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4번
문제
甲은 피해자 A(만 7세)를 도로에서 약 17미터 떨어진 야산 속의 경작하지 않는 밭으로 데리고 들어가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가지고 있던 스카프로 A의 목을 감아 스카프의 양끝을 양손으로 나누어 잡고 A의 머리를 땅에 비비면서 약 4분 동안 2회에 걸쳐 목을 졸라 실신시킨 후 A를 버려둔 채 그곳을 떠났고, 그로 인하여 A는 사망한 채로 다음날 발견되었다. 제1심 법원에서는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甲에게 살인죄의 유죄를 인정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은 항소하려는 경우 항소장을 제1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 ② 항소심 공판 중 위 범행에 사용된 도구가 스카프가 아니라 甲이 신고 있던 양말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범죄성립에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
- ③ 살인죄의 고의는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예견하는 것으로 족하므로 甲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할 수 없다.
- ④ 결과적으로 A의 사체발견이 현저하게 곤란을 받게 되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도로 사체은닉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 ⑤ A의 부(父)는 신청에 의하여 공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甲의 처벌에 관한 의견까지 진술할 수 있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살인죄의 미필적 고의(③)와 인과관계, 사체은닉죄의 성부(④), 그리고 항소제기 방식(①)·항소심 파기사유(②)·피해자 진술권(⑤)을 함께 묻는 종합 문제. 사실관계는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3612 판결의 사안이다.
각 지문 검토
① ○ — 항소장은 원심(제1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59조(항소제기의 방식) 항소를 함에는 항소장을 원심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59조
항소장은 항소심 법원이 아니라 원심법원, 즉 제1심 법원에 제출한다. 따라서 ①은 옳다.
① → 옳음.
② × — 범행 도구가 스카프가 아니라 양말로 밝혀져도 살인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어 파기사유가 아니다 (정답)
목을 조른 도구가 스카프인지 甲이 신고 있던 양말인지는 살인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한 지엽적 사항이다. 목을 졸라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공소사실의 동일성과 범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이러한 차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호)에 해당하지 않아 항소심의 파기사유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범죄성립에 영향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는 본 지문은 옳지 않다.
② → 옳지 않음 (정답).
③ ○ — 살인의 고의는 사망 가능성의 인식·예견(미필적 고의)으로 족하다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5590 판결
살인죄에 있어서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소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살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 사례:설골이 부러질 정도로 목을 졸라 사망케 한 경우
甲은 급소인 목을 스카프로 감아 약 4분 동안 2회에 걸쳐 목을 졸라 실신시킨 후 만 7세의 피해자를 야산에 방치하였다. 공격의 부위(목)·방법·반복성·피해자의 나이와 사망 결과발생 가능성에 비추어 甲에게 적어도 사망 결과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므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할 수 없다"는 ③은 옳다.
이 사안의 실제 판례인 93도3612는 인과관계도 함께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3612 판결
살인의 실행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다른 사실이 개재되어 그 사실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에도, 그 사실이 행위자의 행위로부터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살인의 실행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살인 + 개입사실 + 통상 예견 가능 → 인과관계 인정
③ → 옳음.
④ ○ — 살해 후 사체를 그대로 둔 채 도주한 경우 별도의 사체은닉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1986. 6. 24. 선고 86도891 판결
형법 제161조의 사체은닉이라 함은 사체의 발견을 불가능 또는 심히 곤란하게 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으나, 살인 … 의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한 자가 … 실신한 피해자를 끌고가서 그곳에서 살해하고 사체를 그대로 둔채 도주한 경우에는, 비록 결과적으로 사체의 발견이 현저하게 곤란을 받게 되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별도로 사체은닉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체은닉죄의 성부:살해 후 사체를 그대로 방치한 채 도주한 경우
사체은닉죄(형법 제161조)는 사체의 발견을 불가능·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은닉행위를 요한다. 甲이 살해 후 사체를 옮기지 않고 그 장소에 그대로 둔 채 떠난 것만으로는 별도의 사체은닉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④는 옳다. 이 판례는 제8회 형사법과 제1회 형사법 제3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④ → 옳음.
⑤ ○ — 사망한 피해자의 부(父)는 신청에 의해 증인으로 출석하여 처벌에 관한 의견까지 진술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피해자등의 진술권) ①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를 포함한다 …)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 … ② 법원은 …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피해자 A가 사망하였으므로 그 직계친족인 부(父)는 신청에 의하여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해의 정도·결과뿐 아니라 甲의 처벌에 관한 의견까지 진술할 수 있다(제294조의2 제2항). 따라서 ⑤는 옳다.
⑤ → 옳음.
결론
목을 조른 도구가 스카프인지 양말인지는 살인죄의 성립과 무관한 지엽적 사항이어서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항소심의 파기사유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범죄성립에 영향이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고 한 ②가 옳지 않다. 정답은 2번. 살인의 미필적 고의(③), 살해 후 사체 방치와 사체은닉죄 불성립(④)이 특히 함께 정리해 둘 논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