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3번
문제
A회사 감사팀으로부터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직원인 甲과 乙은 공모하여 ‘회사의 내부비리를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에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서면을 A회사 대표이사의 처남이자 상무이사인 B에게 팩스로 송부하였다. 그후 甲은
B에게 전화를 하여 “당신도 그 비리에 연루되어 있으니 우리의 횡령행위를 문제삼지 말라.”라고 요구하면서 위 서면의 내용과 같은 말을 하였다. 이에 B는 甲과 乙을 협박죄로 고소하여 검사는 甲과 乙을 협박죄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하였는데, 재판 도중 B는 乙과 합의하고 乙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특별법 위반의 점은 논외로 하고,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피해자 본인이나 그 친족 이외의 ‘제3자’에 대한 법익 침해를 내용으로 하는 해악을 고지한 것이므로 甲과 乙에게 협박죄가 성립할 수 없다.
- ② 비리를 관계기관에 고발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일 뿐 아니라 고발의 내용도 위법하지 않으므로 甲과 乙의 행위는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협박죄가 성립할 수 없다.
- ③ B가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협박죄의 기수에 해당한다.
- ④ B가 乙과 합의하고 乙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였으므로 고소불가분의 원칙상 甲을 협박죄로 처벌할 수 없다.
- ⑤ 법원은 乙의 이익을 위하여 乙에게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지 아니하고 무죄를 선고할 수 있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협박죄의 성립·기수와 반의사불벌죄의 소송법적 처리 — 해악의 대상(①), 권리행사 빙자 협박(②), 협박죄의 기수시기(③), 반의사불벌죄와 고소불가분 원칙(④), 처벌불원 시 공소기각과 무죄의 우선관계(⑤). 전제로,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이다.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③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83조
각 지문 검토
① × — 제3자에 대한 해악 고지라도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1017 판결
… 피해자 본인이나 그 친족뿐만 아니라 그 밖의 '제3자'에 대한 법익 침해를 내용으로 하는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본인과 제3자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 그 해악의 내용이 피해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3자(법인)에 대한 해악 고지와 협박죄:피해자와 밀접한 제3자에 법인 포함 → 협박죄 성립 가능(단 법인 자체는 협박죄의 객체 ✗)
협박의 해악은 그 대상(법익의 향유주체)에 제한이 없어, 제3자에 대한 해악이라도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면 협박죄가 성립한다. 더구나 이 사안에서 甲의 고지 내용은 "당신(B)도 그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는 B 본인에 대한 해악이므로 제3자에 대한 해악도 아니다. 따라서 "제3자에 대한 해악이라 협박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①은 옳지 않다.
① → 옳지 않음.
② × — 권리행사를 빙자하였더라도 사회통념상 용인 정도를 넘는 해악 고지는 협박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2412 판결
… 해악의 고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채권자가 채권추심을 위하여 … 권리행사에 필요한 행위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법률상 허용되는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 상당한 방법으로 그 권리가 행사되어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추심을 빙자한 협박과 정당행위 — 사채업자의 가족 폭로 협박 문자 사례
비리를 관계기관에 고발하는 것이 그 자체로 국민의 권리라 하더라도, 甲·乙은 자신들의 횡령행위를 문제삼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고발을 빌미로 해악을 고지한 것이어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벗어난다. 따라서 "정당한 권리행사라 협박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②는 옳지 않다.
② → 옳지 않음.
③ ○ —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협박죄의 기수에 해당한다 (정답)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되어 협박죄의 기수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협박죄 기수 시점 — 해악 고지 도달 + 상대방의 의미 인식; 도달했으나 지각·인식 못한 경우는 미수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으로서,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하면 현실적 공포심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기수가 된다. 따라서 ③은 옳다. 이 전원합의체 판례는 제2·4·9·11회 형사법과 제2회 사례형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③ → 옳음 (정답).
④ × — 반의사불벌죄에는 고소불가분의 원칙이 준용되지 않으므로, 乙에 대한 고소취소가 甲에게 미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233조(고소의 불가분) 친고죄의 공범 중 그 1인 또는 수인에 대한 고소 또는 그 취소는 다른 공범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33조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도1689 판결
형사소송법이 반의사불벌죄에 관하여 고소취소의 시한과 재고소금지에 관한 제232조 제1, 2항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면서도 고소의 불가분에 관한 제233조를 준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반의사불벌죄에 대하여는 이 원칙을 적용하지 아니하고자 함에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고소불가분 원칙의 준용 여부
제233조의 고소불가분 원칙은 친고죄에만 적용되고 반의사불벌죄에는 준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乙에 대한 처벌불원(고소취소)의 효력은 공범인 甲에게 미치지 않으므로, 甲은 여전히 협박죄로 처벌될 수 있다. "고소불가분 원칙상 甲을 처벌할 수 없다"는 ④는 옳지 않다.
④ → 옳지 않음.
⑤ × —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으면 공소기각 판결을 하여야 하고, 피고인 이익을 위해 무죄를 선고할 수는 없다
형사소송법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판결로써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 6.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을 때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27조
반의사불벌죄인 협박죄에서 乙에 대한 처벌불원(고소취소)이 있으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하여야 한다. 형식재판(공소기각)이 실체재판(무죄)에 우선하므로, 소송조건이 흠결된 이상 피고인에게 무죄가 더 유리하더라도 실체판단으로 나아가 무죄를 선고할 수 없다. 따라서 ⑤는 옳지 않다.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도11431 판결
…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형식재판 우선 원칙의 예외
다만 위 판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사건에서 실체심리가 이미 완료되어 무죄임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무죄 실체판결을 허용한 것으로, 처벌불원만 있고 무죄임이 명백하지도 않은 본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⑤ → 옳지 않음.
결론
협박죄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하면 현실적 공포심 발생과 무관하게 기수에 이른다(대법원 2007도606 전합). 따라서 ③이 옳다. 나머지는 모두 그르다 — 제3자든 본인이든 밀접한 해악이면 성립 가능(①), 권리행사를 빙자하였더라도 사회통념을 넘으면 성립(②), 반의사불벌죄에는 고소불가분이 준용되지 않아 甲은 처벌 가능(④), 처벌불원 시에는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을 하여야 한다(⑤). 정답은 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