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4번
문제
甲은 A로부터 그 소유의 노트북컴퓨터를 위탁받아 보관하였고, B로부터 그 소유의 태블릿 PC를 위탁받아 보관하던 중 이러한 위탁 사실을 알고 있는 乙에게 일괄 매각하여 도박 자금을 마련하였다. 甲은 위 매각 대금 전액을 같은 날 도박으로 탕진하였다. 검사는 甲을 횡령죄 및 도박죄로 기소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에게는 피해자 A, B에 대한 각 횡령죄가 성립하고, 두 개의 횡령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
- ② 만약 乙이 甲에게 위 매각행위를 교사하였다면, 乙에게는 횡령교사죄와 장물취득죄의 경합범이 성립한다.
- ③ 만약 甲이 위 매각행위로 횡령한 물건에 피해자 C로부터 위탁받아 보관 중이던 태블릿 PC도 포함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자 검사가 이를 공소사실에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
- ④ 법원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 부본을 甲에게 송달하였음에도 공판조서에 법원이 그 허가 여부를 결정한 절차가 기재되지 않은 경우,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간과하여 그 허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당연히 추정되는 것은 아니고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소송절차의 존재가 공판조서에 기재된 다른 내용이나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로 증명될 수 있으나, 이는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된다.
- ⑤ 횡령 및 도박의 점에 대하여 전부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관하여 검사의 항소로 계속된 항소심에서 횡령죄 및 도박죄 모두 유죄를 인정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는데, 甲의 상고로 계속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횡령죄 부분을 파기하는 경우에 이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도박죄 부분도 함께 파기의 대상이 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A·B의 위탁물을 일괄 매각하여 도박자금으로 쓴 사례 — ① 여러 위탁자의 재물을 한 번에 매각·횡령한 경우 횡령죄의 죄수, ② 위탁사실을 알고 매수한 乙이 매각을 교사한 경우 횡령교사죄와 장물취득죄의 죄수, ③ 다른 피해자(C) 위탁물 횡령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의 허가, ④ 공소장변경허가 여부 결정이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경우의 증명방법, ⑤ 경합범으로 하나의 형이 선고된 항소심판결에 대한 상고심의 파기 범위.
근거 법령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형법 제362조(장물의 취득, 알선 등) ① 장물을 취득, 양도, 운반 또는 보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사소송법 제298조(공소장의 변경) ①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허가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56조(공판조서의 증명력)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써 증명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40조 · 형법 제362조 · 형사소송법 제298조 · 제56조
각 지문 검토
1번 — 옳음
甲이 A의 노트북과 B의 태블릿 PC를 乙에게 일괄 매각한 것은 사회관념상 1개의 처분행위이다. 이로써 위탁자 A·B에 대한 각 횡령죄가 성립하고,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므로 두 횡령죄는 상상적 경합(형법 제40조)의 관계에 있다.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731 판결
"형법 제40조에서 말하는 1개의 행위란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1개로 평가되는 것을 말하는 바, … 이 행위에 의하여 … 각 죄에 동시에 해당하는 것이니 두 죄는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면허운전과 음주운전의 죄수:1개의 운전행위로서 상상적 경합
위 '1개의 행위' 판단 기준에 비추어, 일괄 매각이라는 1개의 행위로 A·B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므로 두 죄는 상상적 경합이다. 지문 1번은 옳다.
2번 — 옳음
장물죄는 본범이 불법영득한 재물의 처분에 관여하는 범죄로서, '자기의 범죄'(정범자 = 단독정범·공동정범·합동범)에 의하여 영득한 물건에 대해서는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본범의 정범이 아닌 자는 장물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乙은 횡령(본범)의 정범이 아니라 교사범에 불과하므로, 乙이 매각을 교사하고 그 횡령물을 매수한 행위는 횡령교사죄와 장물취득죄가 각각 성립하여 경합범이 된다.
대법원 1986. 9. 9. 선고 86도1273 판결
"장물죄는 타인(본범)이 불법하게 영득한 재물의 처분에 관여하는 범죄이므로 자기의 범죄에 의하여 영득한 물건에 대하여는 성립하지 아니하고 이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나 여기에서 자기의 범죄라 함은 정범자(공동정범과 합동범을 포함한다)에 한정되는 것이므로 … 당해 범죄행위의 정범자(공동정범이나 합동범)로 되지 아니한 이상 … 그 장물의 취득을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습 공동범행자라도 당해 범행의 정범자(공동정범·합동범) 아니면 별도 장물취득죄
본범의 정범이 아닌 乙은 장물취득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그 교사행위와 장물취득행위는 별개이므로 횡령교사죄와 장물취득죄의 경합범이 성립한다. 지문 2번은 옳다.
3번 — 옳음
검사가 추가하려는 C 위탁 태블릿 PC 횡령은 기존 A·B 위탁물 횡령과 동일한 일괄 매각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피해자(C)와 횡령금액만 달라질 뿐 일시·장소·방법이 동일하여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다. 따라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3도3038 판결(판결요지 [1], [4])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공소장변경허가신청 전후의 공소사실은 … 피해자를 추가한 부분과 전체 횡령금액만을 달리할 뿐 그 밖에 횡령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모두 동일하여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므로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장변경허가 여부 미결정·공판조서 미기재와 자유로운 증명 / 상상적경합 공소사실 추가와 공소사실의 동일성
지문 3번은 옳다.
4번 — 옳지 않음 (정답)
공판조서에 기재된 소송절차는 그 조서만으로 증명하여야 하지만(형사소송법 제56조), 어떤 소송절차가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절차가 행해지지 않은 것으로 당연히 추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존재를 공판조서의 다른 내용이나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로 증명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소송법적 사실이므로 엄격한 증명이 아니라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다.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3도3038 판결(판결요지 [3])
"… 어떤 소송절차가 진행된 내용이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하여 당연히 그 소송절차가 당해 공판기일에 행하여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니고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소송절차의 존재가 공판조서에 기재된 다른 내용이나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로 증명될 수 있고, 이는 소송법적 사실이므로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장변경허가 여부 미결정·공판조서 미기재와 자유로운 증명 / 상상적경합 공소사실 추가와 공소사실의 동일성
지문 4번은 그 증명이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으나, 판례는 소송법적 사실로서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라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정답).
5번 — 옳음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죄에 대하여 항소심이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는데 상고심이 그중 일부 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는 경우, 파기되는 부분과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나머지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한다. 하나의 형이 선고된 이상 일부만 분리하여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횡령죄와 도박죄가 항소심에서 하나의 형으로 선고된 후 상고심이 횡령죄 부분을 파기하는 경우 도박죄 부분도 함께 파기된다.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3도3038 판결(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업무상횡령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근로기준법 위반 등)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의 대상이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장변경허가 여부 미결정·공판조서 미기재와 자유로운 증명 / 상상적경합 공소사실 추가와 공소사실의 동일성
지문 5번은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4번 → 정답 ④.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소송절차의 존재는 공판조서 외 자료로 증명할 수 있으나, 이는 엄격한 증명이 아니라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다(2023도3038).
학습 포인트:
1. 여러 위탁자의 재물을 1개의 행위로 일괄 매각·횡령 → 각 횡령죄 + 상상적 경합(형법 §40, '1개의 행위' 기준 86도2731) — ①.
2. 본범의 정범(공동정범·합동범)이 아닌 자는 장물죄 주체 가능 → 횡령교사범 乙은 횡령교사죄와 장물취득죄의 경합범(86도1273) — ②.
3. 상상적 경합관계 공소사실 추가는 동일성 인정 → 법원은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야 함(형소법 §298①, 2023도3038) — ③.
4. 공판조서 미기재 소송절차의 존재는 공판조서 외 자료로 증명 가능, 단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엄격한 증명 ✗, 2023도3038) — ④ 정답.
5. 경합범으로 하나의 형이 선고된 경우 일부 파기 시 나머지도 함께 파기(2023도3038 파기범위) —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