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4번
문제
기대가능성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 규범적 책임론의 입장이다.
- ②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경우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다.
- ③ 자신의 강도상해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였으나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별건으로 기소된 공범의 형사사건에서 자신의 범행사실을 사실대로 진술할 기대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④ 형법 제12조(강요된 행위)는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으므로 책임조각이 인정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 ⑤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 유무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에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에 관한 종합문제이다. ① 규범적 책임론에서 기대가능성의 지위, ②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기대가능성 인정 여부, ③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가 공범 사건에서 자신의 범행을 진술할 기대가능성, ④ 강요된 행위(형법 제12조)의 성격, ⑤ 기대가능성의 판단기준(표준설)을 판례와 이론으로 검토한다. 옳지 않은 것은 3번이다.
① 옳음 — 기대가능성이 없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은 규범적 책임론의 입장이다
규범적 책임론은 책임의 본질을 심리적 사실(고의·과실)이 아니라 적법행위를 할 수 있었음에도 위법행위로 나아간 데 대한 규범적 비난가능성에서 찾는다. 따라서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으면 비난할 수 없어 책임이 조각된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기대가능성을 책임의 핵심 요소로 파악하여 그것이 없으면 책임비난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규범적 책임론의 기본 전제이다. 지문은 규범적 책임론의 내용을 정확히 서술하였다.
② 옳음 —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경우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다
판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기대가능성을 사회적 평균인의 관점에서 판단할 때, 양심상의 결정이 적법행위로 나아갈 동기 형성을 강하게 압박하더라도 적법행위로 나아가는 것이 실제로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하여 기대가능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상의 결정이 적법행위로 나아갈 동기의 형성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가 적법행위로 나아가는 것이 실제로 전혀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양심적 병역거부와 기대가능성:사회적 평균인 관점의 판단
본 지문 → 옳음.
근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도 적법행위(병역의무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이므로, "인정될 수 있다"는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4도2965)는 제7회 형사법 제1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 참고: 이후 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는 구성요건 단계의 "정당한 사유" 해석에 관한 것으로, 기대가능성 인정 여부를 다룬 위 2004도2965의 책임론적 판단과는 논의의 평면을 달리한다.
③ 옳지 않음 (정답) —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공범 사건에서 사실대로 진술할 기대가능성이 있어 위증죄가 성립한다
이미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다시 처벌되지 않으므로 공범의 형사사건에서 증언을 거부할 수 없고, 나아가 사실대로 증언하여야 한다.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였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양형참작사유가 될 수 있을 뿐, 사실대로 진술할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5도10101 판결(판결요지 [1]·[2])
이미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공범의 형사사건에서 그 범행에 대한 증언을 거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실대로 증언하여야 하고, 설사 피고인이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시종일관 그 범행을 부인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위증죄에 관한 양형참작사유로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이유로 피고인에게 사실대로 진술할 것을 기대할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 자신의 강도상해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였으나 유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별건으로 기소된 공범의 형사사건에서 자신의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증언을 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사실대로 진술할 기대가능성이 있으므로 위증죄가 성립한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대가능성의 판단기준 · 표준판례: 유죄 확정 후 공범 사건 증언 — 거부권 ✗ + 사실대로 증언 의무 + 자기 사건 부인했어도 기대가능성 ○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지문의 사실관계(강도상해 범행을 부인하여 유죄확정된 자가 공범 사건에서 진술)는 위 판례의 사안 그대로인데, 판례는 기대가능성이 있어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기대가능성이 없어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문은 판례와 정반대여서 틀리다. 이 판례(2005도10101)는 제3·6·7·8·9·12·15회 형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④ 옳음 — 형법 제12조(강요된 행위)는 기대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조각되는 규정이다
강요된 행위는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로서, 행위자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어 책임이 조각된다.
형법 제12조(강요된 행위)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2조 · 표준판례: 강요된 행위
본 지문 → 옳음.
근거: 강요된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이 아니라, 강요 상황에서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조각되는 대표적 책임조각사유이다. 지문은 이를 정확히 서술하였다.
⑤ 옳음 — 기대가능성 유무는 행위 당시 구체적 상황에서 사회적 평균인의 관점으로 판단한다
판례는 기대가능성의 판단기준으로 이른바 평균인표준설을 취하여,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그 평균인의 관점에서 기대가능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본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5도10101 판결(판결요지 [1])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에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그 기대가능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대가능성의 판단기준
본 지문 → 옳음.
근거: 지문은 판례가 취하는 평균인표준설의 판단기준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판단기준은 위 2005도10101과 2004도2965 전합에서 동일하게 제시되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3번이다.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공범의 형사사건에서 사실대로 증언할 기대가능성이 있어 허위진술 시 위증죄가 성립하는데(2005도10101), 지문은 기대가능성이 없어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여 판례와 정반대로 서술하였다. ①(규범적 책임론)·②(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기대가능성 인정)·④(강요된 행위=책임조각)·⑤(평균인표준설)은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