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40번
문제
甲 종중이 소유한 X 임야를 乙이 무단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다. 이에 A는 甲 종중을 대표하여 乙을 상대로 차임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며,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A의 대표권 흠결을 이유로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A만이 항소한 경우, 항소심 법원이 심리한 결과 대표권 흠결이 치유되어 소는 적법하나 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면 항소기각판결을 하여야 한다.
- ② 제1심에서 乙이 甲 종중에 대해 가지는 공사대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항변을 제출하였다가 이에 관한 본안판단을 받은 후 항소심에서 상계항변을 철회하였다면, 그 후 乙이 위 공사대금 지급을 구하는 별소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 ③ 甲 종중이 위 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았으나 그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여 시효중단을 위해 다시 동일한 소(후소)를 제기하는 경우,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를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
- ④ 甲 종중이 위 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고 그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해 다시 동일한 소(후소)를 제기한 경우, 전소의 사실심 변론 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사실은 후소의 심리대상이 된다.
- ⑤ 甲 종중이 위 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고 10년이 경과한 후 위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해 다시 동일한 소(후소)를 제기하더라도,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소를 곧바로 소의 이익이 없음을 이유로 각하해서는 안 된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甲 종중이 A를 대표하여 乙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 사안에서 소송법상 여러 쟁점을 묻는다. ① 대표권 흠결을 이유로 소각하한 제1심판결에 원고만 항소하였고 항소심이 소는 적법하나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볼 때의 처리, ② 제1심에서 본안판단을 받은 상계항변을 항소심에서 철회한 뒤 그 자동채권으로 별소를 제기하는 것이 적법한지, ③④⑤ 확정 승소판결의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에서 후소 법원의 심리 범위와 소의 이익.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각 지문 검토
①. 옳음 — 소각하판결에 원고만 항소한 경우, 항소심이 소는 적법하나 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청구기각이 아니라 항소기각을 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다17401 판결(판결요지)
항소심이 청구기각 판결을 하여야 할 사건에 대하여 소각하 판결을 하였으나 원고만이 상고한 경우 소를 각하한 항소심판결을 파기하여 원고에게 더 불리한 청구기각의 판결을 할 수는 없으므로 항소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을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 각하한 항소심판결과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본 지문 → 옳음.
근거: 본안에 관한 기판력이 생기는 청구기각판결은 소송요건 흠결을 이유로 한 소각하판결보다 원고에게 더 불리하다. 따라서 소각하판결에 대하여 원고만 항소한 이 사건에서 항소심이 대표권 흠결이 치유되어 소는 적법하지만 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청구기각으로 바꾸는 것은 불이익변경금지(민사소송법 제415조)에 반하므로 제1심판결을 유지하는 항소기각판결을 하여야 한다. 옳다.
이 불이익변경금지 법리(99다17401)는 제4회 민사법 66번, 제5회 민사법 64번, 제13회 민사법 5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옳지 않음 (정답) — 항소심에서 상계항변을 철회하면 법원은 이를 심판할 수 없어 자동채권에 기판력이 생기지 않으므로, 그 자동채권으로 제기하는 별소는 적법하다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21다275741 판결(판결요지 [2])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 항변은 그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를 철회할 수 있고, 그 경우 법원은 처분권주의의 원칙상 이에 대하여 심판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소송상 상계항변의 허용과 상계항변의 철회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은 상계로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지지만(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 이는 그 상계항변이 실질적으로 심판되어 확정판결에 그 판단이 포함될 것을 전제로 한다. 상계항변은 예비적 항변이어서 상대방 동의 없이 철회할 수 있고, 철회되면 법원은 처분권주의상 이를 심판할 수 없으므로 자동채권(공사대금채권)에 관하여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乙이 그 공사대금 지급을 구하는 별소를 제기하는 것은 적법하다. 별소가 부적법하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정답).
상계항변의 철회 법리(2021다275741)는 제5·10·11·13회 민사법 등에서도 반복 출제되었습니다.
③. 옳음 —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에서 후소 법원은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다시 심리할 수 없다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다수의견])
… 예외적으로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 나아가 이러한 경우에 후소의 판결이 전소의 승소 확정판결의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소의 이익
본 지문 → 옳음.
근거: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후소 판결은 전소의 승소 확정판결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안 되므로, 후소 법원은 전소 변론종결 이전의 사유에 관하여 확정된 권리의 성립요건을 다시 심리할 수 없다. 옳다.
④. 옳음 — 전소의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사실은 후소의 심리대상이 된다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다24349 판결(판결요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판결은 전소의 승소 확정판결의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 없으나, 위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상계, 면제 등과 같은 채권소멸 사유는 후소의 심리대상이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판력의 작용:소송물의 동일
본 지문 → 옳음.
근거: ③과 달리 여기서는 전소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가 문제된다. 기판력의 표준시는 사실심 변론종결시이므로 그 후에 생긴 변제·상계·면제 등 채권소멸 사유는 전소 기판력에 차단되지 않고 후소의 심리대상이 된다. 따라서 전소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사실은 후소에서 심리·판단된다. 옳다.
⑤. 옳음 — 확정판결로부터 10년이 경과한 후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를 제기하더라도 법원은 곧바로 소의 이익이 없음을 이유로 각하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다24349 판결(판결요지)
…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상계, 면제 등과 같은 채권소멸 사유는 후소의 심리대상이 된다. … 이는 채권의 소멸사유 중 하나인 소멸시효 완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판력의 작용:소송물의 동일
본 지문 → 옳음.
근거: 확정판결로부터 10년이 경과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사이 다른 시효중단 사유가 있었을 수 있고 소멸시효 완성 여부는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심리할 대상이다. 따라서 법원은 후소를 곧바로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할 것이 아니라, 소멸시효 완성 여부 등을 심리하여 청구를 인용하거나 기각하여야 한다.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②이므로 정답은 2번이다. ①(소각하판결에 원고만 항소 시 청구기각 불가·항소기각, 99다17401), ③(시효중단 재소에서 변론종결 전 요건 재심리 불가, 2018다22008 전합), ④(변론종결 후 변제 사실은 후소 심리대상, 2018다24349), ⑤(10년 경과 후 재소도 곧바로 각하 ✗, 2018다24349)는 모두 옳다. 반면 ②는 항소심에서 상계항변을 철회하면 법원이 이를 심판할 수 없어 자동채권에 기판력이 생기지 않으므로 그 별소가 적법한데도(2021다275741), '부적법하다'고 하여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