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4번
문제
甲이 乙의 대리인으로서 丙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甲에게는 매매에 관한 대리권이 없었다.
이 경우의 법률관계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의 대리행위가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甲의 대리행위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② 甲이 乙의 배우자인 경우에는 일상가사대리권을 기본대리권으로 하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
- ③ 丙이 乙을 상대로 제기한 위 매매계약의 이행청구 소송에서 丙이 甲의 행위가 유권대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경우, 그 주장 속에는 甲의 행위가 표현대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 ④ 만약 甲이 乙의 복대리인인 경우, 甲의 대리행위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해당할 수 없다.
- ⑤ 甲의 대리행위가 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대리권 없는 甲이 乙의 대리인으로서 丙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표현대리의 법리를 묻는다. ①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민법 제126조)에서 정당한 이유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시점, ② 일상가사대리권을 기본대리권으로 한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성립 가능성, ③ 유권대리 주장과 표현대리 주장의 관계, ④ 복대리인의 권한이 제126조의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는지, ⑤ 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제129조)와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제126조)의 중첩 성립을 차례로 점검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26조(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대리인이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26조
민법 제129조(대리권소멸후의 표현대리) 대리권의 소멸은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제삼자가 과실로 인하여 그 사실을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29조
각 지문 검토
① ○ —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서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대리행위가 행하여질 때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74713 판결(판결요지 [4])
표현대리의 효과를 주장하려면 상대방이 자칭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고 그와 같이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인바, 여기의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자칭 대리인의 대리행위가 행하여 질 때에 존재하는 제반 사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표현대리 (3):기본대리권과 표현대리
본 지문 → 옳음.
근거: 제126조의 정당한 이유란 상대방이 대리인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객관적 사정을 말한다. 그 존부는 대리행위 당시에 존재하는 제반 사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며, 그 이후에 밝혀진 사정이나 사후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 지문은 이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② ○ — 부부간의 일상가사대리권도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다
대법원 1997. 4. 8. 선고 96다54942 판결(판결요지)
부부간에 서로 일상가사대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처가 남편이 부담하는 사업상의 거액의 채무를 남편과 연대하여 부담하기 위하여 남편에게 채권자와의 채무부담약정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것이고 … 원고가 …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표현대리 (4):일상가사대리권과 표현대리
본 지문 → 옳음.
근거: 부부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으므로(민법 제827조), 그 일상가사대리권을 기본대리권으로 하여 이를 넘는 행위에 대해서도 제126조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 위 판례도 일상가사대리권이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다만 사업상 거액 채무 부담이라는 개별 사정에서 정당한 이유(객관적 사정)를 부정하였을 뿐이다. 즉 성립 가능성 자체는 인정된다. 지문은 옳다.
이 법리(96다54942)는 제12회 민사법 사례형 제2문에서도 다루어졌습니다.
③ ○ — 유권대리에 관한 주장 속에 표현대리의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다카1489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 표현대리가 성립된다고 하여 무권대리의 성질이 유권대리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므로, 양자의 구성요건 해당사실 즉 주요사실은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유권대리에 관한 주장 속에 무권대리에 속하는 표현대리의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표현대리 (8):유권대리와 표현대리
본 지문 → 옳음.
근거: 유권대리는 본인이 수여한 대리권의 효력으로 법률효과가 발생하나, 표현대리는 대리권이 없음에도 거래안전을 위하여 법이 특별히 그 효과를 본인에게 귀속시키는 제도로서, 양자는 요건사실(주요사실)이 다르다. 따라서 丙이 소송에서 "甲의 행위가 유권대리에 해당한다"고만 주장하였다면, 법원은 변론주의상 그 주장 속에 표현대리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표현대리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83다카1489 전합)는 제3회 민사법 제59번, 제2회 민사법 사례형 제1문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 — 복대리인이 권한을 넘은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 복대리권은 제126조의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어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 (정답)
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8982 판결(판결요지 [1])
대리인이 사자 내지 임의로 선임한 복대리인을 통하여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 상대방이 그 행위자를 대리권을 가진 대리인으로 믿었고 또한 그렇게 믿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복대리인 선임권이 없는 대리인에 의하여 선임된 복대리인의 권한도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복임권 없는 대리인이 선임한 복대리인의 권한도 제126조의 기본대리권이 됨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판례는 복대리인이 그 권한을 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도, 상대방이 그를 대리권 있는 자로 믿고 그렇게 믿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복대리인의 권한(복대리권)을 기본대리권으로 하여 제126조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 심지어 복임권 없는 대리인이 선임한 복대리인의 권한도 기본대리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甲이 복대리인인 경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해당할 수 없다"는 지문은 판례와 정반대여서 옳지 않다.
이 판례(97다48982)는 제15회 민사법 제1번, 제11회 민사법 제46번, 제6회 민사법 제26번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⑤ ○ — 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제129조)로 인정되는 경우, 그 권한을 넘는 대리행위에 대해서는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74713 판결(판결요지 [3])
과거에 가졌던 대리권이 소멸되어 제129조에 의하여 표현대리로 인정되는 경우에 그 표현대리의 권한을 넘는 대리행위가 있을 때에는 제126조에 의한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표현대리 (3):기본대리권과 표현대리
본 지문 → 옳음.
근거: 제129조의 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가 인정되는 지위는 그 자체가 하나의 기본대리권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소멸한 대리권의 범위를 다시 넘는 행위가 있으면, 제129조를 기본대리권으로 하여 제126조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중첩적으로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과거에 대리권을 가졌던 자의 경우이고, 처음부터 아무런 대리권도 없던 자에게는 제126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같은 판결 [2]).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7다74713)와 같은 법리(제129조 표현대리와 제126조의 중첩)는 제7회 민사법 제6번, 제6회 민사법 제23번·제2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정답은 4번. 판례는 복대리인이 권한을 넘은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 복대리권을 기본대리권으로 하여 제126조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하므로(97다48982), "복대리인인 경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해당할 수 없다"는 지문 ④는 옳지 않다. 나머지는 모두 옳다 — ①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대리행위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2007다74713), ② 일상가사대리권도 기본대리권이 되어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으며(96다54942), ③ 유권대리 주장에 표현대리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없고(83다카1489 전합), ⑤ 제129조 표현대리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권한을 넘는 행위에 제126조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2007다74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