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2012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9번
문제
甲과 乙은 술에 취한 A가 모텔에서 혼자 투숙하고 있는 것을 알고 물건을 훔치기로 하여 甲은 밖에서 망을 보고 乙은 객실에 들어가 A의 가방을 뒤져 금목걸이를 가지고 왔다. 수차례의 절도전과가 있던 乙은 甲에게 “만약 경찰에 잡히면 나를 丙이라고 하라.”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과 乙이 공동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더라도 변론을 분리하지 않는 한 서로에 대하여 증인적격이 없다.
- ② 만약 甲이 수사기관에서 乙의 이름에 대하여 丙이라고만 진술하고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허위정보나 허위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乙의 체포를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것이어서 범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③ 만약 乙이 친동생인 丁에게 乙인 것처럼 수사기관에 자수하여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한 경우라면, 비록 丁이 친족으로 처벌받지 않더라도 乙은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한다.
- ④ 甲과 乙이 공동피고인으로서 함께 재판을 받으면서 甲은 범행사실을 자백하고 있지만 乙은 부인하고 있는 경우, 甲의 자백 외에는 다른 증거가 없다면 乙에게는 유죄의 선고를 할 수 없다.
- ⑤ 만약 검사가 乙의 상습성을 인정하여 형법상의 상습절도죄로 기소한 경우라면, 비록 구성요건이 동일하더라도 공소장변경 없이는 형이 더 무거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상습절도죄로 처벌할 수 없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甲이 망을 보고 乙이 절취한 절도 사안을 바탕으로, ①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 ② 허위 성명 진술과 범인도피죄의 성립 범위, ③ 범인이 친족을 교사하여 대신 자백하게 한 경우 범인도피교사죄, ④ 공범인 공동피고인 자백의 증거능력과 보강증거 요부, ⑤ 형법상 상습절도로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 없이 특가법상 상습절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각각 문제된다.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151조(범인은닉과 친족간의 특례) ①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형사소송법 제310조(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146조(증인의 자격) 법원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51조 · 형사소송법
각 지문 검토
① ○ — 변론을 분리하지 않는 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서로 증인적격이 없음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300 판결(판결요지 [1])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당해 소송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지위에 있으므로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
甲과 乙은 절도의 공범으로 공동피고인의 지위에 있으므로, 변론(소송절차)이 분리되지 않는 한 서로에 대하여 증인적격이 없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 지위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증인이 될 수 있다. 이 판례는 제2·5·8·9·11·15회 형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② ○ — 단순히 허위 성명을 진술한 정도로는 범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음
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2도13999 판결(판결요지 [3])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범인에 관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그가 알고 있는 사실을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함으로써 범인의 발견 또는 체포를 곤란 내지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범인도피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실제 업주 아니라 종업원임에도 실제 업주라고 허위 진술한 경우 범인도피죄 성립 요건
甲이 乙의 이름을 '丙'이라고만 진술하고 그 밖에 구체적인 허위정보나 허위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하지 않았다면, 이는 은닉에 비견될 정도로 乙의 발견·체포를 곤란하게 하는 행위에 이르지 않은 것이어서 범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범인도피죄의 '도피하게 하는 행위'는 은닉에 준할 정도로 형사사법작용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에 한정된다. 이 판례(2012도13999)는 제15회 형사법 18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③ ○ — 친족을 교사하여 대신 자백하게 한 범인에게는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5도3707 판결(판결요지 [1][2])
[1]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의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는 방어권의 남용으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하는바, 이 경우 그 타인이 형법 제151조 제2항에 의하여 처벌을 받지 아니하는 친족, 호주 또는 동거 가족에 해당한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무면허 운전으로 사고를 낸 사람이 동생을 경찰서에 대신 출두시켜 피의자로 조사받도록 한 행위는 범인도피교사죄를 구성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범인은닉과 친족간의 특례
乙이 친동생 丁에게 자신인 것처럼 자수하여 피의자로 조사받게 한 것은 방어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乙에게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한다. 정범인 丁이 형법 제151조 제2항의 친족특례로 처벌받지 않더라도, 교사한 乙의 죄책에는 영향이 없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친족특례(형법 제151조 제2항)는 그 친족(정범)에 대한 인적 처벌조각사유일 뿐이므로, 교사한 범인 본인은 그대로 처벌된다. 이 판례(2005도3707)는 제3·6·8·9·11·13·15회 형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④ ✗ —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자백은 독립한 증거능력이 있어 보강증거 없이도 유죄 인정 가능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1944 판결(판결요지)
공동피고인의 자백은 이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어 있어 증인으로 신문한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독립한 증거능력이 있고, 이는 피고인들간에 이해관계가 상반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법정 자백의 증거능력:반대신문권 보장 → 독립 증거능력 ○(이해 상반 불문)
공범인 공동피고인 甲의 자백은 다른 공동피고인 乙에 대한 관계에서는 형사소송법 제310조가 정한 '피고인의 자백'에 해당하지 않는다. 甲의 자백은 乙에 대하여 독립한 증거능력을 가지며, 乙 본인의 자백이 아니므로 별도의 보강증거를 요하지 않는다. 따라서 甲의 자백만 있고 다른 증거가 없더라도 그 자백을 증거로 乙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甲의 자백 외에는 다른 증거가 없다면 乙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서술이 잘못되었다. 자백보강법칙(형사소송법 제310조)은 '그 피고인 본인'의 자백에만 적용되고,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자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판례(2006도1944)는 제3·6·9·10·12·13회 형사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⑤ ○ — 공소장변경 없이 형이 무거운 특별법 위반죄로 처단할 수 없음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4749 판결(판결요지)
일반법과 특별법이 동일한 구성요건을 가지고 있고 … 검사가 그 중 형이 가벼운 일반법의 법조를 적용하여 그 죄명으로 기소하였는데 … 형의 범위가 차이 나는 경우에는, 비록 그 공소사실에 변경이 없고 적용법조의 구성요건이 완전히 동일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적용법조의 변경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법원은 공소장변경 없이는 형이 더 무거운 특별법의 법조를 적용하여 특별법 위반의 죄로 처단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일반법으로 기소된 것을 공소장변경 없이 형이 무거운 특별법위반으로 처단할 수 없음
형법상 상습절도로 기소된 것을 형이 더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상습절도죄로 처벌하려면, 구성요건이 동일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공소장변경이 필요하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적용법조가 무거운 쪽으로 바뀌는 것은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이 되므로 공소장변경을 요한다. 이 판례(2007도4749)는 제2회 형사법 23번에서도 출제되었다. (참고로 이 문제 출제 당시 상습절도를 가중하던 특가법 제5조의4 제1항은 이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삭제되었으나, 공소장변경에 관한 위 법리는 그대로 유효하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4번이다.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자백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독립한 증거능력이 있고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자백보강법칙이 적용되지 않아, 그 자백만으로도 다른 공동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는 점(2006도1944)을 정리해 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