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5번
문제
채무초과 상태인 甲은 유일한 재산인 X 토지에 관하여 채권자 乙이 강제집행할 것을 우려하여 丙과 허위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丙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丙은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丁에게 X를 매도하고 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한편 丙의 채권자인 戊는 丙이 丁에게 X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전에 X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과 丙 사이의 매매계약은 甲이 계약체결 당시 채무초과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무효이다.
- ② 甲과 丙 사이의 매매계약이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체결된 것이라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로 볼 수 없으므로, 甲은 丙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 ③ 甲과 丙 사이의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 甲은 丁이 선의라면 그 무효로 丁에게 대항할 수 없고, 丁의 선의는 추정되므로 甲은 丁의 악의를 증명하여야 한다.
- ④ 甲과 丙 사이의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 甲은 戊가 선의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무효로 戊에게 대항할 수 있다.
- ⑤ 甲과 丙 사이의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에도 채권자 乙은 위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이유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채무초과 상태인 甲이 채권자 乙의 강제집행을 우려하여 丙과 통정하여 X 토지를 허위로 매도(통정허위표시)하고 이전등기까지 마친 뒤, 丙이 이를 선의의 丁에게 전매하고, 한편 丙의 채권자 戊가 丁의 등기 전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복잡한 사안이다. 통정허위표시(민법 제108조)의 무효, 강제집행면탈 목적과 반사회질서·부당이득의 관계, 제108조 제2항의 선의의 제3자 보호와 그 증명책임, 근저당권자의 제3자성, 통정허위표시와 채권자취소권을 차례로 점검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08조(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①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 ② 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8조
민법 제746조(불법원인급여)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46조
각 지문 검토
① ○ — 통정허위표시는 채무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당사자 간에 언제나 무효이다
민법 제108조(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①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8조
본 지문 → 옳음.
근거: 통정허위표시의 무효는 당사자가 통정하여 진의 아닌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점에서 곧바로 도출되는 것이지, 채무자의 무자력(채무초과)이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甲이 계약체결 당시 채무초과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甲·丙 사이의 매매계약이 서로 통정한 허위표시인 이상 제108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다. (채무초과·사해의사는 뒤의 ⑤ 채권자취소권에서 문제될 뿐, 제108조의 무효 요건은 아니다.) 지문은 옳다.
② ○ —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의 허위양도라도 반사회질서 법률행위가 아니므로, 甲은 丙에게 급부한 것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1307 판결(판결요지)
불법원인급여를 규정한 민법 제746조 소정의 "불법의 원인"이라 함은 재산을 급여한 원인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부동산의 소유자명의를 신탁하는 것이 위와 같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제집행 면탈 목적의 재산 처분과 불법원인급여: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의 부동산 명의신탁은 제746조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음
본 지문 → 옳음.
근거: 제746조의 "불법의 원인"은 급여의 원인이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판례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의 명의를 이전하는 것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따라서 甲·丙의 가장매매가 강제집행면탈 목적이었더라도 그것이 제103조 위반은 아니어서 불법원인급여(제746조)가 되지 않으므로, 무효인 급부를 한 甲은 丙에게 부당이득의 반환(또는 소유권에 기한 등기말소)을 구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③ ○ — 甲은 선의의 丁에게는 무효로 대항하지 못하고, 제3자의 선의는 추정되므로 甲이 丁의 악의를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2다1321 판결(판결요지)
민법 제108조 제1항에서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를 무효로 규정하고, 제2항에서 그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제3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의로 추정할 것이므로, 제3자가 악의라는 사실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은 그 허위표시의 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정허위표시:제108조 제2항 제3자의 선의 추정과 악의의 증명책임
본 지문 → 옳음.
근거: 丁은 허위표시로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丙 명의 등기)를 토대로 X를 매수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제3자이다(제108조 제2항).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데, 제3자의 선의는 추정되므로, 甲이 丁에게 무효를 주장(대항)하려면 甲이 丁의 악의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2다1321)는 제2회 민사법 제61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 — 근저당권자 戊도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甲은 戊가 선의이면 무효로 대항할 수 없다 (정답)
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12074 판결(판결요지 [1])
… 허위표시의 당사자 및 포괄승계인 이외의 자로서 허위표시에 의하여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는 허위표시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허위표시의 무효를 대항하지 못하고, 따라서 선의의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허위표시도 그 표시된 대로 효력이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정허위표시 (3):제3자 보호의 범위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제108조 제2항의 제3자란 허위표시에 의하여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자를 말한다. 戊는 가장양수인 丙 명의의 등기를 토대로 X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자이므로, 이러한 제3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戊가 선의라면 甲은 그 무효로 戊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戊가 악의인 경우에만 대항할 수 있다. 그런데 지문은 "戊가 선의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무효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94다12074)는 제10회 민사법 제8번, 제6회 민사법 제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 —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인 법률행위도 채권자취소권(사해행위)의 대상이 된다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50985 판결(판결요지)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통정허위표시인 경우에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고, 한편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으로 된 채무자의 법률행위라도 통정허위표시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정허위표시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무효인 통정허위표시도 사해행위로 취소 가능
본 지문 → 옳음.
근거: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인 법률행위라도 그것이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켜 채권자를 해하는 것이라면 채권자취소권(민법 제406조)의 대상이 된다. 무효인 행위를 굳이 취소할 실익이 있는 이유는, 가장양수인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여 책임재산을 원상회복시킬 필요가 있고 무효 주장만으로는 선의의 전득자 등에게 대항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자 乙은 甲·丙의 가장매매가 사해행위임을 이유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7다50985)는 제6회 민사법 제9번, 제2회 민사법 제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정답은 4번. 근저당권자 戊는 가장양수인 丙 명의의 등기를 토대로 근저당권을 취득하여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이므로, 甲은 戊가 선의이면 무효로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선의 여부와 관계없이 대항할 수 있다"는 지문 ④는 옳지 않다(94다12074). 나머지는 모두 옳다 — ① 통정허위표시는 채무초과 여부와 무관하게 무효이고(제108조 제1항), ② 강제집행면탈 목적이라도 반사회질서 법률행위가 아니어서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으며(93다61307), ③ 선의의 丁에게는 대항하지 못하고 제3자의 선의는 추정되어 甲이 악의를 증명하여야 하며(2002다1321), ⑤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인 행위도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된다(97다50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