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62번
문제
甲과 乙이 골재채취업을 동업하다가 2005. 3. 20. 甲이 위 동업관계에서 탈퇴하게 되자 乙은 甲에게 정산금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되 같은 날 이를 甲으로부터 차용한 것으로 하고 변제기를 2005. 6. 20.로 약정하였다(‘이 사건 약정’).
그 후 甲은 2011. 9. 27. 乙을 상대로 (1) 위 3,0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대여금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2) 이 사건 약정 당시 위 3,000만 원에 대하여 연 10%의 이자도 정하였다고 주장하며 위 3,000만 원에 대한 약정이자 및 지연손해금으로 이 사건 약정일인 2005. 3.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급도 아울러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乙은, 甲의 청구원인사실 중 (1) 이 사건 약정의 존재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나 (2) 이자지급 약정의 존재에 관하여는 부인하는 주장을 함과 아울러, 이 사건 약정에 의하여 발생한 甲의 채권은 상사채권으로서 위 소제기시 이미 변제기로부터 5년의 상사시효가 경과하여 소멸하였다고 항변하였다. 한편 甲은 그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자지급 약정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였다.
이 경우 법원이 내려야 할 판단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이 사건 약정을 경개 또는 준소비대차 중 어느 것으로 볼 것인가는 일차적으로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고, 만약 당사자의 의사가 명백하지 않을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한다.
ㄴ. 이 사건 약정과 같은 동업자 사이의 계산은 상행위라 하더라도 계산상 부담할 채무를 현실로 수수함이 없이 소비대차로 전환한 것인 이상 민사행위가 되어 위 차용금채무에 대하여는 일반 민사채권의 시효기간인 10년이 적용되므로, 乙의 소멸시효 항변은 배척되어야 한다.
ㄷ. 甲이 주장하는 이자지급 약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법원은 甲의 이자 및 지연손해금 청구를 모두 배척할 수밖에 없다.
ㄹ. 甲이 주장하는 이자지급 약정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법원은 乙에게 3,000만 원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면서 위 3,000만 원에 대하여 판결 선고 다음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아울러 명하여야 한다.
ㅁ. 만약 甲이 위 소를 제기하기 전에 甲의 채권자 丙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채권 중 1,000만 원 부분에 대한 압류 및 전부명령이 확정되었다면, 甲의 소 중 1,0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원고적격의 흠결을 이유로 각하되어야 한다.
선지
- ① ㄱ
- ② ㄱ, ㅁ
- ③ ㄱ, ㄴ, ㅁ
- ④ ㄱ, ㄷ, ㄹ
- ⑤ ㄴ, ㄷ, ㄹ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ㄱ)
쟁점
동업 탈퇴 정산금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한 약정(이 사건 약정)을 둘러싸고, ㄱ 경개와 준소비대차의 구별, ㄴ 상인의 준소비대차 채권의 소멸시효(상사시효 5년), ㄷ 지연손해금과 약정이자의 관계, ㄹ 소송촉진법상 지연손해금의 기산점, ㅁ 전부명령 후의 원고적격이 얽힌 종합문제이다. 이 사건 사안은 대법원 1989. 6. 27. 선고 89다카2957 판결(골재채취업 동업 정산금)과 사실관계가 사실상 동일하다. 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문제이다.
각 지문 검토
ㄱ. 옳음 — 경개인지 준소비대차인지는 당사자 의사로 정하되, 불명확하면 준소비대차로 본다
대법원 1989. 6. 27. 선고 89다카2957 판결(판결요지 가)
경개나 준소비대차는 모두 기존채무를 소멸케 하고 신채무를 성립시키는 계약인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지만 경개에 있어서는 기존채무와 신채무와의 사이에 동일성이 없는 반면, 준소비대차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는 바, … 그 약정을 경개로 볼 것인가 또는 준소비대차로 볼 것인가는 일차적으로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고 만약 당사자의 의사가 명백하지 않을 때에는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 일반적으로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경개와 준소비대차의 구별 및 상인의 준소비대차 채권의 상사시효
본 지문 → 옳음.
근거: 지문은 위 판례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동일성 상실로 담보·항변권을 잃는 불이익을 스스로 초래하는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의사가 불명확하면 준소비대차로 추정한다.
ㄴ. 옳지 않음 — 상인의 준소비대차 채권은 상사채권으로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된다
지문 ㄴ은 이 사건 약정을 소비대차로 전환하면 민사행위가 되어 10년 시효가 적용된다는 것이나, 이는 89다카2957 사건에서 파기된 원심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상인의 준소비대차는 상행위로 추정되어 그 채권이 상사채권이 된다고 보았다.
대법원 1989. 6. 27. 선고 89다카2957 판결(판결요지 나)
갑과 을이 골재채취업을 동업하다가 을이 탈퇴하고 갑이 을에게 지급할 정산금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 갑은 골재채취를 영업으로 하는 자이어서 상인이고 이 준소비대차계약은 상인인 갑이 그 영업을 위하여 한 상행위로 추정함이 상당하므로(이 점은 위 약정을 경개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의하여 새로이 발생한 채권은 상사채권으로서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경개와 준소비대차의 구별 및 상인의 준소비대차 채권의 상사시효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이 사건 채권은 상사채권이어서 변제기(2005. 6. 20.)로부터 5년이 지난 2010. 6. 20. 시효가 완성되었고, 그 후인 2011. 9. 27. 제기된 소는 시효 완성 후의 것이다. 따라서 乙의 소멸시효 항변은 배척될 것이 아니라 인용되어야 하므로, "배척되어야 한다"는 지문은 그르다.
ㄷ. 옳지 않음 — 이자약정이 인정되지 않아도 지연손해금은 법정이율로 청구할 수 있다
지연손해금은 이행지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약정이자와 법적 성질이 다르므로, 이자약정이 없어 이자청구를 할 수 없는 경우에도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은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85342 판결
금전채무에 관하여 아예 이자약정이 없어서 이자청구를 전혀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채무자의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은 법정이율에 의하여 청구할 수 있으므로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금전채권 (2):약정이율과 법정이율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이자약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지연손해금 청구까지 당연히 배척되는 것은 아니다(약정이자 배척과 지연손해금은 별개). 다만 이 사건에서는 원금 채권 자체가 상사시효로 소멸하여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발생하지 않으므로 결국 배척되나, 그 이유는 "이자약정 불인정"이 아니라 "원금 채권의 시효소멸"이다.
ㄹ. 옳지 않음 — 원금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고, 소송촉진법 이율의 기산점도 판결 선고 다음날이 아니다
이 사건 원금 채권(3,000만 원)은 상사시효로 소멸하였으므로 법원은 그 지급을 명할 수 없다. 나아가 소송촉진법상 지연손해금은 판결 선고 다음날이 아니라 소장 등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날부터 적용된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법정이율) ① 금전채무의 …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 법정이율은 그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 … 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다. ②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i) 원금 채권이 시효소멸하여 3,000만 원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 자체를 할 수 없고, (ii) 설령 원금이 인정되더라도 소송촉진법 이율의 기산점은 "소장 송달 다음날"이지 "판결 선고 다음날"이 아니다. 두 점 모두에서 지문은 그르다.
ㅁ. 옳지 않음 — 전부명령이 확정되어도 원고적격은 인정되고 본안에서 기각될 뿐이다
이행의 소에서 원고적격은 스스로 이행청구권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고, 실제로 그 청구권을 가지고 있는지는 본안심리를 거쳐 판단할 사항이다. 전부명령이 확정되어 그 부분 채권이 전부채권자 丙에게 이전되었더라도, 甲이 자신이 채권자라고 주장하며 이행을 구하는 이상 원고적격은 인정되고, 다만 청구권을 상실하였으므로 본안에서 기각될 뿐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채권의 귀속(청구권의 존부)은 본안의 문제이지 당사자적격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1,000만 원 부분은 원고적격 흠결을 이유로 각하될 것이 아니라 본안에서 청구기각되어야 한다. "원고적격의 흠결을 이유로 각하"는 그르다(전부명령은 추심명령과 달리 채권 자체가 이전되므로, 이는 본안에서 청구권 상실로 귀결된다).
결론
옳은 것은 ㄱ뿐이므로 정답은 1번이다. ㄱ(경개·준소비대차 구별과 준소비대차 추정)만 판례에 부합하고, ㄴ(상사시효 5년이 적용되므로 시효 완성)·ㄷ(지연손해금은 법정이율로 별도 청구 가능)·ㄹ(원금 시효소멸 + 소촉법 기산점은 소장 송달 다음날)·ㅁ(전부명령 후에는 각하가 아니라 본안 기각)은 모두 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