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1번
문제
甲은 A의 비트코인을 법률상 원인 없이 자신의 계좌로 이체받은 후 이를 자신의 다른 계좌로 이체하여 소비하였다. 이를 인지한 검사는 적법하게 수사를 개시하면서 甲의 휴대전화에 대하여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등 암호화된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인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 ② A가 착오로 甲의 계좌에 비트코인을 이체한 경우, 비트코인은 현금과 같이 취급되므로 甲은 신의칙상 A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에 있게 되어 이를 사용·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한다.
- ③ 알 수 없는 경위로 甲의 계좌에 A의 비트코인이 이체된 경우, 甲은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A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甲이 임의로 비트코인을 사용·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한다.
- ④ 검사가 범죄를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인지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신문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 위법한 수사에 해당하며, 그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
- ⑤ 지방법원 판사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청구를 기각한 경우, 검사는 준항고로 불복할 수 없지만, 항고의 방법으로는 불복할 수 있다.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법률상 원인 없이 이체받은 비트코인을 소비한 사안(2020도9789와 동일한 사실관계)을 소재로,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재산범죄 성부, 수사절차의 적법성을 종합적으로 묻는다. ①비트코인의 재산상 이익성, ②착오이체 비트코인의 횡령죄, ③원인불명 이체 비트코인의 배임죄, ④범죄인지서 미작성 상태의 수사와 그 조서의 증거능력, ⑤압수·수색영장청구 기각재판에 대한 불복방법이 각 핵심이다. 옳은 것은 ①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5조
가상자산은 재물이 아니라 재산상 이익이므로, 재물을 객체로 하는 횡령죄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원인불명으로 이체받은 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어서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각 지문 검토
① 비트코인은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국가에 의해 통제받지 않고 블록체인 등 암호화된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형법상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다만 법정화폐에 준하는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형법 적용에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판결요지 [1])
가상자산은 국가에 의해 통제받지 않고 블록체인 등 암호화된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인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 이와 같은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고 그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을 적용하면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가상자산 착오이체 후 자기 다른 전자지갑 이체:착오송금 법리 적용 ✗ + 배임죄 ✗
본 지문 → 옳음. 지문은 위 판결의 판시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비트코인은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이 판례(2020도9789)는 제13회 형사법 제1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착오로 이체된 비트코인은 재물이 아니어서 이를 사용·처분하여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은 유체물과 관리 가능한 동력에 한하고, 사무적으로 관리 가능한 채권이나 그 밖의 권리 등은 재물에 포함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재물이 아니라 재산상 이익이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A가 착오로 이체한 비트코인을 甲이 사용·처분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금전의 착오송금 시 횡령죄를 인정한 법리도 가상자산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판결요지 [1])
… 원인불명으로 재산상 이익인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가 가상자산을 사용·처분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착오송금 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한 판례를 유추하여 신의칙을 근거로 피고인을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가상자산 착오이체 후 자기 다른 전자지갑 이체:착오송금 법리 적용 ✗ + 배임죄 ✗ · 표준판례: 횡령죄의 객체:광업권은 재물이 아니어서 횡령죄의 객체 ✗
본 지문 → 옳지 않음. "비트코인은 현금과 같이 취급되므로 보관자 지위에서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부분이 옳지 않다. 비트코인은 재물이 아니라 재산상 이익이어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고,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지도 않는다.
③ 원인불명으로 비트코인을 이체받은 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어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진정신분범이다. 착오나 시스템 오류 등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는 부당이득반환의무(민사상 채무)를 부담할 수 있을 뿐,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그 가상자산을 보존·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임의로 사용·처분하여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판결요지 [2])
… 비트코인이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甲으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전자지갑으로 이체되었더라도 피고인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甲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甲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가상자산 착오이체 후 자기 다른 전자지갑 이체:착오송금 법리 적용 ✗ + 배임죄 ✗
본 지문 → 옳지 않음. 원인불명으로 비트코인을 이체받은 甲은 A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신의칙을 근거로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④ 범죄인지서 작성 전에 이루어진 수사라도 그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그 조서의 증거능력도 부인되지 않는다
범죄의 인지는 실질적 개념이고 범죄인지서 작성은 검찰행정의 사무처리절차에 불과하므로, 검사가 범죄혐의가 있다고 보아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 이미 범죄를 인지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인지절차(범죄인지서 작성) 전에 수사를 하였더라도 장차 인지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사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도 부인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0도2968 판결
… 검사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기 전에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아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이 때에 범죄를 인지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 인지절차가 이루어지기 전에 수사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수사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그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 등의 증거능력도 이를 부인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인지절차 이전에 이루어진 수사의 적법성 여부
본 지문 → 옳지 않음. 범죄인지서 미작성 상태의 피의자신문이 "원칙적으로 위법하고 그 조서의 증거능력이 없다"는 부분이 옳지 않다. 실질적으로 범죄인지가 된 이상 인지서 작성 전 수사도 위법하지 않고 그 조서의 증거능력도 인정된다. 이 판례(2000도2968)는 제4회 형사법 제20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지방법원 판사의 압수·수색영장청구 기각재판에 대하여는 항고로도 준항고로도 불복할 수 없다
수사기관의 청구에 의하여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거나 기각하는 지방법원 판사는 수소법원의 재판장·수명법관이 아니므로 그 재판은 형사소송법 제416조의 준항고 대상이 아니고, 법원의 결정이 아니므로 제402조·제403조의 항고 대상도 아니다. 따라서 검사는 영장청구 기각재판에 대하여 항고·준항고 어느 방법으로도 불복할 수 없다.
대법원 1997. 9. 29.자 97모66 결정
… 수사기관의 청구에 의하여 압수영장 등을 발부하는 독립된 재판기관인 지방법원 판사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지방법원 판사가 한 압수영장발부의 재판에 대하여는 위 조항에서 정한 준항고로 불복할 수 없고, 나아가 … 법원의 결정이 아닌 지방법원 판사가 한 압수영장발부의 재판에 대하여 그와 같은 항고의 방법으로도 불복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지방법원 판사의 압수영장 발부·기각 재판에 대한 불복:항고·준항고 ✗(다만 압수처분에 §417 준항고 ○)
본 지문 → 옳지 않음. "준항고로 불복할 수 없지만 항고로는 불복할 수 있다"는 부분이 옳지 않다. 지방법원 판사의 영장 발부·기각 재판에 대하여는 준항고도, 항고도 허용되지 않는다(다만 그 영장에 의한 수사기관의 압수처분 자체에 대하여는 제417조의 준항고가 가능하다).
결론
정답은 1번. ①비트코인은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2020도9789). 나머지는 ②비트코인은 재물이 아니어서 착오이체분을 소비해도 횡령죄 불성립, ③원인불명 이체받은 자는 타인의 사무 처리자가 아니어서 배임죄 불성립, ④인지서 작성 전 수사도 실질적 인지가 있으면 적법하고 그 조서는 증거능력 있음, ⑤지방법원 판사의 영장 발부·기각 재판은 항고·준항고 모두 불가라는 점에서 각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