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8번
문제
재산죄의 성립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가. 채권자가 양도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을 변제기 후에 담보권의 실행차원에서 처분한 경우, 그 목적물을 부당하게 염가로 처분하거나 청산금의 잔액을 채무자에게 지급해주지 않으면 배임죄가 성립한다.
나. 자기소유의 동산에 대해 매수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도인이 중도금까지 지급받은 상태에서 그 목적물을 제3자에 대한 자기의 채무변제에 갈음하여 그 제3자에게 양도해 버린 경우에는 기존 매수인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한다.
다.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수탁자가 부동산 매매계약의 매수인으로 나서서 그 정을 모르는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목적물을 자기 명의로 등기한 후 임의로 처분한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한다.
라. 양도담보로 제공된 동산을 채권자가 채무자와의 합의를 통해 점유보관하고 있다가 변제기가 도래하기 전에 그 목적물을 임의로 제3자에게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선지
- ① 가, 나
- ② 가, 다
- ③ 나, 다, 라
- ④ 나, 라
- ⑤ 라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양도담보·명의신탁과 관련한 횡령죄·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판례로 묻는 문제이다. 가(양도담보권자의 변제기 후 처분·정산의무 불이행과 배임죄), 나(동산 매도 후 제3자 대물변제와 배임죄), 다(계약명의신탁 수탁자의 처분과 횡령죄), 라(채권자가 점유하는 양도담보 동산의 변제기 전 처분과 횡령죄)를 검토한다. 옳은 것은 라뿐이므로 정답은 5번이다.
가. 옳지 않음 — 양도담보권자가 변제기 후 담보권을 실행하면서 부담하는 정산의무는 자기의 사무이므로, 청산금 미지급·부당염가처분도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양도담보권자가 변제기 경과 후 담보권을 실행하여 그 대금 등을 채권 변제에 충당하고 남은 청산금을 담보제공자에게 반환할 의무는 담보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자기의 정산의무일 뿐, 타인(채무자)의 사무가 아니다. 따라서 그 정산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부당하게 염가로 처분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1985. 11. 26. 선고 85도1493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양도담보가 처분정산형의 경우이건 귀속정산형의 경우이건 간에 담보권자가 변제기 경과후에 담보권을 실행하여 … 나머지가 있어 이를 담보제공자에게 반환할 의무는 담보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자신의 정산의무이므로 그 의무를 이행하는 사무는 곧 자기의 사무처리에 속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 그 정산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소위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양도담보권자의 정산의무 불이행과 배임죄(전합):변제기 후 담보권 실행 처분 시 정산의무는 자기 사무이므로 청산금 미지급·부당염가처분도 배임죄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변제기 후 담보권 실행으로서의 처분은 채권자 자신의 권능이고 정산의무도 자기 사무이므로, 청산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부당염가처분한 것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문제일 뿐 배임죄가 아니다.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지문은 판례와 반대여서 옳지 않다.
나. 옳지 않음 — 동산 매도인은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여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동산매매에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함으로써 계약이행을 완료하는 것이고, 자기의 동산인도채무 외에 매수인의 재산 보호·관리에 협력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도금을 받은 후 목적물을 제3자에 대한 대물변제로 양도하였더라도 매수인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동산매매계약에서의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매도인이 목적물을 매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고 이를 타에 처분하였다 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동산 이중매매와 배임죄:동산 매도인은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배임죄 불성립)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동산 이중매매(대물변제 양도 포함)에서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기존 매수인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전합 판례(2008도10479)는 제4·5·7·9·11회 형사법 및 사례형(제10회)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다. 옳지 않음 — 매도인이 선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 수탁자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어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 사실을 모르는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그 물권변동은 유효하고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이므로, 수탁자는 매도인뿐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따라서 수탁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어서 임의처분하여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사이에서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기하여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수탁자 명의로 경료한 경우에는 … 수탁자는 전소유자인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수탁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계약명의신탁(매도인 선의)과 횡령죄:수탁자가 완전한 소유권 취득하여 타인 재물 보관자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매도인이 선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는 수탁자가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어서 그 임의처분은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98도4347)는 제4·5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라. 옳음 — 약한 의미의 동산 양도담보에서 소유권은 채무자에게 유보되므로, 그 동산을 보관하는 채권자가 변제기 전에 임의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동산 양도담보계약이 담보와 담보권 실행의 청산절차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인 경우, 그 동산의 소유권은 여전히 채무자에게 남아 있고 채권자는 양도담보물권을 취득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동산을 보관하게 된 채권자는 타인(채무자) 소유의 물건을 보관하는 자로서, 변제기 전에 이를 임의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도906 판결
채무자가 채무이행의 담보를 위하여 동산에 관한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고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여전히 그 동산을 점유하는 경우 그 계약이 … 실질은 채무의 담보와 담보권실행의 청산절차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이라면 … 그 동산의 소유권은 여전히 채무자에게 남아 있고, 채권자는 단지 양도담보물권을 취득하는 데 지나지 않으므로 그 동산을 다른 사유에 의하여 보관하게 된 채권자는 타인 소유의 물건을 보관하는 자로서 횡령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약한 의미의 동산 양도담보와 채권자의 횡령죄:소유권이 채무자에게 유보되어 그 동산을 보관하는 채권자는 횡령죄의 주체(변제기 전 임의처분 시 횡령)
본 지문 → 옳음 (정답).
근거: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에서는 소유권이 채무자에게 유보되므로, 그 동산을 보관하는 채권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이다. 변제기가 도래하기 전에는 담보권을 실행할 수 없음에도 임의로 제3자에게 처분하였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지문은 판례에 부합한다.
결론
옳은 것은 라뿐이므로 정답은 5번이다. 가(양도담보권자의 변제기 후 정산의무는 자기 사무 → 배임죄 ✗)·나(동산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처리자 ✗ → 배임죄 ✗)·다(계약명의신탁 매도인 선의 → 수탁자가 완전한 소유권 취득 → 횡령죄 ✗)는 모두 재산죄가 성립하지 않는 사안이다. 반면 라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에서 소유권이 채무자에게 유보되어 채권자가 보관자가 되므로, 변제기 전 임의처분이 횡령죄를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