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7번
문제
甲은 2010. 7. 6. 23:00경 강도의 고의를 가지고 가스총을 주머니에 넣은 채 좁은 골목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동네 길목에서 ‘표적’을 기다리다가 귀가 중인 피해자에게 다가가 가스총으로 겁을 주어 현금 20만 원과 목걸이 및
반지를 빼앗았다. 일주일 후 甲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경찰서에 출석하여 위 범죄사실을 자수하였다. 하지만 경찰관은 甲이 범행한 장소와 피해자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여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목걸이와 반지도 모조품인 것을 알고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고 20만 원은 이미 소비해 버린 상태인 것만 확인한 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다. 甲은 검찰에서도 범행을 자백하였고, 특수강도죄로 기소된 후 제1심 공판절차에서도 일관되게 자백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가. 만약 甲의 주도하에 甲과 乙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고 범행 당일 23:00경 범행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乙이 마음을 바꾸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甲이 혼자서 위 사례와 같은 범행을 한 것이라면, 乙에게도 특수강도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
나. 제1심 법원이 甲의 자백에 따라 위 사건을 간이공판절차에 의해 심판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甲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없으면 甲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다. 만약 甲을 조사한 경찰관이 공판정에서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시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한다면, 이 증언은 甲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
라. 만약 甲이 동네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양심의 가책을 받아 범행을 포기하였더라도 甲에게는 형법 제26조(중지범)가 적용될 수 없다.
선지
- ① 가, 나
- ② 가, 다
- ③ 나, 다
- ④ 나, 라
- ⑤ 다, 라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나, 라)
쟁점
특수강도 사안을 소재로 한 종합문제이다. ㉮ 실행의 착수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공모자의 죄책, ㉯ 간이공판절차에서 자백보강법칙의 적용 여부, ㉰ 피고인의 자백을 들었다는 제3자 진술이 보강증거가 될 수 있는지, ㉱ 예비단계에서 범행을 포기한 경우 중지범 규정의 적용 여부가 각각 문제된다.
근거 법령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형법 제26조(중지범) 범인이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자의(自意)로 중지하거나 그 행위로 인한 결과의 발생을 자의로 방지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
형사소송법 제310조(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318조의3(간이공판절차에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특례) 제286조의2의 결정이 있는 사건의 증거에 관하여는 제310조의2, 제312조 내지 제314조 및 제316조의 규정에 의한 증거에 대하여 제318조제1항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단,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증거로 함에 이의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 형사소송법
각 지문 검토
가. ✗ — 실행의 착수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하면 그 후의 행위에 공동정범 책임 없음
대법원 1986. 1. 21. 선고 85도2371 판결(판결요지)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 그 공모자 중의 1인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그 이탈의 표시는 반드시 명시적임을 요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경우
이탈이 인정되려면 공모로 형성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해소하여야 하는데, 이 요건이 특히 엄격해지는 것은 이탈하려는 자가 공모를 주도한 경우이다.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274 판결(판결요지)
… 공모관계에서의 이탈은 공모자가 공모에 의하여 담당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공모자가 공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다른 공모자의 실행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범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등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제거하지 아니하는 한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모를 주도한 자에게 공모관계로부터의 이탈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사안에서 범행을 주도한 사람은 甲이고 乙은 단순 가담자이다. 乙은 강도의 실행의 착수(가스총으로 겁을 주는 협박의 개시) 이전에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고, 그 이탈의 표시는 명시적일 필요가 없다. 乙은 주도자가 아니므로 2008도1274가 요구하는 '적극적 저지 노력'까지 갖출 필요 없이 단순 이탈로 족하다. 따라서 乙은 그 후 甲이 단독으로 저지른 특수강도의 죄책을 지지 않는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乙에게도 특수강도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는 서술이 잘못되었다. 이 이탈 법리는 제1회 형사법 7번, 제14회 형사법 38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쟁점이다.
나. ○ — 간이공판절차에도 자백보강법칙(형사소송법 제310조)은 그대로 적용
간이공판절차에서 완화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318조의3이 열거한 규정, 즉 전문법칙 관련 조항(제310조의2, 제312조 내지 제314조, 제316조)의 증거능력에 한한다. 자백보강법칙을 정한 제310조는 그 열거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간이공판절차에서도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없으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318조의3(간이공판절차에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특례) 제286조의2의 결정이 있는 사건의 증거에 관하여는 제310조의2, 제312조 내지 제314조 및 제316조의 규정에 의한 증거에 대하여 제318조제1항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18조의3
즉 간이공판절차의 특례는 증거동의 의제(전문법칙 완화) 에 그치고 자백의 보강법칙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甲이 수사기관·법정에서 일관되게 자백하였더라도, 자백을 보강할 다른 증거가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자백보강법칙은 자백편중 수사와 오판을 막기 위한 원칙으로, 절차의 간이화 여부와 무관하게 관철된다.
다. ✗ — 피고인의 자백을 들었다는 제3자의 진술은 자백의 보강증거가 될 수 없음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937 판결(판결요지 [1])
피고인이 범행을 자인하는 것을 들었다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내용은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피고인의 자백에는 포함되지 아니하나 이는 피고인의 자백의 보강증거로 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피고인이 범행 자인을 들었다는 제3자 진술 — 피고인 자백에 포함됨 → 보강증거 ✗
경찰관이 '피고인이 피의자신문 때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 증언은 결국 피고인 자백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자백의 보강증거는 자백과는 별개의 독립한 증거여야 하는데, 이 증언은 자백을 되풀이한 것일 뿐 독립성이 없으므로 보강증거가 될 수 없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는 서술이 잘못되었다. 이 판례(2007도10937)는 제2회·제6회·제7회·제9회·제11회·제12회 형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라. ○ — 예비·음모 단계에서 범행을 포기하여도 중지범 규정은 적용되지 않음
대법원 1991. 6. 25. 선고 91도436 판결(판결요지)
중지범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후 자의로 이를 중지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실행의 착수가 있기 전인 예비·음모의 행위를 처벌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중지미수범의 관념을 인정할 수 없으며, 따라서 예비단계에서 범행을 중지하더라도 중지미수범의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예비의 중지 · 표준판례: 예비단계의 중지와 중지미수 규정 적용의 가부
甲이 '동네 길목에서 표적을 기다리는' 단계는 아직 강도의 실행에 착수하기 전, 즉 강도예비 단계에 불과하다(강도의 실행의 착수는 폭행·협박을 개시한 때이다). 형법 제26조의 중지범은 문언상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자의로 중지한 경우이므로, 실행착수 이전의 예비단계에서 스스로 범행을 포기하였더라도 중지범(중지미수) 규정은 적용될 수 없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예비단계에서 그친 이상 강도예비죄(형법 제343조) 성립 여부가 문제될 뿐, 중지범의 형 감면은 받을 수 없다. 이 판례(91도436)는 제4회·제10회·제13회·제14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옳은 지문은 나, 라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 실행착수 전 이탈은 공동정범 책임을 배제하고(85도2371), ㉰ 자백을 들은 제3자의 진술은 보강증거가 되지 못하며(2007도10937), ㉱ 예비단계 중지에는 중지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91도436)는 점을 함께 정리해 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