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번
문제
甲의 ⓑ행위가 ⓐ행위와 결합하여 실체법상 일죄로 평가받는 관계에 있거나, ⓐ행위에 대한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평가받는 사례를 모두 모아 놓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가]
ⓐ 전과가 있던 甲은 친구 乙인 것처럼 가장하여 A회사에 취직하기 위하여 허락없이 임의로 친구 乙 명의의 이력서를 작성하였다.
ⓑ 甲은 위 乙 명의의 이력서에 날인하기 위하여 허락 없이 임의로 乙 명의의 인장을 만들어 乙 이름 뒤에 날인하였다.
[나]
ⓐ 甲은 乙을 살해하였다.
ⓑ 甲은 乙의 시체를 바다에 투기하였다.
[다]
ⓐ 甲은 乙의 지갑을 훔쳐 달아나던 중 이웃 주민 丙, 丁에게 추격을 당하게 되었다. 이에 甲은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가지고 있던 주머니칼로 丙의 팔에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 甲은 계속하여 추격해온 丁에게 위 칼을 내밀며 “쫓아오면 칼로 찔러 죽인다.”라고 소리쳐 협박하였다.
[라]
ⓐ 乙은 丙으로부터 토지를 매수하면서 甲과 명의신탁약정을 하여 甲이 丙으로부터 곧장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도록 하였다. 甲은 위 토지를 보관하고 있던 중 토지의 일부가 수용되자 그 대가로 받은 토지수용보상금을 임의로 소비하였다.
ⓑ 이후 甲은 乙로부터 나머지 토지 전체의 소유권이전등기를 乙 명의로 경료해 줄 것을 요청받았으나 甲은 이를 거부하였다.
선지
- ① 가, 다
- ② 가, 다, 라
- ③ 나, 라
- ④ 나, 다, 라
- ⑤ 다, 라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행위가 ⓐ행위와 결합하여 실체법상 일죄(법조경합 흡수관계·포괄일죄 등)로 평가되거나, ⓐ행위에 대한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평가되어 별죄를 구성하지 않는 사례를 모두 고르는 죄수론 문제이다. 각 사례에서 ⓐ와 ⓑ가 별개의 죄로 실체적 경합하는지, 아니면 하나의 죄로 흡수·포괄되는지를 판례로 판단한다. 해당하는 것은 [가]·[다]이므로 정답은 1번이다.
[가] 해당 — 인장위조(ⓑ)는 사문서위조(ⓐ)에 흡수되어 실체법상 일죄이다
甲이 乙 명의의 이력서를 위조한 것은 사문서위조죄(형법 제231조), 그 이력서에 날인하기 위하여 乙 명의의 인장을 위조하여 날인한 것은 사인위조죄(형법 제239조 제1항)에 해당한다. 그러나 위조한 인장을 사용하여 타인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한 경우, 인장위조죄는 사문서위조죄에 흡수되어 따로 성립하지 않는다.
형법 제239조(사인등의 위조, 부정사용) ① 행사할 목적으로 타인의 인장, 서명, 기명 또는 기호를 위조 또는 부정사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39조
대법원 1978. 9. 26. 선고 78도1787 판결
행사의 목적으로 타인의 인장을 위조하고 그 위조한 인장을 사용하여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사문서를 위조한 경우에는 인장위조죄는 사문서위조죄에 흡수되고 따로 인장위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인장위조와 사문서위조의 흡수관계:위조인장을 사용해 사문서를 위조하면 인장위조죄는 사문서위조죄에 흡수되어 별죄 ✗
[가] → 해당.
근거: 인장위조는 사문서위조의 수단인 부분행위로서 사문서위조죄에 흡수되는 법조경합 관계이므로, ⓑ(인장위조·날인)는 ⓐ(사문서위조)와 결합하여 하나의 사문서위조죄(실체법상 일죄)로 평가된다.
[나] 해당 없음 — 살인(ⓐ) 후 사체투기(ⓑ)는 별개의 사체유기죄로 경합한다
甲이 乙을 살해한 것은 살인죄(형법 제250조 제1항), 그 시체를 바다에 투기한 것은 사체유기죄(형법 제161조 제1항)이다. 사체유기죄는 사자에 대한 사회의 경건감정이라는 살인죄와 다른 법익을 침해하므로, 살인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아니라 별개의 죄로 성립하여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
형법 제161조(시체 등의 유기 등) ① 시체, 유골, 유발 또는 관 속에 넣어 둔 물건을 손괴(損壞), 유기, 은닉 또는 영득(領得)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61조
대법원 1986. 6. 24. 선고 86도891 판결
형법 제161조의 사체은닉이라 함은 사체의 발견을 불가능 또는 심히 곤란하게 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으나, … 사람을 살해한 자가 … 사체를 그대로 둔채 도주한 경우에는, 비록 결과적으로 사체의 발견이 현저하게 곤란을 받게 되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별도로 사체은닉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체은닉죄의 성부:살해 후 사체를 그대로 방치한 채 도주한 경우
[나] → 해당 없음.
근거: 살해 후 사체를 단순히 방치한 것에 그친 경우에는 사체은닉죄가 성립하지 않으나(86도891), 이 사안처럼 시체를 바다에 적극적으로 투기하는 행위는 사체유기죄가 별도로 성립한다. 이는 살인죄가 침해한 법익과 다른 법익(사자에 대한 경건감정)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살인죄와 실체적 경합이 되므로, [나]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판례(86도891)는 제8회 형사법 제8번·제3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다] 해당 — 체포면탈 목적의 상해(ⓐ)와 협박(ⓑ)은 포괄하여 하나의 강도상해죄이다
甲은 절도 후 도주 중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추격하던 丙에게 상해를 가하고(준강도가 사람을 상해 → 강도상해죄, 형법 제335조·제337조), 이어서 계속 추격해온 丁을 협박하였다(준강도, 제335조).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같은 기회에 여러 명에게 폭행·협박을 가하고 그 중 1인에게 상해를 가한 경우, 이는 포괄하여 하나의 강도상해죄만 성립한다.
형법 제335조(준강도) 절도가 재물의 탈환에 항거하거나 체포를 면탈하거나 범죄의 흔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때에는 제333조 및 제334조의 예에 따른다.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3447 판결
절도범이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체포하려는 여러 명의 피해자에게 같은 기회에 폭행을 가하여 그 중 1인에게만 상해를 가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포괄하여 하나의 강도상해죄만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도상해죄의 죄수:체포면탈 목적 여러 명 같은 기회 폭행 중 1인 상해는 포괄 일죄
[다] → 해당.
근거: 丙에 대한 상해와 丁에 대한 협박은 하나의 절도 기회에 체포면탈이라는 단일한 목적으로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丁 협박)는 ⓐ(丙 상해)와 결합하여 하나의 강도상해죄(실체법상 일죄)로 포괄된다. 이 판례(2001도3447)는 제3·4·6·7·13회 형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라] 해당 없음 — 수용보상금 횡령(ⓐ)과 나머지 토지 횡령거부(ⓑ)는 별개의 객체에 대한 별개의 횡령이다
이 사안은 신탁자 乙이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등기만 수탁자 甲 명의로 이전한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3자간) 명의신탁이다. ⓐ는 수용된 일부 토지의 대가인 수용보상금을 임의소비한 것이고, ⓑ는 나머지 토지 전체의 등기이전을 거부한 것으로, 양자는 서로 다른 객체(수용보상금 vs 나머지 토지)에 관한 별개의 처분행위이다. 따라서 ⓑ는 ⓐ에 결합되는 일죄도, ⓐ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도 아니다.
[라] → 해당 없음.
근거: 불가벌적 사후행위는 선행 범죄로 이미 평가된 법익침해의 상태를 유지·이용하는 것에 불과하여 새로운 법익침해가 없는 경우인데, ⓑ는 ⓐ와 다른 재산(나머지 토지)에 대한 새로운 침해이므로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될 수 없고 별개의 죄가 문제될 뿐이다.
※ 판례 변경 주의: 이 문제 출제 당시(제1회, 2012년)에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처분하면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수탁자는 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어서 임의처분하여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되었다(표준판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횡령죄, 대법원 판례 원문). 다만 어느 견해에 의하더라도 ⓐ와 ⓑ가 결합하여 일죄가 되거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는 관계는 아니므로, [라]가 정답에서 제외되는 결론은 동일하다. 이 전합 판례(2014도6992)는 제3·4·6·7·8·15회 형사법 및 사례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결론
정답은 1번([가]·[다])이다. [가]는 인장위조가 사문서위조에 흡수되는 법조경합(실체법상 일죄), [다]는 체포면탈 목적의 상해·협박이 하나의 강도상해죄로 포괄되는 포괄일죄로서 문제가 요구하는 관계에 해당한다. 반면 [나]는 살인과 사체유기가 다른 법익을 침해하는 별개의 죄로 경합하고, [라]는 수용보상금과 나머지 토지라는 별개 객체에 대한 별개의 횡령이 문제되어 결합관계·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