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61번
문제
甲은 乙에게 1,000만 원의 범위에서 어음금액을 보충할 수 있는 보충권을 부여하고, 어음금액만을 기재하지 않은 채 약속어음을 발행·교부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乙이 甲을 상대로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고 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사실심 변론 종결 시까지 보충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 ② 乙이 어음금액을 2,000만 원으로 기재한 후 이를 중대한 과실 없이 믿은 丙에게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甲은 丙에게 기재된 문구대로 어음채무를 부담한다.
- ③ 乙이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은 채 甲에게 지급제시한 경우, 甲은 이행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
- ④ 乙로부터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배서양도를 받은 丙이 지급제시기간이 경과한 후 어음금액을 보충하였다면 乙의 배서는 기한 후 배서이다.
- ⑤ 乙이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은 채 어음을 분실한 경우에도 공시최고에 의한 제권판결을 받을 수 있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甲이 乙에게 어음금액을 1,000만 원의 범위에서 보충할 수 있는 보충권을 주고 어음금액만을 백지로 하여 발행·교부한 백지약속어음에 관한 여러 국면을 묻는다. ① 백지 상태로 어음금청구 소를 제기한 경우 보충의 시기, ② 보충권 범위를 넘는 부당보충(어음법 제10조)과 선의·무중과실 취득자에 대한 발행인의 책임, ③ 백지 상태의 지급제시와 이행지체책임, ④ 만기 전에 배서양도를 받은 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경과 후 보충한 경우 그 배서가 기한 후 배서인지, ⑤ 백지 상태로 분실한 어음에 대한 제권판결 가부를 묻는다.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각 지문 검토
①. 옳음 — 백지어음 소지인이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고 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에는 사실심 변론 종결 시까지 보충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9다48312 전원합의체 판결
… 어음요건이 백지인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그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음금을 청구하는 것은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하여 잠자는 자가 아님을 객관적으로 표명한 것이고 그 청구로써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어음의 시효중단
본 지문 → 옳음.
근거: 백지어음은 백지가 보충되어야 비로소 어음상의 권리가 완성되므로, 소지인이 백지를 보충하지 않은 채 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그 자체로 시효는 중단되나(2009다48312 전합), 어음금청구가 인용되기 위해서는 사실심 변론 종결 시까지 백지를 보충하여 어음상 권리를 완성시켜야 한다(보충하지 않으면 청구가 기각된다). 옳다.
②. 옳음 — 乙이 보충권의 범위(1,000만 원)를 넘겨 2,000만 원으로 부당보충한 후 이를 악의·중대한 과실 없이 취득한 丙에게 배서양도한 경우, 발행인 甲은 丙에게 기재된 문구대로 어음채무를 부담한다
어음법 제10조(백지어음) 미완성으로 발행한 환어음에 미리 합의한 사항과 다른 내용을 보충한 경우에는 그 합의의 위반을 이유로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환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어음법 제10조 · 표준판례: 백지어음 취득자의 부당보충
본 지문 → 옳음.
근거: 어음법 제10조 본문은 보충권 범위를 넘는 부당보충이 있더라도 그 합의 위반을 이유로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단서는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만 대항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부당보충된 어음을 중대한 과실 없이(선의) 취득한 丙에 대하여는 甲이 부당보충의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으므로, 甲은 丙에게 어음에 기재된 문구대로 2,000만 원의 어음채무를 부담한다. 옳다. (반대로 악의·중과실 취득자에 대하여는 발행인이 유효하게 보충권을 수여한 1,000만 원의 범위에서만 책임을 진다.)
③. 옳음 — 乙이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은 채 甲에게 지급제시하더라도 甲은 이행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법원 1971. 8. 31. 선고 68다1176 전원합의체 판결
백지어음에 있어서 백지의 보충시와 어음행위 자체의 성립시기와는 엄격히 구별하여야 할 문제로서 백지의 보충없이는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으나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보충과 어음행위의 효력발생시기
본 지문 → 옳음.
근거: 백지어음은 미완성어음이어서 백지가 보충되어야 비로소 어음상의 권리가 완성되고, 그 전에는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은 채 한 지급제시는 적법한 지급제시가 아니어서 발행인 甲을 이행지체에 빠뜨리는 효력이 없고, 甲은 그로 인한 이행지체책임을 지지 않는다. 옳다.
④. 옳지 않음 (정답) — 만기 전에 배서양도가 이루어진 이상, 그 후 지급제시기간이 경과한 뒤에 어음금액이 보충되었더라도 乙의 배서는 기한 후 배서가 아니라 만기 전 배서이다
대법원 1971. 8. 31. 선고 68다1176 전원합의체 판결
… 백지의 보충시와 어음행위 자체의 성립시기와는 엄격히 구별하여야 할 문제로서 … 어음행위의 성립시기를 곧 백지의 보충시기로 의제할 수는 없는 것이며 그 성립시기는 그 어음행위 자체의 성립시기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백지어음에 만기 전에 한 배서는 만기 후에 백지가 보충된 때에도 기한후 배서로 볼 것이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보충과 어음행위의 효력발생시기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배서가 기한 후 배서(지급거절증서 작성 후 또는 그 작성기간 경과 후의 배서)인지 여부는 배서라는 어음행위 자체의 성립시기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지, 백지의 보충시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丙이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乙로부터 배서양도를 받은 이상 乙의 배서는 만기 전 배서로서 성립하였고, 그 후 丙이 지급제시기간이 경과한 뒤에 어음금액을 보충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기한 후 배서로 볼 수는 없다(68다1176 전합). 지문은 보충시기를 기준으로 乙의 배서를 기한 후 배서라고 하여 옳지 않다(정답).
⑤. 옳음 — 乙이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은 채 어음을 분실한 경우에도 공시최고에 의한 제권판결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 1998. 9. 4. 선고 97다57573 판결
… 백지어음의 발행인은 백지보충을 조건으로 하는 어음금지급채무를 부담하게 되고, 백지에 대한 보충권과 백지보충을 조건으로 한 어음상의 권리는 백지어음의 양도와 더불어 양수인에게 이전되어 … 백지어음은 어음거래상 완성어음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면서 유통되고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 보면, 백지어음에 대한 제권판결을 받은 자는 발행인에 대하여 백지보충권과 백지보충을 조건으로 한 어음상의 권리까지를 모두 … 주장할 수 있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어음 제권판결 이후의 권리행사
본 지문 → 옳음.
근거: 백지어음도 백지보충을 조건으로 한 어음상의 권리를 화체하여 완성어음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유통되는 유가증권이므로 공시최고 및 제권판결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乙이 어음금액을 보충하지 않은 채 어음을 분실한 경우에도 공시최고를 거쳐 제권판결을 받을 수 있고, 제권판결을 받은 자는 발행인에 대하여 백지보충권과 백지보충을 조건으로 한 어음상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④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①(백지 상태로 소 제기 시 사실심 변론 종결 시까지 보충, 2009다48312 전합), ②(부당보충된 어음을 선의·무중과실로 취득한 자에게는 기재대로 책임, 어음법 제10조·98다37736), ③(백지 미완성어음의 지급제시는 부적법하여 이행지체 ✗, 68다1176 전합), ⑤(백지 상태 분실 어음도 제권판결 대상, 97다57573)는 모두 옳다. 반면 ④는 배서가 기한 후 배서인지는 배서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만기 전에 이루어진 乙의 배서는 지급제시기간 경과 후 보충되더라도 만기 전 배서인데도(68다1176 전합), 기한 후 배서라고 하여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