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5번
문제
마약수사관 甲은 자신의 정보원으로 일했던 乙에게 “우리 정보원 A가 또 다른 정보원의 배신으로 구속되게 되었다. A의 공적(다른 마약범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수사기관의 수사를 도운 공적)을 만들어 A를 빼내려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는 수사에 사용할 필로폰이 필요하니 좀 구해 달라. 구입하여 오면 수사기관에서 관련자의 안전을 보장한다.”라고 하면서, 구입자금까지 교부하며 집요하게 부탁하였다. 이에 乙은 甲을 돕기로 마음먹고 丙에게 이러한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필로폰의 매입을 의뢰하였고, 丙도 비로소 필로폰을 매입하여 乙에게 교부하기로 마음먹고 乙에게서 받은 대금으로 B로부터 필로폰을 매수하여 乙을 통하여 甲에게 교부하였다.
이 사례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乙과 丙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위반한 죄로 기소되었다면 乙과 丙에 대하여 법원은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 ② 丙이 더 많은 필로폰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 수사관이 이를 대상으로 하는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丙의 집에서 이 영장을 제시하고 필로폰을 수색하던 중 컬러복사기로 제작중이던 위조지폐를 발견하고 이를 압수한 경우, 이 위조지폐는 사후에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더라도 통화위조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③ 乙이 체포된 후 자신은 수사기관을 도우려 한 것이므로 체포는 부당하다며 체포적부심을 청구하였다면, 이 경우 법원은 보증금납입을 조건으로 乙을 석방할 수 있다.
- ④ 丙은 구속된 후 수사기관을 도우려 한 자신을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하였는데, 검찰이 법원의 석방결정을 우려하여 석방결정전 丙을 기소하였더라도 법원의 그 석방결정의 효력은 丙에게 미친다.
- ⑤ 乙과 丙은 수사기관의 사술에 의해 행위한 것에 불과하므로 범의가 인정될 수 없어 공범종속성설에 따라 甲에게 교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범의유발형 위법한 함정수사의 법적 처리(①⑤), 영장 기재 범죄사실과 무관한 별건 증거의 압수(②), 체포적부심에서의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 가부(③), 구속적부심 청구 후 전격기소와 석방결정의 효력(④).
사안: 마약수사관 甲이 정보원 乙에게 구입자금까지 주며 집요하게 부탁하여, 본래 범의가 없던 乙·丙이 비로소 필로폰을 매수·교부하였다. 이는 범의유발형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
각 지문 검토
① × —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공소기각 '판결'이지 '결정'이 아니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
…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함정수사의 적법성 여부와 법적 처리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판결로써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 2.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일 때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27조
이는 공소기각 '결정'(제328조)의 사유가 아니다. 따라서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①은 옳지 않다.
① → 옳지 않음.
② × — 영장 범죄사실(필로폰)과 무관한 위조지폐는 사후영장 없이 압수하면 증거로 쓸 수 없다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7101 판결
…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피의자'인 甲이 녹음파일에 의하여 의심되는 혐의사실과 무관한 이상, 수사기관이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압수한 녹음파일은 …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해당하지 않으며, … 영장주의를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으므로 … 증거로 쓸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영장 범죄사실과 무관한 별건 녹음파일의 압수와 영장주의
압수·수색영장은 그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필로폰 관련)과 관련 있는 물건만 압수할 수 있다. 이와 무관한 별건 증거인 위조지폐는 영장의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압수하면 위법수집증거(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되어 통화위조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 따라서 "사후영장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는 ②는 옳지 않다.
② → 옳지 않음.
③ × — 체포적부심에서는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기소 전 보석)이 인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1997. 8. 27.자 97모21 결정
…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 제4항에 기소 전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한 석방의 대상자가 '구속된 피의자'라고 명시되어 있고 … 현행법상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는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한 석방이 허용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체포·구속적부심사와 보증금납입조건부석방결정
기소 전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5항)은 '구속된 피의자'에게만 인정되고 '체포된 피의자'에게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체포적부심을 청구한 乙에게 보증금납입을 조건으로 석방할 수 있다는 ③은 옳지 않다.
③ → 옳지 않음.
④ ○ — 구속적부심 청구 후 검사가 전격기소하더라도 법원의 석방결정 효력은 丙에게 미친다 (정답)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체포와 구속의 적부심사) ④ … 그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결정으로 기각하고, 이유 있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결정으로 체포되거나 구속된 피의자의 석방을 명하여야 한다. 심사 청구 후 피의자에 대하여 공소제기가 있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구속적부심사 청구 후 검사가 석방결정을 우려하여 피의자를 전격기소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4항 후문에 따라 법원은 석방결정을 할 수 있고 그 효력은 丙에게 미친다(구법하의 전격기소 문제를 2004년 개정으로 명문 입법하여 해결). 따라서 ④는 옳다.
④ → 옳음 (정답).
⑤ × — 유인된 乙·丙에게도 범의는 인정되므로, 공범종속성설에 의하더라도 甲의 교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함정수사에 의해 범행에 나아갔더라도 유인된 자(乙·丙)에게 범죄의 고의(범의)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乙·丙은 필로폰 매수의 범의를 가지고 실행행위에 나아갔으므로 정범이 성립하고, 甲의 교사범은 공범종속성설에 따라 정범의 실행행위에 종속하여 성립할 수 있다. 위법한 함정수사라는 사정은 소송법상 공소제기를 무효로 만드는 사유일 뿐(①), 정범의 범의나 교사범의 성립을 부정하는 실체법상 사유가 아니다. 따라서 "범의가 인정될 수 없어 甲에게 교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⑤는 옳지 않다.
⑤ → 옳지 않음.
결론
구속적부심사 청구 후 검사가 전격기소하더라도 법원은 석방결정을 할 수 있고 그 효력이 피의자에게 미친다(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4항 후문). 따라서 ④가 옳다. 나머지는 그르다 — 위법한 함정수사의 공소제기는 공소기각 '판결'(①), 영장 범죄사실과 무관한 위조지폐는 증거 사용 불가(②), 체포적부심에는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 불가(③), 유인된 자에게도 범의가 인정되어 甲의 교사가 성립할 수 있다(⑤). 정답은 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