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7번
문제
가구상 甲이 乙에게 고가의 가구를 외상으로 판매한 후 乙을 상대로 외상대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고,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외상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더라도, 법원은 乙의 원용이 없는 한 직권으로 외상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 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 ② 위 소송에서 乙이 외상대금채권의 변제기를 2006. 4. 2.이라고 주장한 경우, 증거조사결과 변제기가 2005. 4. 2.인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법원은 2005. 4. 2.을 소멸시효의 기산일로 삼아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 ③ 위 소송에서 乙이 외상대금채권의 변제기를 2006. 4. 2.이라고 주장한 경우, 증거조사결과 변제기가 2007. 4. 2.인 사실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2007. 4. 2.을 소멸시효의 기산일로 삼아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 ④ 외상대금채권의 변제기가 2005. 4. 2.인데, 甲이 2008. 3. 27. 乙에게 외상대금을 지급하라고 최고하였으나, 2008. 4. 14. 乙로부터 그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조사할 것이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답변을 받고 다시 2008. 4. 20. 乙로부터 그 이행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받은 후 2008. 10. 15. 위 소를 제기하였다면, 위 최고시에 외상대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 ⑤ 위 소송에서 甲과 乙이 외상대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상법이 정한 5년이라고 주장하였더라도, 법원은 그 소멸시효기간을 민법이 정한 3년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외상대금채권(민법 제163조 제6호의 3년 단기소멸시효)을 둘러싼 소멸시효의 소송법적 취급이 종합적으로 문제된다. ① 시효완성의 원용(변론주의), ②③ 소멸시효 기산일이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인지, ④ 최고 후 채무자가 이행유예를 구한 경우 민법 제174조 6월 기간의 기산점, ⑤ 소멸시효기간 자체는 법률상 주장으로서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아닌지가 각 쟁점이다.
근거 법령
민법 제163조(3년의 단기소멸시효) 다음 각호의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6.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상품의 대가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63조
민법 제174조(최고와 시효중단) 최고는 6월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74조
각 지문 검토
① ○ — 소멸시효 완성은 원용이 있어야 하고 법원이 직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1980. 1. 29. 선고 79다1863 판결
소멸시효기간 만료에 인한 권리소멸에 관한 것은 소멸시효의 이익을 받는 자가 소멸시효완성의 항변을 하지 않으면, 그 의사에 반하여 재판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멸시효 완성의 원용과 변론주의:시효이익을 받는 자가 항변하지 않으면 그 의사에 반하여 재판할 수 없음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권리소멸은 그 이익을 받는 자(乙)가 소송에서 이를 원용(항변) 하여야 비로소 재판의 기초가 된다. 원용이 없는 이상 법원은 직권으로 시효완성을 인정하여 甲의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
본 지문 → 옳음.
② ○ — 당사자가 주장한 기산일보다 앞선 날을 기산일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1995. 8. 25. 선고 94다35886 판결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 소멸시효 항변의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해당하므로 이는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이고, 따라서 본래의 소멸시효 기산일과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변론주의의 원칙상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하여야 하는데, 이는 당사자가 본래의 기산일보다 뒤의 날짜를 기산일로 하여 주장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반대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멸시효기간의 기산일과 변론주의의 적용
乙이 변제기(기산일)를 2006. 4. 2.로 주장하였는데 증거상 본래의 기산일이 그보다 앞선 2005. 4. 2.로 인정되는 경우이다. 이는 당사자가 본래의 기산일보다 뒤의 날짜를 주장한 경우로, 법원은 변론주의상 당사자가 주장한 2006. 4. 2.을 기준으로 계산하여야 하고 본래의 기산일 2005. 4. 2.을 임의로 기산일로 삼을 수 없다.
본 지문 → 옳음.
③ ✗ — 반대의 경우에도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기산일을 삼을 수 없다 (정답)
같은 대법원 1995. 8. 25. 선고 94다35886 판결(위 인용)이 이 지문의 직접 근거다. 판례는 "당사자가 본래의 기산일보다 뒤의 날짜를 주장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하여 양방향 모두 당사자가 주장한 기산일에 법원이 구속된다고 본다.
乙이 기산일을 2006. 4. 2.로 주장하였는데 본래의 기산일이 그보다 뒤인 2007. 4. 2.로 인정되는 경우(당사자가 본래 기산일보다 앞선 날짜를 주장한 "그 반대의 경우")에도,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한 2006. 4. 2.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며 2007. 4. 2.을 기산일로 삼을 수 없다. 지문은 법원이 2007. 4. 2.을 기산일로 삼아 판단할 수 있다고 하므로 변론주의에 반한다.
이 판례(94다35886)는 제2회·제7회·제8회·제12회 민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소멸시효 기산일 변론주의의 빈출 판례입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④ ○ — 최고 후 채무자가 이행유예를 구하면 6월 기간은 회답을 받은 때부터 기산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24336 판결
민법 제174조 소정의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최고도 채무이행을 최고받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등에 대하여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채권자에 대하여 그 이행의 유예를 구한 경우에는 채권자가 그 회답을 받을 때까지는 최고의 효력이 계속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같은 조 소정의 6월의 기간은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회답을 받은 때로부터 기산되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최고 후 이행유예 요청 시 민법 제174조 6월 기간의 기산점:채무자의 회답을 받은 때부터 기산
변제기 2005. 4. 2.의 외상대금채권은 3년이 지난 2008. 4. 2. 시효가 완성될 상황이었으나, 甲이 그 전인 2008. 3. 27. 최고하였다. 乙이 2008. 4. 14. "조사할 것이 있으니 기다려달라"며 이행유예를 구하였으므로, 최고의 효력은 甲이 회답(2008. 4. 20. 이행거절 통지)을 받을 때까지 계속되고 6월의 기간은 그 회답을 받은 2008. 4. 20.부터 기산된다. 그로부터 6월 내인 2008. 10. 15. 소가 제기되었으므로(2008. 10. 20. 도과 전), 최고시(2008. 3. 27.)에 소급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
본 지문 → 옳음.
⑤ ○ — 소멸시효기간은 법률상 주장으로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68217 판결(판결요지 [2])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므로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복수의 채권 중 어느 하나만 행사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 소멸시효 완성 항변의 대상·소멸시효기간 주장과 변론주의(소극)
소멸시효 기산일(②③)과 달리, 소멸시효기간이 몇 년인지는 순수한 법률 적용의 문제다. 甲·乙이 모두 상법상 5년(상법 제64조)이라 주장하였더라도, 외상대금은 민법 제163조 제6호의 상품 대가로서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므로 법원은 당사자 주장에 구속되지 않고 직권으로 3년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음.
결론
정답은 3번이다. 소멸시효의 기산일(구체적 사실)은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어서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한 날짜에 구속되지만(②③, 94다35886), 시효완성의 원용은 이익을 받는 자의 항변이 있어야 하고(①), 소멸시효기간이 몇 년인지는 법률상 주장이어서 법원이 직권 판단한다(⑤). ③은 당사자가 주장한 기산일(2006. 4. 2.)과 다른 2007. 4. 2.을 법원이 임의로 기산일로 삼을 수 있다고 하여 변론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므로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