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20번
문제
소급입법금지원칙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구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조항은, 특정경유자동차에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부착하여 운행하고 있는 소유자에 대하여 위 조항의 개정 이후 ‘폐차나 수출 등을 위한 자동차등록의 말소’라는 별도의 요건사실이 충족되는 경우에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반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
- ② 상가건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조항을 개정법 시행 이전에 체결되었더라도 개정법 시행 이후 갱신되는 임대차에 적용하도록 한 동법 부칙조항은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여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 ③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및 ‘소속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도록 규정한 구 「공무원연금법」 조항을 다음 해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한 동법 부칙조항은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 ④ 1945. 9. 25. 및 1945. 12. 6. 각각 공포된 재조선미국육군사령부군정청 법령 중, 1945. 8. 9. 이후 일본인 소유의 재산에 대하여 성립된 거래를 전부 무효로 한 조항과 그 대상이 되는 재산을 1945. 9. 25.로 소급하여 전부 미군정청의 소유가 되도록 한 조항은 모두 소급입법금지원칙에 대한 예외에 해당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 ⑤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자에 대하여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중하게 변경한 「형법」 조항을 시행일 이후 최초로 공소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하여 범죄행위 당시보다 불이익하게 소급 적용한 동법 부칙조항은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배된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소급입법금지원칙(헌법 §13 ①·②) 의 구조 — ① 진정소급입법 vs 부진정소급입법의 구별 기준과 효과, ② 본 문제 5개 선지에 등장하는 ㉠ 배출가스저감장치 반납 부칙(부진정), ㉡ 상가건물 임대차 갱신요구권 5→10년 부칙(부진정), ㉢ 공무원연금 퇴직급여 감액 부칙(부진정), ㉣ 미군정청 적산 귀속 법령(진정소급이지만 예외적 허용), ㉤ 1억원 이상 벌금 노역장유치 부칙(형벌불소급 위배). 정답 ②는 부진정소급입법인 것을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여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라고 단정한 점에서 옳지 않다.
근거 법령
대한민국헌법 제13조 ①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 ②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관련 판례 —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의 구별 (총설)
헌법 제13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에 따라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헌법상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반면,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요청 사이의 비교형량 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게 된다(헌재 2010. 7. 29. 2008헌마581등 참조).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의 구별:임대주택 분양전환 부칙 사례
각 지문 검토
① ○ 옳음 — 배출가스저감장치 반납 부칙은 부진정소급입법
헌재 2019. 12. 27. 2015헌바45 결정
심판대상조항은 이미 종료된 사실법률관계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 즉 특정경유자동차에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부착하여 운행하고 있는 소유자에 대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신설 또는 개정 이후에 '폐차나 수출 등을 위한 자동차등록의 말소'라는 별도의 요건사실이 충족되는 경우에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반납하도록 한 것으로서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며, … 이 조항이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소급입법(1):배출가스저감장치 반납 사례
지문은 결정요지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별도의 요건사실(자동차등록 말소) 충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법률관계에 장래에 향해 효력을 미치는 부진정소급입법의 전형이다.
② ✗ 옳지 않음 (정답) — 갱신요구권 5→10년 연장 부칙은 부진정소급입법
지문은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여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고 단정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정반대로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보아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헌재 2021. 10. 28. 2019헌마106·1049(병합) 결정
개정법조항은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구법조항)에서 5년으로 정하고 있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였고, 이 사건 부칙조항은 개정법조항을 개정법 시행 후 갱신되는 임대차에도 적용한다. '개정법 시행 후 갱신되는 임대차'에는 구법조항에 따른 의무임대차기간이 경과하여 임대차가 갱신되지 않고 기간만료 등으로 종료되는 경우는 제외되고 구법조항에 따르더라도 여전히 갱신될 수 있는 경우만 포함되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아직 진행과정에 있는 사안을 규율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헌법 제13조 제2항이 말하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침해는 문제되지 않는다.
… 이 사건 부칙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어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소급입법(2):상가건물 임대차 갱신요구권 5→10년 부칙 사례
따라서 본 지문은 ① 부진정소급입법인 것을 진정소급입법이라 잘못 단정하였고, ② 그 결과 "소급입법금지원칙 위배"라는 결론도 헌재 결론(합헌)과 반대다. 두 가지 점에서 모두 옳지 않다.
참고로 결정에는 재판관 이영진의 반대의견이 있다. 임대인의 신뢰이익 침해를 완화할 경과조치 없이 개정법 시행 후 갱신되는 임대차에까지 일률 적용한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어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다수의견과 결론이 다르다(다만 부진정소급입법이라는 성격 규정에는 다툼이 없다).
③ ○ 옳음 — 공무원연금 감액 부칙은 진정소급입법 ✗
헌재 2016. 6. 30. 2014헌바365 결정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미 발생하여 이행기에 도달한 퇴직연금수급권의 내용을 변경함이 없이 이 사건 부칙조항의 시행 이후의 법률관계, 다시 말해 장래에 이행기가 도래하는 퇴직연금수급권의 내용을 변경함에 불과하므로, 진정소급입법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는 문제될 여지가 없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소급입법(3):공무원연금 퇴직급여 감액 부칙 사례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연금에는 손대지 않고 장래에 발생할 연금에만 새 감액규정을 적용한다는 구조이므로, 진행 중인 법률관계의 장래 효과를 규율하는 부진정소급입법이다. 본 지문이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옳다.
④ ○ 옳음 — 미군정청 적산 귀속 법령은 진정소급입법이지만 예외적으로 허용
본 지문이 결정의 결론(소급입법금지원칙의 예외에 해당하여 합헌)을 옳게 옮긴 것은 맞다. 다만 학습자가 이를 부진정소급입법 또는 비(非)소급입법으로 오해하기 쉬우므로, 결정문 원문을 그대로 확인해야 한다. 헌재는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함"을 정면으로 인정한 다음 예외 법리로 정당화한다.
헌재 2021. 1. 28. 2018헌바88 결정
심판대상조항은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지만 진정소급입법이라 할지라도 예외적으로 법적 상태가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웠거나 하여 보호할 만한 신뢰의 이익이 적은 경우나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에는 허용될 수 있다.
1945\. 8. 9.은 일본의 패망이 기정사실화된 시점으로, 그 이후 남한 내에 미군정이 수립되고 일본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동결 및 귀속조치가 이루어지기까지 법적 상태는 매우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웠으므로 1945. 8. 9. 이후 조선에 남아 있던 일본인들이 일본의 패망과 미군정의 수립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한반도 내에서 소유하거나 관리하던 재산을 자유롭게 거래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고 신뢰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신뢰가 헌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보기 어렵다.
일본인들이 불법적인 한일병합조약을 통하여 조선 내에서 축적한 재산을 1945. 8. 9. 상태 그대로 일괄 동결시키고 그 산일과 훼손을 방지하여 향후 수립될 대한민국에 이양한다는 공익은, 한반도 내의 사유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하고 일본 본토로 철수하고자 하였던 일본인이나, 일본의 패망 직후 일본인으로부터 재산을 매수한 한국인들에 대한 신뢰보호의 요청보다 훨씬 더 중대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소급입법금지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진정소급입법의 예외적 허용:미군정청 적산 귀속 사례
핵심 정리:
- 1945\. 9. 25. 공포 미군정청 법령 제2호 제4조 본문 + 1945. 12. 6. 공포 미군정청 법령 제33호 제2조 전단 중 '일본 국민'에 관한 부분 — 진정소급입법.
- 그럼에도 ① 신뢰의 보호가치 ✗ (한일병합·일본 패망 후 적산 동결까지의 법적 상태 불확실·혼란) + ② 압도적 공익 (광복 후 적산 일괄 동결·대한민국 이양) 의 두 가지 사유로 예외적 허용.
- 따라서 본 지문이 "소급입법금지원칙에 대한 예외에 해당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결론적으로 옳다.
비판적 시각도 함께 — 본 결정은 법치국가원리의 핵심인 소급입법금지원칙이 정치적·역사적 사정으로 후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진정소급입법의 예외는 헌법이 명문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헌재가 형성한 법리이므로, "심히 중대한 공익"이라는 추상적 기준만으로 개별 입법을 정당화하면 법의 대원칙이 도구화될 위험이 있다는 학설상 우려가 적지 않다. 본 결정도 식민지청산이라는 역사적 정당성에 의지하여 진정소급을 인정한 것이 과연 헌법 §13 ②의 문언과 정합적인지에 대해 비판이 있다. 출제 측면에서는 결론(합헌)을 외우되, 그것이 부진정소급이어서가 아니라 진정소급의 예외로 인정된 것임을 정확히 구분해 둘 것.
⑤ ○ 옳음 — 노역장유치 하한 변경 부칙은 형벌불소급원칙 위배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 결정
형벌불소급원칙에서 의미하는 '처벌'은 형법에 규정되어 있는 형식적 의미의 형벌 유형에 국한되지 않으며, 범죄행위에 따른 제재의 내용이나 실제적 효과가 형벌적 성격이 강하여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이에 준하는 정도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형벌불소급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노역장유치는 그 실질이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징역형과 유사한 형벌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형벌불소급원칙의 적용대상이 된다. 노역장유치조항은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자에 대하여 유치기간의 하한을 중하게 변경시킨 것이므로, 이 조항 시행 전에 행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범죄행위 당시에 존재하였던 법률을 적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부칙조항은 노역장유치조항의 시행 전에 행해진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공소제기의 시기가 노역장유치조항의 시행 이후이면 이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는 범죄행위 당시 보다 불이익한 법률을 소급 적용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반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형벌불소급원칙(1):노역장유치조항 사례
노역장유치는 실질에 있어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형벌의 일종이므로, 행위 시 법보다 불이익한 신법을 공소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하는 부칙은 형벌불소급원칙(헌법 §13 ①)에 위배된다. 본 지문이 결정 결론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②가 정답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갱신요구권 5→10년 연장 부칙은 부진정소급입법(개정법 시행 이후 갱신되는 임대차에 한해 적용 → "아직 진행과정에 있는 사안")이며, 헌재는 합헌으로 판단하였다(헌재 2021. 10. 28. 2019헌마106·1049 병합).
학습 포인트:
1. 진정 vs 부진정 구별 기준 =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법률관계에 적용되는가, 현재 진행 중인 사실·법률관계에 적용되는가" (헌재 2010. 7. 29. 2008헌마581등).
2. 효과 — 진정은 원칙 금지·예외 허용 / 부진정은 원칙 허용·신뢰보호 형량.
3. 함정 주의 — ㉣ 미군정청 적산 귀속 법령은 진정소급입법인데 예외적으로 허용된 사례이지, 부진정소급입법이 아니다. "예외 인정"이라는 결론만 외우면 진정인지 부진정인지를 묻는 함정 지문에 걸린다.
4. 형벌불소급원칙(§13 ①) 은 형식적 형벌에 국한되지 않고 신체의 자유를 박탈·제한하는 실질적 형벌(노역장유치 등) 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