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19번
문제
헌법상 책임주의원칙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선박소유자가 고용한 선장이 선박소유자의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면 그 선박소유자에게도 동일한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구 「선박안전법」 조항은 선장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해 선박소유자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선박소유자가 고용한 선장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선박소유자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으므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
- ②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건설공사 하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에 대하여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고 직상 수급인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조항은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③ 각 중앙관서의 장이 경쟁의 공정한 집행 또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자 등에 대하여 2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한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조항은, 부정당업자가 제재처분의 사유가 되는 행위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릴 수 없다는 점 등을 증명하여 제재처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므로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 ④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은, 요양기관이 그 피용자를 관리·감독할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급여비용이 요양기관에 일단 귀속되었고 그 요양기관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이상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있다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 ⑤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의 일정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곧바로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산지관리법」 조항은 법인 자신의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을 처벌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헌법상 책임주의(자기책임)원칙에 관한 다섯 결정을 대조하는 문제이다. 핵심 구별선은 하나다 — 문제된 처벌·제재 조항이 행위자 자신의 잘못(고의·과실·독자적 책임)을 요건으로 삼는가이다. 삼는다면 합헌(②③④), 타인의 범죄를 이유로 본인의 책임을 묻지 않고 처벌하면 위헌(①). ⑤ 산지관리법 양벌규정은 법인의 독자적 책임을 전혀 규정하지 않아 위헌 결정된 조항인데, 지문은 "법인 자신의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을 처벌하는 것"이라며 결론을 뒤집었다.
근거 법령
대한민국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책임주의(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원칙)는 법치국가원리와 죄형법정주의에 내재하는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취지에서 도출된다(헌재 2010헌가19). 아래 각 지문의 헌재 결정을 대조한다.
각 지문 검토
① 구 선박안전법 양벌규정 — 책임주의 위배 여부 — 옳음
헌재 2011. 11. 24. 2011헌가15
이 사건 법률조항은 … 선장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선박소유자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선박소유자가 고용한 선장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선박소유자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구 선박안전법 양벌규정과 책임주의원칙
본 지문 → 옳음.
근거: 선박소유자의 독자적 책임(선임·감독상 과실 등)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고용한 선장의 범죄만을 이유로 선박소유자를 처벌하는 양벌규정은 타인의 범죄로 본인을 처벌하는 것이어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 헌재의 결론이다. 지문이 위헌 결론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이 판례(2011헌가15)는 제10회 형사법 제3번에서도 다루어졌습니다.
② 건설업 미등록 하수급인 임금체불과 직상 수급인 처벌 — 자기책임원칙 위배 여부 — 옳음
헌재 2014. 4. 24. 2013헌가1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직상 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을 처벌하도록 한 것은 직상 수급인 자신의 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고,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 그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것이다. 따라서 …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건설업 미등록 하수급인 임금체불과 직상수급인 연대책임의 자기책임원칙 적합성
본 지문 → 옳음.
근거: 이 처벌은 하수급인의 잘못을 직상 수급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무등록업자에게 하도급을 준 직상 수급인 자신의 위법행위(추상적 위험 야기)가 현실화되었을 때 그 자신의 의무 불이행을 묻는 것이므로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지문이 결정요지에 부합하여 옳다.
③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 자기책임원칙 위배 여부 — 옳음
헌재 2016. 6. 30. 2015헌바125·290
부정당업자는 제재처분의 사유가 되는 행위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릴 수 없다는 점 등을 증명하여 제재처분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자기책임원칙
본 지문 → 옳음.
근거: 입찰참가자격 제한은 부정당업자가 그 행위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릴 수 없음을 증명하면 제재를 면할 수 있는 구조여서, 책임 없는 자를 제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자기책임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지문이 결정요지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④ 요양기관 부당수급 보험급여비용 징수 — 책임주의 위배 여부 — 옳음
헌재 2011. 6. 30. 2010헌바375
… 요양기관이 그 피용자를 관리·감독할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급여비용이 요양기관에게 일단 귀속되었고 그 요양기관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이상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있다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요양기관 부정수급 보험급여비용 환수와 책임주의원칙
본 지문 → 옳음.
근거: 이 조항은 형벌이 아니라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급여비용의 환수(부당이득반환)이다. 피용자를 감독할 주의의무를 다했더라도 비용이 요양기관에 일단 귀속된 이상 그 반환의무가 인정되는 것이므로, 형벌에서와 같은 책임주의가 그대로 문제되지 않아 책임주의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지문이 결정요지에 부합하여 옳다.
⑤ 구 산지관리법 양벌규정 — 책임주의 위배 여부 (정답)
헌재 2010. 9. 30. 2010헌가19·26·75
…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비난할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 즉 종업원 등이 저지른 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하여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구 산지관리법 양벌규정과 책임주의원칙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구 산지관리법 양벌규정은 종업원 등의 범죄에 대한 법인의 독자적 책임(지휘·감독상 과실 등)을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종업원의 범죄만으로 법인을 처벌하는 조항이어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되어 위헌 결정되었다(①의 선박안전법 조항과 같은 구조). 그런데 지문은 이 조항이 "법인 자신의 지휘·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을 처벌하는 것"이라며 마치 법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삼는 합헌 조항인 것처럼 서술하고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으므로 옳지 않다. (법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삼아 합헌이 되는 것은 ③의 대표자 책임 구조나 면책조항이 있는 양벌규정의 경우이다.)
이 판례(2010헌가19)는 제10회 형사법 제3번, 제5회 공법 제18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⑤ → 정답은 5번.
학습 포인트: 책임주의(자기책임)원칙 위반 여부는 "본인의 잘못을 요건으로 삼는가"로 갈린다. ①(선박안전법)·⑤(산지관리법) 양벌규정은 타인(선장·종업원)의 범죄만으로 처벌하고 본인의 독자적 책임을 규정하지 않아 위헌이다. 반면 ②(직상 수급인)·③(부정당업자)·④(요양기관) 는 각각 본인의 의무 불이행·면책 가능성·부당이득 귀속이라는 자기 관련 요소가 있어 합헌이다. ⑤는 위헌 조항을 합헌 조항인 것처럼 성질을 바꿔 서술한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