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5번
문제
甲은 백화점에서 A의 지갑을 절취하기 위해 A와 부딪치며 양복 상의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발각되어 도주하다가 곧바로 뒤쫓아 온 보안요원 X에게 붙잡혔다. 甲은 X로부터 그 경위를 확인받던 중 체포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X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히고 도주하였다.
사건이 발생한 지 1시간이 지난 후 X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법경찰관 P가 인근 버스 정류장에 서있던 甲에게 임의동행을 요청하자, 甲은 영장의 제시를 요구하면서 동행을 거부하였다. 그럼에도 P가 甲을 순찰차에 강제로 태워 파출소로 연행하려 하자 甲은 이를 벗어날 목적으로 P의 복부를 발로 차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일단 X에게 체포되었으나 아직 신병 확보가 확실하지 않은 단계에서 체포 상태를 면하기 위해 X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상해를 가한 것이므로, 甲은 강도상해죄의 죄책을 진다.
- ② 만약 甲이 X에게 항거가 곤란할 정도의 폭행을 가하였으나 상해에는 이르지 않았다면, 甲은 준강도미수죄의 죄책을 진다.
- ③ P의 甲에 대한 체포는 적법한 현행범인의 체포라고 볼 수 없다.
- ④ 甲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P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 ⑤ 甲이 제1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사실에 대하여 검사가 신문을 할 때 공소사실이 모두 사실과 다름없다고 진술한 경우, 이후 변호인이 신문을 할 때에는 범의나 공소사실을 부인하더라도 그 공소사실은 간이공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할 수 있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백화점 소매치기 미수범이 보안요원 X에게 체포된 직후 체포를 면하려 폭행·상해한 행위의 강도상해죄·준강도미수(①·②), 1시간 후 임의동행을 거부하는 甲을 강제연행한 사법경찰관 P의 체포의 적법성(③), 위법한 체포에 항거하며 가한 상해의 정당방위(④), 검사 신문에는 자백하고 변호인 신문에는 부인한 경우 간이공판절차의 적용 가부(⑤)를 묻는다(옳지 않은 것 고르기).
근거 법령
형법 제335조(준강도) 절도가 재물의 탈환에 항거하거나 체포를 면탈하거나 범죄의 흔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때에는 제333조 및 제334조의 예에 따른다.
형법 제337조(강도상해, 치상)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사소송법 제286조의2(간이공판절차의 결정)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공소사실에 대하여 자백한 때에는 법원은 그 공소사실에 한하여 간이공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할 것을 결정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37조 · 제21조 · 형사소송법 제286조의2
각 지문 검토
① ○ — 일단 체포되었으나 신병확보가 확실하지 않은 단계의 폭행·상해는 강도상해죄
甲은 A의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발각된 절도미수범이고, X에게 일단 붙잡혔으나 아직 신병확보가 확실하지 않은 단계는 준강도죄에서 말하는 '절도의 기회'에 해당한다. 그 기회에 체포를 면할 목적으로 X를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으므로 강도상해죄(형법 제337조)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5022 판결
준강도는 절도범인이 절도의 기회에 재물탈환의 항거 등의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으로서, … 범인이 일단 체포되어 아직 신병확보가 확실하다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절도의 기회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준강도의 절도의 기회
본 지문 → 옳음. 이 판례(2009도5022)는 제8회 16번, 제13회 9번, 제15회 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 — 절도미수범이 항거곤란 폭행을 가했으나 상해에 이르지 않았다면 준강도미수죄
준강도죄의 기수·미수는 절도행위의 기수·미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甲은 절도미수범이므로,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을 가하였으나 상해에는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준강도미수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4. 11. 18. 선고 2004도5074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준강도죄의 기수 여부는 절도행위의 기수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절도미수범이 체포를 면탈하기 위하여 폭행을 가한 경우에는 준강도미수죄로 의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준강도의 기수와 미수의 구별기준
본 지문 → 옳음. 이 판례(2004도5074 전합)는 제4회·제6회·제11회·제12회·제13회·제15회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③ ○ — 임의동행을 거부하는데도 강제연행한 P의 체포는 적법한 현행범 체포가 아니다
수사관의 임의동행은 피의자가 자유로이 동행을 거부하거나 이탈할 수 있는 등 오로지 자발적 의사에 의한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만 적법하다. 甲은 영장 제시를 요구하며 동행을 거부하였으므로 임의동행이 적법할 수 없고, 사건 발생 1시간 후의 강제연행은 현행범 체포의 시간적 접착성·체포의 필요성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P의 체포는 적법한 현행범 체포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도6810 판결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거나 동행한 피의자가 언제든지 자유로이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는 등 오로지 피의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 동행이 이루어졌음이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입증된 경우에 한하여, 그 적법성이 인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임의수사 원칙과 임의동행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판결요지 [1])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하여는 …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현행범인 체포는 …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현행범인 체포의 적법성 요건
본 지문 → 옳음. 2011도3682는 제5회 23번, 제15회 31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 — 위법한 체포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가한 상해는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P의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이므로, 이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P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라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판결요지 [2])
경찰관이 현행범인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는데도 실력으로 현행범인을 체포하려고 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고, … 현행범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위법한 현행범체포에 대한 정당방위:모욕 현행범 체포에 반항하여 상해
본 지문 → 옳음. 2011도3682는 제5회 23번, 제7회 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 — 검사 신문에는 자백하고 변호인 신문에는 부인하였다면 간이공판절차로 심판할 수 없다 (정답)
간이공판절차는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한 때에 결정할 수 있는데(형사소송법 제286조의2), 여기서 자백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일관되고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 甲이 검사의 신문에는 공소사실을 자백하였으나 이어진 변호인의 신문에서 범의나 공소사실을 부인하였다면, 그 진술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자백으로 볼 수 없으므로 간이공판절차로 심판할 수 없다. 따라서 "간이공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할 수 있다"는 본 지문은 옳지 않다.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4도6176 판결
제1심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이 공소사실 중 일부를 부인하거나 또는 최소한 피고인에게 폭력의 습벽이 있음을 부인하는 취지라고 보임에도, 간이공판절차에 의하여 상습상해 내지 폭행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 간이공판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간이공판절차에서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자백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2004도6176은 제10회 21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정답은 5번이다.
- ① 체포 후 신병확보 미확실 단계의 폭행·상해 = 강도상해죄 ○(절도의 기회, 2009도5022).
- ② 절도미수 + 항거곤란 폭행(상해 ✗) = 준강도미수 ○(2004도5074 전합).
- ③ 임의동행 거부 + 영장 요구에도 1시간 후 강제연행 = 적법한 현행범 체포 ✗(2005도6810·2011도3682).
- ④ 위법한 체포에 대한 항거로 가한 상해 = 정당방위로 위법성 조각(2011도3682).
- ⑤ 검사 신문 자백 + 변호인 신문 부인 = 자백 ✗ → 간이공판절차 적용 불가(2004도6176). → 옳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