사소송법 제310조), 甲을 유죄로 할 수 없다. 옳은 설명이다.
이 판례(2007도10937)는 제6·7·9·11·12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반복 출제된 자백 보강법칙의 대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⑤ 옳지 않음 —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는 증거동의가 없어도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판사 앞에서 이루어지는 피의자심문에 관한 조서는 그 작성 주체·절차에 비추어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서 작성된 문서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의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에 해당한다. 판례는 구속적부심문조서에 관하여 이를 명시하였고, 같은 취지에서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도 증거동의 없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도5693 판결
피의자의 진술 등을 기재한 구속적부심문조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에 의하여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로서 당연히 그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구속적부심문조서 = §315 3호 당연 증거능력 인정 문서
甲이 구속전피의자심문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한 내용이 기재된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는, 甲 또는 변호인이 증거동의를 하지 않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에 따라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어 甲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지문은 "동의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03도5693)는 제10·12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옳은 것은 지문 4로 정답은 4번이다. 甲이 나무를 캐낸 시점에 절도는 이미 기수가 되어(2008도6080) 그 후 운반을 도운 乙은 승계적 공동정범이 아니라 장물운반죄가 성립하고, 피고인의 자백을 전해 들은 제3자의 진술은 자백의 보강증거가 될 수 없으며(2007도10937), 구속전피의자심문조서는 증거동의 없이도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된다(2003도5693)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