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28번
문제
다음 사례에서 甲의 권리구제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사례]
법률의 위임을 받아 특정 국가자격시험의 응시자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시행령이 2011. 3. 7.자로 개정되었다. 이를 통해 ‘관련과목의 이수’로 정해져 있던 국가자격시험의 응시자격요건이 ‘관련학과의 학위취득’으로 변경되었다. 개정시행령은 부칙에 경과규정을 두어 그 시행일을 2011. 3. 7.로 하되 2010학년도 이전에 관련학과 이외의 학과에 입학한 자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의하도록 정하였다. 2011. 3. 2. 관련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에 입학한 甲은 장래 위 국가자격시험의 응시를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위 시행령 개정으로 응시자격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고민하고 있다.
선지
- ① 법령을 개정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있더라도, 개정시행령상의 응시자격 규정이 구 시행령에 의한 응시자격이 장래에도 그대로 존속할 것이라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甲의 신뢰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개정시행령상의 자격규정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
- ② 개정시행령의 부칙이 2010학년도 이전에 관련학과 이외의 학과에 입학한 자와 2011학년도에 관련학과 이외의 학과에 입학한 자를 합리적 사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라면 평등원칙에 반한다.
- ③ 사후에 甲이 관련과목의 이수라는 종전의 자격요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응시원서를 제출하였는데 시험관리행정청에서 그 접수를 거부한다면 접수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그 재판에서 개정시행령의 위헌·위법을 다툴 수 있다.
- ④ 甲이 관련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에 입학한 후 위 시행령이 개정되었으므로 개정시행령을 甲에게 적용하는 것은 진정소급효를 발생시키는 경우에 해당되어 위법하다.
- ⑤ 개정시행령의 응시자격 관련 규정과 경과규정을 정한 부칙 규정은 직접 국가자격시험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국민의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에 제한을 가하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자격시험 응시자격을 강화한 시행령 개정 사안에서 — 신뢰보호원칙 위반 가능성, 부칙 경과규정의 평등원칙 위반, 접수거부처분 취소소송을 통한 구체적 규범통제, 소급효의 성질(진정/부진정), 시행령 규정의 법령헌법소원 대상성.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행정기본법 제14조(법 적용의 기준) ① 새로운 법령등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법령등의 효력 발생 전에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기본법 제14조
대한민국헌법 제107조 ②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107조
각 지문 검토
① ○ — 정당한 신뢰를 과도하게 침해하면 신뢰보호원칙 위반
법령을 개정할 공익상 필요가 있더라도, 구 시행령상 응시자격이 장래에도 존속하리라는 甲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신뢰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면 개정 규정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3두26552 판결
… 개정 법령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종전보다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법령 시행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 다만 개정 전 법령의 존속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개정 법령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따름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령의 소급적용 (2):부진정소급적용이 제한되는 경우
본 지문 → 옳다 (○).
이 신뢰보호·부진정소급 법리(2013두26552)는 제8회 공법 제37번·제4회 공법 제1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 — 합리적 사유 없는 부칙의 차별은 평등원칙 위반
부칙이 2010학년도 이전 입학자와 2011학년도 입학자를 합리적 사유 없이 차별한다면 평등원칙에 반한다. 경과규정의 적용 범위 설정에 합리적 근거가 없으면 자의적 차별로서 위헌·위법이 될 수 있다.
본 지문 → 옳다 (○).
③ ○ — 접수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시행령의 위헌·위법을 다툴 수 있음
개정시행령이 위헌·위법이라도 그 자체를 곧바로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는 없으나, 그에 근거한 접수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그 처분의 근거가 된 시행령의 위헌·위법을 선결문제로 다툴 수 있다(구체적 규범통제, 헌법 제107조 제2항).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7두33985 판결
법원이 법률 하위의 법규명령, 규칙, 조례, 행정규칙 등이 위헌·위법인지를 심사하려면 그것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 규정의 특정 조항이 해당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조항이 위헌·위법인지에 따라 …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규명령 (12):구체적 규범통제
본 지문 → 옳다 (○).
④ ✗ — 개정 전 입학은 부진정소급효 사안이지 진정소급효가 아님
甲의 입학은 개정 전이나 응시자격 취득은 아직 완성·종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이다. 따라서 개정시행령을 甲에게 적용하는 것은 진정소급이 아니라 부진정소급에 해당하고, 부진정소급은 원칙적으로 허용된다(다만 신뢰보호의 관점에서 제한될 수 있을 뿐이다). "진정소급효를 발생시켜 위법"이라는 지문은 틀렸다.
헌법재판소 2011. 3. 31. 2008헌바141 결정
소급입법은 …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작용하도록 하는 진정소급입법과 현재 진행중인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작용하도록 하는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나눌 수 있는바, 부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 진정소급입법은 …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이 진정·부진정소급 구별 법리(2008헌바141)는 제13회 공법 제6번·제7회 공법 제3번·사례형 제14회·제8회·제2회 공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⑤ ○ — 시행령 자격규정·부칙은 법령헌법소원의 대상
개정시행령의 응시자격 규정과 부칙 경과규정은 별도의 집행행위를 매개하지 않고 직접 甲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평등권·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제한하므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 2002. 6. 27. 2001헌마111 결정
…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하고,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기본권 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의 요건이 결여된다 …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직접성 요건의 의의
본 지문 → 옳다 (○).
이 법령헌법소원 직접성 법리(2001헌마111)는 제13회 공법 제10번·제9회 공법 제15번·사례형 제14회·제10회·제5회·제1회 공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④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甲의 응시자격 취득은 개정시행령 시행 당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진행 중인 사실관계이므로 개정 규정 적용은 부진정소급에 해당하고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이는 신뢰보호원칙(①)에 의해 제한될 수 있을 뿐이며, 진정소급으로서 당연히 위법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