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9번
문제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 공소장변경의 절차 없이도 법원이 직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가.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한 경우
나. 피해자의 적법한 고소가 있어 강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폭행죄만을 인정한 경우
다. 동일한 범죄사실을 가지고 포괄일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를 인정한 경우
라. 살인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폭행치사죄를 인정한 경우
마. 미성년자 약취 후 재물을 요구하였으나 취득하지는 못한 자에 대하여 ‘미성년자 약취 후 재물취득 미수’에 의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미성년자 약취 후 재물요구 기수’에 의한 같은 법 위반죄를 인정한 경우
선지
- ① 가, 나, 다
- ② 가, 나, 마
- ③ 나, 다, 라
- ④ 나, 라, 마
- ⑤ 다, 라, 마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장변경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다른 범죄사실(주로 축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의 판단기준 —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을 것'.
기본 법리: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염려가 없으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 기재와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3도2252). 각 지문을 이 기준으로 판별한다.
각 지문 검토
가. ○ —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죄 인정 가능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2651 판결
횡령죄와 배임죄는 다같이 신임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같은 죄질의 재산범죄로서 그 형벌에 있어서도 경중의 차이가 없고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단지 법률적용만을 달리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 없이도 횡령죄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장변경 없는 횡령죄 처벌
배임과 횡령은 신임관계 위반이라는 같은 죄질에 형벌의 경중도 같아, 동일한 사실에 법률적용만 달리하는 것이므로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다. 따라서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죄를 인정할 수 있다. 이 판례는 제2·4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다.
가 → ○.
나. ○ — 강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공소장변경 없이 그 수단인 폭행죄만 인정 가능
강간죄는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간음에 이르는 범죄이므로, 그 수단인 폭행죄는 강간죄에 포함된 '축소사실'이다. 축소사실만을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이 방어할 대상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어서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다.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616 판결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사실의 축소사실 인정과 법원의 의무성
사안에서 적법한 고소가 있어 소추조건도 갖추어졌으므로(당시 강간죄는 친고죄), 법원은 공소장변경 없이 축소사실인 폭행죄를 인정할 수 있다. 나 → ○.
다. ○ — 포괄일죄로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 없이 실체적 경합범으로 인정 가능
대법원 1987. 5. 26. 선고 87도527 판결
법원이 동일한 범죄사실을 가지고 포괄일죄로 보지 아니하고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죄로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다만 죄수에 관한 법률적 평가를 달리한 것에 불과할 뿐이지 소추대상인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한 것도 아니고 또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도 없으므로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포괄일죄로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 없이 실체적 경합으로 인정 가능(불고불리 위반 ✗)
포괄일죄를 경합범으로 인정하는 것은 죄수에 관한 법률적 평가만 달리하는 것으로 소추대상 사실 자체가 달라지지 않고 방어권 불이익도 없다. 따라서 공소장변경 없이 인정할 수 있다. 이 판례는 제2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다.
다 → ○.
라. × — 살인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을 공소장변경 없이 폭행치사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도1091 판결(동지 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도1489 판결)
공소가 제기된 살인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그 증명이 없으나 폭행치사죄의 증명이 있는 경우에도 살인죄의 구성요건이 반드시 폭행치사 사실을 포함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공소장의 변경 없이 폭행치사죄를 인정함은 결국 폭행치사죄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법원은 위와 같은 경우에 검사의 공소장변경 없이는 이를 폭행치사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장변경의 필요성 여부 (2) - 구성요건이 다른 경우
살인죄(고의범)의 구성요건이 폭행치사(결과적 가중범)를 당연히 포함하는 것이 아니고, 폭행치사죄를 인정하려면 '폭행의 고의'와 '사망의 예견가능성'이라는 별개의 요소가 방어대상이 된다.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며 다투는 이상 공소장변경 없이 폭행치사를 인정하면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을 준다. 따라서 라는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 인정할 수 없다. 이 판례는 제4·6·8·10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다.
라 → ×.
마. × — '재물취득 미수'로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 없이 '재물요구 기수'로 인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747 판결(판결요지 [2])
미성년자 약취 후 재물을 요구하였으나 취득하지는 못한 범인을 '미성년자 약취 후 재물취득 미수'에 의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공소제기 하였는데,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미성년자 약취 후 재물요구 기수'에 의한 같은 법 위반죄로 인정하여 미수감경을 배제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재물취득 미수'로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 없이 '재물요구 기수'로 인정 불가:미수감경 배제는 방어권 실질적 불이익
특가법 제5조의2 제2항 제1호는 '취득'과 '요구'를 별개의 행위태양으로 규정한다. 공소사실인 '재물취득 미수'를 '재물요구 기수'로 인정하면 미수감경(형법 제25조 제2항)이 배제되어 피고인에게 예상 밖의 불이익이 되므로, 공소장변경 없이는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마는 직권 인정 대상이 아니다.
마 → ×.
결론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는 경우이다. 배임→횡령(가), 강간→그 수단인 폭행(나), 포괄일죄→실체적 경합(다)은 모두 법률적 평가만 달라지거나 축소사실이어서 인정할 수 있으나, 살인→폭행치사(라)는 결과적 가중범의 별개 요소가, 재물취득 미수→재물요구 기수(마)는 미수감경 배제가 각각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어 공소장변경이 필요하다. 따라서 직권 인정이 가능한 것은 가·나·다이고, 정답은 1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