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4번
문제
사기죄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변호사가 대법관에게 로비자금으로 사용한다고 기망하여 의뢰인에게서 금원을 교부받은 경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 ② 사기 범행의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예금계좌로 송금받은 경우 사기죄의 객체는 재산상 이익이 아니라 재물이다.
- ③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 ④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아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 ⑤ 상대방으로부터 소송비용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을 이미 송금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대방을 피고로 하여 소송비용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판사의 권유에 따라 소를 취하한 경우라도 사기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사기죄(형법 제347조)의 여러 쟁점을 판례로 묻는 문제이다. ① 용도를 속인 편취(로비자금 명목)와 사기죄의 기망, ② 예금계좌로 송금받은 경우 사기죄의 객체(재물 vs 재산상 이익), ③ 임대목적물 경매진행 사실 미고지와 부작위에 의한 기망, ④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는 삼각사기, ⑤ 소송비용을 이미 받았음에도 소송비용 상당액의 손해배상청구 소를 제기한 경우 소송사기 미수의 성부를 검토한다. 옳지 않은 것은 5번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7조
① 옳음 —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빌려주지 않았을 관계에 있으면 사기죄의 기망이 인정된다
사기죄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는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빌려주지 않았을 관계에 있는 때에는 사기죄의 기망이 있다. 대법관에게 로비자금으로 쓴다고 속여 금원을 교부받은 사안이 이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707 판결(판결요지 가)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에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는 때에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인 기망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용도사기: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빌려주지 않았을 관계에 있으면 사기죄의 기망 성립(대법관 로비자금 명목 편취 사례)
본 지문 → 옳음.
근거: 로비자금이라는 용도를 속여 금원을 교부받은 것은 진정한 용도(사업자금 등)를 알았더라면 교부하지 않았을 관계에 있으므로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한다. 지문은 판례에 부합한다.
② 옳음 — 사기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예금계좌로 송금받은 경우, 사기죄의 객체는 재산상 이익이 아니라 재물이다
사기죄의 객체가 재물인지 재산상 이익인지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그것이 피해자 소유의 재물인지 아니면 피해자가 보유하는 재산상 이익인지에 따라 구별된다. 피해자가 기망당하여 현금을 가해자(또는 그 방조자) 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한 경우, 이는 재물인 현금을 교부받는 방법이 계좌송금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그 객체는 재물이다.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6256 판결
… 피해자가 피고인 명의의 새마을금고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한 경우 … 이는 재물에 해당하는 현금을 교부받는 방법이 예금계좌로 송금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 사기죄의 객체는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이므로,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살펴보아 그것이 피해자 소유의 재물인지 아니면 피해자가 보유하는 재산상의 이익인지에 따라 재물이 객체인지 아니면 재산상의 이익이 객체인지 구별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재물과 재산상 이익의 구별기준
본 지문 → 옳음.
근거: 계좌송금은 현금 교부의 한 형식일 뿐이므로 그 객체는 재물이다(피해자에게 예금채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지문은 판례에 부합한다. 이 판례(2010도6256)는 제4회 형사법 제3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③ 옳음 —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이 경매진행 중인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는 것을 말하고,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인정된다. 임대목적물이 경매진행 중인 사실은 임차인이 등기부를 열람할 수 있더라도 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
…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함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된다. /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이 경매진행중인 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경우, 임차인이 등기부를 확인 또는 열람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기망과 고지의무:임대목적물 경매진행 사실 미고지(등기부 열람 가능해도 사기죄)
본 지문 → 옳음.
근거: 경매진행 사실은 임차인이 알았더라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므로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고, 등기부 열람 가능성은 고지의무를 배제하지 않는다. 지문은 판례에 부합한다. 이 판례(98도3263)는 제7회 형사법 제6번·제10회 형사법 제14번·제12회 형사법 제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옳음 — 피기망자와 재산상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아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삼각사기)
피기망자와 재산상의 피해자가 같은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피기망자가 피해자를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어야 사기죄가 성립한다. 그 처분권능·지위는 반드시 사법상의 위임이나 대리권의 범위와 일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도1575 판결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피기망자가 착오에 빠져 어떠한 재산상의 처분행위를 하도록 유발하여 재산적 이득을 얻을 것을 요하고, 피기망자와 재산상의 피해자가 같은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피기망자가 피해자를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어야 하지만, 여기에서 피해자를 위하여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나 지위라 함은 반드시 사법상의 위임이나 대리권의 범위와 일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삼각사기:피기망자와 재산상 피해자가 다른 경우, 피기망자가 피해자를 위하여 재산을 처분할 권능·지위에 있으면 사기죄 성립(사법상 위임·대리권 범위와 일치 불요)
본 지문 → 옳음.
근거: 이른바 삼각사기로서, 기망당한 자(피기망자)가 피해자의 재산을 처분할 사실상의 지위에 있으면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달라도 사기죄가 성립한다(대표적으로 소송사기가 이에 해당한다). 지문은 판례에 부합한다.
⑤ 옳지 않음 (정답) — 소송비용을 이미 받았음에도 소송비용 상당액의 손해배상청구 소를 제기하였다가 취하한 경우, 소송사기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되지 않는다
소송비용의 청구는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 절차에 의하지 않고 손해배상금 청구의 소로 소송비용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소로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소송비용을 편취할 의사로 그러한 소를 제기하였더라도 객관적으로 법률지식을 가진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아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없어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소송사기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하지 않고 범죄가 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5. 12. 8. 선고 2005도8105 판결
… 민사소송법상 소송비용의 청구는 소송비용액 확정절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손해배상금 청구의 소 등으로 소송비용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소로서 허용될 수 없다. …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소송비용 명목으로 … 100만 원을 이미 송금받았음에도 불구하고 … 소송비용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담당 판사로부터 … 소송비용액 확정절차를 통하여 하라는 권유를 받고 위 소를 취하한 … 소송사기 범행은 실행 수단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 발생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위험성도 없[어] … 소송사기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송비용 편취 목적 손해배상 소 제기 → 소송사기 + 불능미수 모두 ✗ · 표준판례: 위험성의 판단기준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소송비용은 소송비용액 확정절차로만 청구할 수 있어 손해배상청구 소로는 애초에 승소할 가능성(위험성)이 없으므로, 그러한 소 제기는 불능범(범죄로 되지 아니함)에 그쳐 사기미수로 처벌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기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된다"는 지문은 판례와 반대여서 옳지 않다. 이 판례(2005도8105)는 제2·4·10·12·14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5번이다. 소송비용은 소송비용액 확정절차로만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를 손해배상청구 소로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어 승소가능성(위험성)이 없고, 그러한 소를 제기하였다가 취하한 행위는 소송사기죄의 불능미수에도 해당하지 않아 처벌되지 않는다(2005도8105). ①(용도를 속인 편취는 사기죄 기망)·②(계좌송금은 재물 교부의 형식이므로 객체는 재물)·③(임대목적물 경매진행 미고지는 부작위 기망)·④(피기망자·피해자가 달라도 처분권능·지위 있으면 삼각사기 성립)는 모두 판례에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