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번
문제
상계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 ② 피용자의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 사용자는 피해자의 사용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
- ③ 채권의 일부양도가 이루어진 경우, 그 분할된 채권에 대하여 양도인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하고자 하는 채무자는 양도인을 비롯한 각 분할채권자 중 어느 누구라도 상계의 상대방으로 지정하여 상계할 수 있다.
- ④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
- ⑤ 상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상계에 관한 종합 문제로 옳은 것을 고른다. ①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가부(민법 제496조의 금지 범위), ②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한 경우 사용자가 그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는지, ③ 채권의 일부양도가 있은 경우 상계의 상대방 지정, ④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는지(수동채권의 요건), ⑤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을 때 상계의 허용 여부를 차례로 점검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492조(상계의 요건) ①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92조
민법 제496조(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96조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536조
각 지문 검토
① ✗ — 제496조가 금지하는 것은 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이지,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된다
민법 제496조(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다38444 판결(판결요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며, 이는 그 자동채권이 동시에 행하여진 싸움에서 서로 상해를 가한 경우와 같이 동일한 사안에서 발생한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쌍방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채권과 상계제한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제496조는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즉 금지되는 것은 가해자(채무자)가 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삼아 자기 채권으로 상계하는 것이다. 이는 ⓐ 상계를 허용하면 가해자가 현실의 배상 없이 채무를 면하여 보복적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 피해자가 현실의 변제를 받지 못하게 되어 정의관념에 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피해자가 그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가해자에 대한 자신의 채무와 상계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현실의 만족을 주는 방향이므로 금지 취지에 저촉되지 않아 허용된다. 지문은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금지 방향을 정반대로 서술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93다38444)는 제5회 민사법 제2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 —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 사용자도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 없어 그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상계할 수 없다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63019 판결(판결요지)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은 피용자의 배상책임에 대한 대체적 책임이고, … 피용자의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하여야 할 이유가 없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 사용자는 자신의 고의의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 사용자의 민법 제496조 적용 배제 주장 가부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은 피용자의 배상책임에 대한 대체적 책임이므로, 피해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 역시 그 본질은 피용자의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다. 판례는 이 경우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보아, 사용자는 "가해행위를 한 것은 피용자이고 나의 고의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그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없다. 지문은 "상계할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04다63019)는 제9회 민사법 제26번, 제8회 민사법 제1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③ ○ — 채권의 일부양도 시 채무자는 양도인을 포함한 각 분할채권자 중 누구라도 상계의 상대방으로 지정할 수 있다 (정답)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다50596 판결(판결요지)
채권의 일부 양도가 이루어지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분할된 부분에 대하여 독립한 분할채권이 성립하므로 그 채권에 대하여 양도인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하고자 하는 채무자로서는 양도인을 비롯한 각 분할채권자 중 어느 누구도 상계의 상대방으로 지정하여 상계할 수 있고, 그러한 채무자의 상계 의사표시를 수령한 분할채권자는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춘 양수인이라 하더라도 양도인 또는 다른 양수인에 귀속된 부분에 대하여 먼저 상계되어야 한다거나 각 분할채권액의 채권 총액에 대한 비율에 따라 상계되어야 한다는 이의를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의 일부양도와 상계
본 지문 → 옳음 (정답).
근거: 채권의 일부가 양도되면 각 분할된 부분은 서로 독립한 분할채권이 된다. 양도인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진 채무자로서는 상계의 상대방을 어느 분할채권자로 정할지에 관하여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으므로, 양도인을 비롯한 각 분할채권자 중 누구라도 상계의 상대방으로 지정하여 상계할 수 있다. 상계를 당한 분할채권자는 대항요건을 갖춘 양수인이더라도 "다른 부분이 먼저 상계되어야 한다"거나 "채권액 비율로 안분 상계되어야 한다"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지문은 이 판시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이 판례(2000다50596)는 제10회 민사법 제34번, 제4회 민사법 제6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 — 수동채권은 상대방이 상계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어야 하고,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과는 상계할 수 없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1394 판결(판결요지)
… 수동채권으로 될 수 있는 채권은 상대방이 상계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어야 하고,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과는 상계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 만약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 상대방이 제3자에게서 채무의 본지에 따른 현실급부를 받을 이익을 침해하게 될 뿐 아니라, 상대방의 채권자들 사이에서 상계자만 독점적인 만족을 얻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의 요건:쌍방의 채권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상계는 서로 대립하는 두 당사자 사이의 채권·채무를 간이하게 결제하는 제도이므로, 상계자가 소멸시키려는 상대방의 채권(수동채권)은 반드시 상대방이 상계자 자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어야 한다.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은 상계자와 대립하는 채권이 아니어서 수동채권이 될 수 없다. 이를 허용하면 상대방이 제3자로부터 현실급부를 받을 이익을 침해하고, 상대방의 다른 채권자들을 제치고 상계자만 독점적 만족을 얻는 불합리가 생긴다. 지문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10다101394)는 제14회 민사법 제21번, 제12회 민사법 제10번, 제8회 민사법 제22번, 제5회 민사법 제26번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⑤ ✗ —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어도, 현실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가 허용된다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다54633 판결(판결요지 [7])
상계제도는 서로 대립하는 채권·채무를 간이한 방법에 의하여 결제함으로써 양자의 채권·채무 관계를 원활하고 공평하게 처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상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현실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면 상계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없고 오히려 상계를 허용하는 것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권·채무 관계를 간명하게 해소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가 허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자동채권·수동채권의 상계:서로 현실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없으면 상계 허용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자동채권에 상대방의 동시이행항변권이 부착되어 있는 경우, 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일방의 의사표시로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 기회를 빼앗는 결과가 되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0다11323 판결). 그러나 지문처럼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상계는 상계적상 시로 소급하여 양 채권을 대등액에서 함께 소멸시키므로, 서로 현실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없는 관계라면 상계로 인하여 어느 쪽의 항변권도 부당하게 박탈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계를 허용하는 편이 동시이행관계를 간명하게 해소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가 허용된다. 지문은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결론
정답은 3번. 채권이 일부양도되면 각 분할채권은 독립하므로, 양도인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진 채무자는 양도인을 포함한 각 분할채권자 중 누구라도 상계의 상대방으로 지정할 수 있다(2000다50596). 나머지는 모두 옳지 않다 — ① 제496조가 금지하는 것은 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일 뿐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고(93다38444), ②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면 사용자도 제496조를 면할 수 없어 그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상계할 수 없으며(2004다63019), ④ 수동채권은 상대방이 상계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어야 하므로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과는 상계할 수 없고(2010다101394), ⑤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여도 현실 이행의 필요가 없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가 허용된다(2004다54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