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61번
문제
甲은 乙에 대하여 대여금 반환채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 乙이 사망하였고, 유일한 상속인 丙은 상속포기기간 내에 상속을 포기하였다.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상속을 포기한 丙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는데, 상속의 포기는 丙의 채권자의 입장에서 그의 기대를 저버리는 측면이 있더라도 상속인의 재산을 현재의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않으므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ㄴ. 만약 丙이 한정승인을 하고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B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경우, 상속채권자 A는 상속재산에 관하여 丙으로부터 담보권을 취득한 B에게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 있다.
ㄷ. 丙이 상속포기를 하였으나, 甲이 丙을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청구소송에서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丙이 이를 주장하지 않고 甲의 승소판결이 확정된 경우, 위 상속포기는 적법한 청구이의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
ㄹ. 甲이 乙의 사망사실을 모르고 乙을 피고로 하여 대여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乙의 사망사실을 알고 피고의 표시를 상속인 丙으로 정정하였는데 丙의 상속포기사실을 알게 된 경우, 甲이 의도한 실질적 피고의 동일성이 충족되는 상황이라도 이제는 2순위 상속인인 丁으로 피고의 표시를 정정할 수 없고, 피고의 경정을 하여야 한다.
선지
- ① ㄱ, ㄴ
- ② ㄱ, ㄹ
- ③ ㄴ, ㄷ
- ④ ㄴ, ㄹ
- ⑤ ㄱ, ㄷ, ㄹ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ㄴ, ㄹ)
쟁점
채권자 甲의 채무자 乙이 사망하고 유일한 상속인 丙이 상속을 포기한 사안에서, 상속포기·한정승인의 실체법적 효과와 그에 관한 소송법적 처리(청구이의, 당사자표시정정)를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이다. ㄱ은 상속포기와 사해행위취소, ㄴ은 한정승인자로부터 담보권을 취득한 자와 상속채권자의 우열, ㄷ은 상속포기와 청구이의, ㄹ은 사망자를 피고로 한 소에서의 당사자표시정정을 다룬다.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르는 문제이다.
각 지문 검토
ㄱ. 옳음 — 상속포기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시로 소급하여 효력이 있어 포기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된다(민법 제1042조). 그런데 상속포기는 순전한 재산법적 행위가 아니라 인적 결단의 성질을 가지므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민법 제1042조(포기의 소급효) 상속의 포기는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
상속인의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상속의 포기가 그의 기대를 저버리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인 상속인의 재산을 현재의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아니한다. … 상속의 포기는 제406조 제1항에서 정하는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속포기의 사해행위성 · 표준판례: 사해행위 (5):상속포기
본 지문 → 옳음.
근거: 지문은 판례의 논거(현재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않음 + 인적 결단)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ㄴ. 옳지 않음 — 상속채권자는 한정승인만으로 담보권 취득자에 대해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 없다
한정승인이 있어도 상속재산의 처분행위가 당연히 제한되는 것은 아니고, 민법은 상속채권자에게 한정승인자로부터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한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다77781 전원합의체 판결
한정승인만으로 상속채권자에게 상속재산에 관하여 한정승인자로부터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며 …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사람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상의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의 사유만으로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한정승인의 효력 (1)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상속채권자 A와 근저당권자 B의 우열은 등기의 선후 등 민법상 일반원칙에 따르므로, A가 한정승인 사실만으로 후순위인 B에게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 있다"는 지문은 그르다.
ㄷ. 옳음 — 상속포기는 채무의 존재 자체에 관한 것이어서 청구이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
한정승인은 책임의 범위(집행 대상)에 관한 것이어서 이를 주장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되어도 기판력이 미치지 않아 청구이의 사유가 되지만, 상속포기는 상속채무의 존재 자체에 관한 것이어서 판결 주문의 기판력에 의해 차단된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79876 판결
기판력에 의한 실권효 제한의 법리는 채무의 상속에 따른 책임의 제한 여부만이 문제되는 한정승인과 달리 상속에 의한 채무의 존재 자체가 문제되어 그에 관한 확정판결의 주문에 당연히 기판력이 미치게 되는 상속포기의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판력의 시적 범위:표준시 후의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 주장 · 표준판례: 한정승인 미주장으로 책임유보 없는 판결 확정 후 한정승인을 이유로 한 청구이의의 소 가부(적극)
본 지문 → 옳음.
근거: 상속포기는 상속채무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유이므로 변론종결 전에 주장하였어야 하고, 이를 주장하지 않아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그 주문의 기판력에 차단되어 변론종결 후의 청구이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한정승인이 청구이의 사유가 되는 것과 구별된다).
ㄹ. 옳지 않음 — 상속포기로 상속인이 바뀐 경우에도 실제 상속인으로 당사자표시정정을 할 수 있다
사망자를 피고로 표시하여 소를 제기한 경우 실질적 피고는 그 상속인이고, 1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로 상속인이 순차 승계되더라도 원고가 의도한 실질적 피고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 실제 상속인으로 피고표시를 정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49964 판결
실질적인 피고는 … 사망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사망자의 상속자이고 다만 그 표시에 잘못이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인정되면 사망자의 상속인으로 피고의 표시를 정정할 수 있다 할 것인바, … 위의 법리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사망 이후 그 1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 사실을 알지 못하고 1순위 상속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경우에도 채권자가 의도한 실질적 피고의 동일성에 관한 위 전제요건이 충족되는 한 마찬가지로 적용이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망자를 피고로 한 소제기와 당사자표시정정:1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 시 실제 상속인으로의 정정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실질적 피고의 동일성이 충족되는 이상 2순위 상속인 丁으로 피고표시를 정정하는 것은 당사자표시정정으로 처리할 수 있다. "표시정정을 할 수 없고 피고경정을 하여야 한다"는 지문은 그르다(피고경정은 당사자의 동일성이 바뀌는 경우의 제도이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ㄴ, ㄹ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상속채권자는 한정승인만으로 담보권 취득자에게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 없고(ㄴ), 상속포기로 상속인이 바뀐 경우에도 실질적 피고의 동일성이 유지되면 당사자표시정정으로 처리할 수 있다(ㄹ). 반면 상속포기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아니고(ㄱ), 채무의 존재 자체에 관한 것이어서 청구이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ㄷ)는 점은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