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7번
문제
乙에게 인정되는 범죄와 동일한 범죄의 공동정범, 교사범 또는 방조범의 성립을 甲에게도 인정할 수 있는 경우를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가. 부인 甲이 그의 아들 乙과 더불어 남편을 살해한 경우
나. A회사 경리과장 乙의 배임행위를 A회사 직원이 아닌 친구 甲이 함께한 경우
다. 甲이 乙을 사주하여 법정에서 위증하게 한 경우
라. 공무원이 아닌 甲이 공무원인 남편 乙과 함께 뇌물을 수수한 경우
선지
- ① 가
- ② 가, 나
- ③ 가, 나, 다
- ④ 가, 나, 다, 라
- ⑤ 나, 다, 라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공범과 신분(형법 제33조)의 적용에 관한 문제이다. 신분범인 乙의 범죄에 신분 없는 甲이 가담한 경우, 甲에게도 乙과 동일한 범죄의 공동정범·교사범·방조범이 성립하는지를 묻는다. 가(존속살해)·나(업무상배임)는 신분으로 형이 가중되는 부진정신분범이고, 다(위증)·라(수뢰)는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진정신분범이다. 어느 경우이든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해 비신분자에게도 신분범이 성립하므로, 옳은 것은 가·나·다·라 모두이고 정답은 4번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3조(공범과 신분) 신분이 있어야 성립되는 범죄에 신분 없는 사람이 가담한 경우에는 그 신분 없는 사람에게도 제30조부터 제32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한다. 다만, 신분 때문에 형의 경중이 달라지는 경우에 신분이 없는 사람은 무거운 형으로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3조
본문은 진정신분범(신분이 있어야 비로소 성립)·부진정신분범(신분으로 형이 가중·감경)을 불문하고 비신분자에게도 신분범의 성립을 인정하고, 단서는 부진정신분범의 경우 비신분자의 과형만 통상의 형으로 낮춘다.
가. 성립 인정 — 부인 甲이 아들 乙과 함께 남편을 살해한 경우, 甲에게도 존속살해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乙에게 남편(乙의 아버지)은 직계존속이므로 乙은 존속살해죄(형법 제250조 제2항)의 죄책을 진다. 존속살해죄는 보통살인죄에 대하여 신분(직계비속)으로 형이 가중되는 부진정신분범이다. 甲에게 남편은 배우자일 뿐 직계존속이 아니지만, 甲이 신분자인 乙의 존속살해에 가공한 이상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해 甲에게도 존속살해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고, 다만 제33조 단서에 의해 과형에서는 보통살인죄의 형으로 처벌된다(대법원 1961. 8. 2. 선고 4294형상284 판결 참조).
부진정신분범에 비신분자가 가담한 경우의 처리 구조는 다음 판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도10047 판결
… 신분관계가 없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 있는 자와 공모하여 (부진정신분범을) 저질렀다면 … 신분관계 없는 공범에게도 같은 조 본문에 따라 일단 신분범인 (신분범죄)가 성립하고 다만 과형에서만 무거운 형이 아닌 (통상 범죄)의 법정형이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신분범에 가담한 비신분자의 처벌
본 지문 → 성립 인정 (가).
근거: 존속살해죄는 부진정신분범이므로 비신분자 甲에게도 제33조 본문에 의해 존속살해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과형만 제33조 단서로 보통살인죄). 따라서 乙과 동일한 범죄(존속살해죄)의 공동정범을 甲에게 인정할 수 있다.
나. 성립 인정 — A회사 직원이 아닌 甲이 경리과장 乙의 업무상배임에 가담한 경우, 甲에게도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업무상배임죄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라는 신분으로 단순배임죄보다 형이 가중되는 부진정신분범이다. 그러한 신분이 없는 甲이 신분자 乙의 업무상배임에 공모·가담하면,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해 甲에게도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고, 다만 제33조 단서에 의해 과형에서는 단순배임죄의 형이 적용된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도10047 판결
… 그와 같은 업무상의 임무라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 있는 자와 공모하여 업무상배임죄를 저질렀다면, 그러한 신분관계가 없는 공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단순배임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는 신분관계 없는 공범에게도 같은 조 본문에 따라 일단 신분범인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고 다만 과형에서만 … 단순배임죄의 법정형이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신분범에 가담한 비신분자의 처벌
본 지문 → 성립 인정 (나).
근거: 업무상배임죄는 부진정신분범이므로 비신분자 甲에게도 제33조 본문에 의해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과형만 단순배임죄). 乙과 동일한 범죄(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을 甲에게 인정할 수 있다. 이 판례(2018도10047)는 제5·12·13·14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다. 성립 인정 — 甲이 乙을 사주하여 법정에서 위증하게 한 경우, 甲에게도 위증죄의 교사범이 성립한다
위증죄(형법 제152조 제1항)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라는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진정신분범이다. 그러한 신분이 없는 甲이라도 신분자 乙을 교사하여 위증하게 하면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해 위증죄의 교사범이 성립한다. 나아가 판례는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타인을 교사하여 위증하게 한 경우조차 방어권 남용으로 보아 위증교사죄를 인정하므로, 일반적인 위증교사가 성립함은 물론이다.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도5114 판결(판결요지 [1])
…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위증을 하면 형법 제152조 제1항의 위증죄가 성립되므로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타인을 교사하여 위증죄를 범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방어권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교사범의 죄책을 부담케 함이 상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기사건에서의 위증교사
본 지문 → 성립 인정 (다).
근거: 위증죄는 진정신분범이지만 비신분자 甲이 신분자 乙을 교사한 이상 제33조 본문에 의해 위증죄의 교사범이 성립한다. 乙과 동일한 범죄(위증죄)의 교사범을 甲에게 인정할 수 있다. 이 판례(2003도5114)는 제2·6·9·13회 형사법 및 사례형(제2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라. 성립 인정 — 공무원이 아닌 甲이 공무원인 남편 乙과 함께 뇌물을 수수한 경우, 甲에게도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수뢰죄(형법 제129조 제1항)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있어야 성립하는 진정신분범이다. 공무원이 아닌 甲이 공무원 乙과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로 뇌물을 수수하였다면,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해 甲에게도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2738 전원합의체 판결
신분관계가 없는 사람이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경우에는 신분관계가 있는 사람과 공범이 성립한다(형법 제33조 본문 참조). … 비공무원이 공무원과 공동가공의 의사와 이를 기초로 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는 범죄를 실행하였다면 … 공무원과 비공무원에게 형법 제129조 제1항에서 정한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신분없는 자에 의한 진정신분범의 공동정범(기능적 행위지배) · 표준판례: 비공무원과 공무원의 뇌물수수 공동정범 — §33 본문 적용
본 지문 → 성립 인정 (라).
근거: 수뢰죄는 진정신분범이지만 비신분자 甲이 공무원 乙과 기능적 행위지배로 가공한 이상 제33조 본문에 의해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乙과 동일한 범죄(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을 甲에게 인정할 수 있다. 이 법리(2018도2738 전합·2002도3504)는 제12·14회 형사법 및 사례형(제11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옳은 것은 가·나·다·라 모두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형법 제33조 본문은 진정신분범(다·라)이든 부진정신분범(가·나)이든 비신분자에게 신분범의 성립을 인정하므로, 甲에게도 乙과 동일한 범죄의 공동정범(가·나·라) 또는 교사범(다)이 성립한다. 다만 부진정신분범인 가(존속살해)·나(업무상배임)에서는 제33조 단서에 의해 甲의 과형이 각각 보통살인죄·단순배임죄의 형으로 낮추어질 뿐, 성립하는 죄명 자체는 乙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