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번
문제
죄형법정주의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법률의 시행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항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면 법률의 명시적인 위임범위를 벗어나 처벌의 대상을 확장하더라도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 ②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 ③ 「형사소송법」 제33조(국선변호인)에 규정된 법원이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할 사유 중 하나인 ‘피고인이 구속된 때’의 의미에 피고인이 해당 형사사건이 아닌 별개의 사건, 즉 별건으로 구속되어 있거나 다른 형사사건에서 유죄로 확정되어 수형 중인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문언해석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 ④ 형면제 사유에 관하여 범위를 제한적으로 유추적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 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죄는 사실적시 행위를 공공연하게 할 것을 요구하므로 특정 개인이나 소수에게 말하여 그로 인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서 금지하는 유추해석에 해당한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죄형법정주의의 4대 파생원칙 가운데 명확성 원칙·유추해석 금지(확장해석 금지)·위임입법의 한계가 각 지문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묻는다. 핵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의 확장·유추는 금지되나, 문언의 가능한 의미 안에서의 합리적 해석은 허용된다"는 점이다.
근거 법령
대한민국헌법 제12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1항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형법 제1조 제1항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른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조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없는 때에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1. 피고인이 구속된 때.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3조
각 지문 검토
1번 — ✗ 옳지 않음
법률의 명시적 위임 범위를 벗어나 시행령 단계에서 처벌 대상을 확장한다면, 비록 그 시행령이 명확하더라도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법률주의)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시행령의 명확성과 법률에 의한 처벌 근거의 존재는 별개의 요청이며, 시행령은 모법(법률)의 명시적 위임 범위 안에서만 형사처벌의 대상을 구체화할 수 있다.
2번 — ✗ 옳지 않음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반드시 서술적 개념으로만 규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소 광범위하더라도 법관의 보충적 해석으로 의미가 확정될 수 있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금지행위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라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2007. 3. 29. 선고 2005헌바19 결정(부당이득죄 사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 헌재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명확성의 원칙
3번 — ○ 정답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의 "피고인이 구속된 때" 의 의미를, 해당 사건의 구속뿐 아니라 별건 구속·다른 사건의 형 집행으로 인한 구금 상태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구속(=신체의 자유 제약·구금)" 이라는 문언의 가능한 의미 안에 들어간다. 따라서 종전 판례를 변경한 대법원 전합의 해석은 문언해석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대법원 2024. 5. 23. 선고 2021도6357 전원합의체 판결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의 '피고인이 구속된 때'란 피고인이 해당 형사사건에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별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집행되거나 다른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그 판결의 집행으로 구금 상태에 있는 경우 또한 포괄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 '구속'의 사전적 의미는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속박하는 것'을 말하고, '구금'의 사전적 의미는 '강제력에 의하여 특정인을 특정 장소에 가두어 그의 의사에 따른 장소적 이동을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법 문언을 그대로 따르더라도 필요적 국선변호인 선정사유인 '구속'은 해당 형사사건의 구속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필요적 국선변호인 선정사유로서 '피고인이 구속된 때'의 의미:별건 구속·다른 사건 형 집행 중 포함
4번 — ✗ 옳지 않음
형면제 사유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이므로, 이를 제한적으로(=좁게) 유추적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처벌 범위를 확장하는 셈이 되어 죄형법정주의의 확장해석·유추해석 금지(피고인 불이익 유추 금지) 에 어긋난다. 반대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의 유추는 허용되지만, 형면제 사유의 적용을 좁히는 유추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결과가 되어 금지된다.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5도8335 전원합의체 판결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유추적용금지
5번 — ✗ 옳지 않음
판례는 일관되게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해석하면서, 개별적으로 소수인에게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다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을 인정한다(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위 법리가 형법상 명예훼손죄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 등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모든 명예훼손형 범죄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재확인하였다. 이는 종래 확립된 판례법리의 재확인이지 새로운 유추해석이 아니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하여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은 공연성에 관한 확립된 법리로 정착되었다. 이러한 법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상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이나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 등의 공연성 판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나 특별법상 명예훼손 행위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명예훼손 범죄의 공연성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기본적 법리로 적용되어 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과 '전파가능성 이론':정보통신망 명예훼손에도 동일하게 적용
결론
정답은 3번이다. 죄형법정주의는 ① 피고인 불이익 방향의 확장·유추는 금지하지만(①·④·⑤), ② 문언의 가능한 의미 안에서의 합리적 해석은 허용된다는 점을 기억하자(③의 별건 구속 포함 해석). 한편 ③ 명확성 원칙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인의 예측가능성"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서술적 개념만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②). ⑤의 전파가능성 이론은 종래 확립된 판례 법리이지 유추해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