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8번
문제
甲은 친구 乙과 丙에게 연락해 “은행에서 돈을 출금해 나오는 사람의 가방을 날치기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乙과 丙은 은행 문밖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하고, 甲은 날치기를 끝낸 乙과 丙을 태우고 도망치기 위해 은행 앞 차도에 승용차를 세워 두고 대기하기로 했다. 며칠 후 A가 은행에서 현금 1천만 원을 출금하여 가방에 담아 나오는 것을 본 乙과 丙은 A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甲은 차를 몰고 그 뒤를 따라가던 중 갑자기 처벌이 두려워져 핸들을 꺾어 혼자 말없이 도주해 버렸다. A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자 乙은 입구에서 망을 보았고, 丙은 A가 손에 든 가방을 그대로 낚아채어 달아났다. 검사는 甲, 乙, 丙을 위 범죄혐의로 기소하였고, 법원은 이들을 병합심리하고 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은 혼자 도주하였을 뿐 乙과 丙에게 이탈의 의사표시를 한 바 없고, 乙과 丙은 그대로 범죄행위로 나아갔으므로, 甲이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② 만약 乙이 실행행위 전에 甲과 丙에게 이탈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밝히고 혼자 도주하였다면, 그 이후 벌어진 날치기에 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죄책을 지지 않는다.
- ③ 甲은 현장에서 날치기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하지 않았지만, 乙과 丙의 행위를 자기의사의 수단으로 하여 범행을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특수절도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
- ④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 乙이 丙에 대한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허위진술을 하였더라도 위증죄로 처벌받지 않는다.
- ⑤ 乙을 제외한 나머지 공범이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있고 다른 증거가 없다면, 乙의 자백만으로는 乙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날치기를 공모한 甲이 실행 전 혼자 도주한 경우의 공모관계 이탈(①·②), 차량 대기·도주 역할만 분담한 甲의 합동절도(특수절도) 공동정범(③),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 공동피고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고도 행사하지 않은 채 허위진술한 경우의 위증죄(④), 공범들이 부인하는 가운데 乙의 자백만 있는 경우의 자백보강법칙(⑤)을 묻는다(옳지 않은 것 고르기).
근거 법령
형법 제331조(특수절도) ② 흉기를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형법 제152조(위증, 모해위증) ①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사소송법 제310조(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31조 · 제152조 · 형사소송법 제310조
각 지문 검토
① ○ — 이탈 의사표시 없이 혼자 도주한 것만으로는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274 판결
공모관계에서의 이탈은 공모자가 공모에 의하여 담당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공모자가 공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다른 공모자의 실행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범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등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제거하지 아니하는 한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모를 주도한 자에게 공모관계로부터의 이탈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본 지문 → 옳음.
근거: 甲은 날치기를 처음 제안하여 공모를 주도하였고 차량 대기·도주라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한 甲이 이탈 의사를 다른 공모자에게 표시하지도 않고 자신이 형성한 기능적 행위지배(도주 차량 제공)를 해소하지도 않은 채 단지 혼자 도주한 것만으로는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후 乙·丙이 저지른 날치기에 대하여 공동정범의 죄책을 진다. 이 판례(2008도1274)는 제3회 형사법 20번·제4회 형사법 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 — 다른 공모자의 실행착수 전에 이탈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이탈하면 그 이후 범행에 책임지지 않는다
대법원 1986. 1. 21. 선고 85도2371 판결
공모자 중의 어떤 사람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그 이탈의 표시는 반드시 명시임을 요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경우
본 지문 → 옳음.
근거: 공모관계의 이탈은 다른 공모자가 실행에 착수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하고, 이탈자는 그 이후의 범행에 대하여는 공동정범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乙이 (주도자가 아닌 단순 가담자로서) 실행행위 전에 이탈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이탈하였다면 그 후의 날치기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①의 주도자 甲과 달리, 영향력 제거가 별도로 요구되지 않는 경우이다).
③ ○ — 현장에서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않았어도 정범성 표지를 갖추면 합동절도의 공동정범이 된다
대법원 1998. 5. 21. 선고 98도321 전원합의체 판결
3인 이상의 범인이 합동절도의 범행을 공모한 후 적어도 2인 이상의 범인이 범행 현장에서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관계를 이루어 절도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여 절도 범행을 한 경우에는 … 그 공모에는 참여하였으나 현장에서 절도의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하지 아니한 다른 범인에 대하여도 그가 현장에서 절도 범행을 실행한 위 2인 이상의 범인의 행위를 자기 의사의 수단으로 하여 합동절도의 범행을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범성의 표지를 갖추고 있다고 보여지는 한 … 합동절도의 공동정범의 성립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합동절도와 공동정범 · 표준판례: 직접 실행에 가담하지 않는 자에 대한 합동범의 공동정범 인정여부
본 지문 → 옳음.
근거: 합동범(특수절도, 형법 제331조 제2항)은 2인 이상이 현장에서 협동하여 실행할 것을 요하지만, 현장에 가담하지 않은 공모자라도 범행 전체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정범성 표지)를 갖추면 합동절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 甲은 도주 차량을 준비·대기하기로 한 핵심 역할을 분담하였으므로, 현장에서 날치기를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乙·丙의 합동절도에 대한 공동정범이 된다.
④ ✗ — 증언거부권을 고지받고도 행사하지 않은 채 허위진술하면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이라도 위증죄가 성립한다 (정답)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도7528 판결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그 자신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신문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의 진술거부권 내지 자기부죄거부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증인신문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160조에 따라 증언거부권이 고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증인적격이 인정되는 피고인이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허위로 진술하였다면 위증죄가 성립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송절차 분리된 공범 공동피고인의 위증죄:증언거부권 고지받고도 자기 범죄사실에 행사 않고 허위진술 시 위증죄 ○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소송절차가 분리되면 다른 공범에 대한 관계에서 증인적격을 가지고, 이때 자기부죄거부특권은 증언거부권(형사소송법 제148조)을 행사함으로써 보장된다. 그런데 재판장으로부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고도(제160조) 이를 행사하지 않고 선서한 뒤 허위로 진술하였다면, 그 진술이 자기의 방어를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위증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위증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본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23도7528)는 제5회 30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증언거부권을 아예 고지받지 못한 채 진술한 경우 위증죄 성립이 제한될 수 있다는 2008도942 전원합의체 법리와는 사안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
⑤ ○ — 공범들이 부인하고 다른 증거가 없으면 乙의 자백만으로는 乙을 유죄로 할 수 없다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도1939 판결
형사소송법 제310조 소정의 "피고인의 자백"에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은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할 수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공범인 공동피고인들의 각 진술은 상호간에 서로 보강증거가 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범자의 자백과 보강증거 요부
본 지문 → 옳음.
근거: 자백보강법칙(형사소송법 제310조)에 따라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이익한 유일한 증거인 때에는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만약 다른 공범이 자백하였다면 그 진술은 乙에 대한 보강증거가 될 수 있으나(위 판례), 이 사안에서는 甲·丙이 모두 범행을 부인하고 다른 증거도 없으므로 乙의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乙의 자백만으로는 乙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 공범자의 자백과 보강증거에 관한 이 판례(90도1939)는 제6회 25번·제13회 30번·제15회 2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정답은 4번.
- ① 이탈 의사표시 없는 단순 도주 = 공모관계 이탈 ✗(2008도1274). → 옳음.
- ② 실행착수 전 명확한 이탈 = 이후 범행 책임 ✗(85도2371). → 옳음.
- ③ 도주 차량 역할 분담 = 합동절도(특수절도)의 공동정범(98도321 전합). → 옳음.
- ④ 증언거부권 고지받고 미행사 + 자기 방어 허위진술 = 위증죄 성립(2023도7528). → 옳지 않음.
- ⑤ 공범 부인 + 다른 증거 없음 → 乙의 자백만으로 유죄 ✗(자백보강법칙, 90도1939). → 옳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