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5번
문제
乙은 甲으로부터 甲 소유의 X 토지를 매도하는 대리권한을 받아 丙과 X 토지에 대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며,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丙이 甲에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였으나 甲은 乙에게 대리권을 수여한 바가 없으므로 자신은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 乙에게 X 토지의 매도를 위한 대리권이 있다는 점은 丙이 증명하여야 한다.
- ② 乙이 매수인 丙으로부터 잔금을 수령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乙이 잔금을 甲에게 전달하지 않았더라도 丙의 잔금지급채무는 소멸한다.
- ③ 丙이 제3자 丁으로부터 기망을 당하여 乙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乙이 丁의 기망사실을 안 때에 한하여 丙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 ④ 甲이 위 매매계약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액에 체결되어 불공정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경우, 이에 대하여 궁박 요건은 甲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경솔·무경험 요건은 乙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 ⑤ 甲이 乙에게 대리권을 수여한 후 甲에 대하여 성년후견이 개시되더라도 乙의 대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甲이 乙에게 X 토지 매도 대리권을 수여하여 乙이 丙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대리에 관한 종합 문제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① 대리권 존재의 증명책임, ② 대리인의 잔금 수령과 매수인의 채무 소멸(수령대리권), ③ 제3자의 사기가 있는 경우 취소 요건과 그 판단 기준, ④ 대리인에 의한 불공정 법률행위에서 궁박·경솔·무경험의 판단 주체, ⑤ 본인의 성년후견 개시와 대리권 소멸 여부를 검토한다.
각 지문 검토
① ○ — 대리권이 있다는 점은 그 대리행위의 효과를 주장하는 자(丙)가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42047 판결(이유)
… 대리권이 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그 효과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본 지문 → 옳다.
근거: 대리인이 한 법률행위의 효과가 본인에게 귀속되려면 대리권의 존재가 전제되므로, 대리권은 권리근거사실에 해당한다. 따라서 甲이 대리권 수여 사실을 다투는 경우, 乙에게 대리권이 있다는 점은 그 대리행위의 효과(甲의 이행의무)를 주장하는 丙이 증명하여야 한다. 지문은 옳다.
② ○ — 매매계약 체결 대리권에는 잔금 수령권한(수령대리권)이 포함되므로, 乙이 잔금을 수령한 이상 甲에게 전달하지 않았더라도 丙의 잔금지급채무는 소멸한다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39379 판결
수권행위의 통상의 내용으로서의 임의대리권은 그 권한에 부수하여 필요한 한도에서 상대방의 의사표시를 수령하는 이른바 수령대리권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부동산의 소유자로부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매계약에서 약정한 바에 따라 중도금이나 잔금을 수령할 권한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임의대리권의 범위:매매계약 체결 대리권에는 중도금·잔금 수령권한 포함(수령대리권)
본 지문 → 옳다.
근거: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에는 그에 부수하여 중도금·잔금을 수령할 수령대리권이 포함된다. 따라서 丙이 대리인 乙에게 잔금을 지급하면 본인 甲에 대한 유효한 변제가 되어 丙의 잔금지급채무는 소멸하고, 乙이 그 돈을 甲에게 전달하였는지는 甲·乙 사이의 내부 문제일 뿐이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3다39379)는 제9회 민사법 10번, 제5회 민사법 3번, 제4회 민사법 34번, 제2회 민사법 3번에서도 출제·인용되었습니다.
③ ✗ — 제3자의 사기가 있는 경우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취소할 수 있고, 그 판단은 대리인을 표준으로 하므로 "안 때에 한하여"가 아니다 (정답)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② 상대방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삼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민법 제116조(대리행위의 하자) ① 의사표시의 효력이 의사의 흠결, 사기, 강박 또는 어느 사정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것으로 인하여 영향을 받을 경우에 그 사실의 유무는 대리인을 표준하여 결정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0조 · 제116조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표의자 丙이 제3자 丁의 사기로 대리인 乙과 계약을 체결한 경우, 丁은 계약당사자나 그 대리인이 아닌 진정한 제3자이므로(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다), 丙이 취소하려면 민법 제110조 제2항에 따라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여야 한다. 그리고 대리행위이므로 그 판단은 대리인 乙을 표준으로 한다(제116조 제1항). 즉 乙이 丁의 기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과실) 경우에 취소할 수 있다. 그런데 지문 ③은 乙이 기망사실을 "안 때에 한하여"라고 하여 알 수 있었을 경우(과실)를 제외하였으므로, 취소 요건을 부당하게 좁힌 것이어서 옳지 않다.
참고로 상대방의 대리인 등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는 민법 제110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아 상대방의 인식 여부와 무관하게 취소할 수 있으나(대법원 96다41496), 본 사안의 丁은 그러한 자가 아닌 진정한 제3자이다. — 표준판례: 민법 제110조 제2항의 제3자:상대방의 대리인 등 동일시할 수 있는 자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음
④ ○ — 대리인에 의한 불공정 법률행위에서 경솔·무경험은 대리인(乙) 기준, 궁박은 본인(甲)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38927 판결(판결요지 [2])
대리인에 의하여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그 법률행위가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경솔과 무경험은 대리인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고, 궁박은 본인의 입장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률행위의 목적 (8):불공정한 법률행위와 대리인에 의한 폭리행위 — 경솔·무경험은 대리인 기준, 궁박은 본인 기준
본 지문 → 옳다.
근거: 불공정한 법률행위(민법 제104조)의 주관적 요건 중 경솔·무경험은 실제로 의사표시를 한 대리인 乙을 기준으로, 궁박은 그 법률행위로 불이익을 입는 본인 甲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경솔·무경험은 의사표시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대리인이 기준이 되고, 궁박은 그 계약을 하게 된 절박한 사정으로서 본인의 처지에서 판단되기 때문이다. 지문은 판시와 그대로 일치한다.
이 판례(2002다38927)는 제12회 민사법 1번과 제2회 사례형 제1문의2에서도 출제·인용되었습니다.
⑤ ○ — 본인의 성년후견 개시는 대리권의 소멸사유가 아니다
민법 제127조(대리권의 소멸사유) 대리권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소멸된다. 1. 본인의 사망 2. 대리인의 사망, 성년후견의 개시 또는 파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27조
본 지문 → 옳다.
근거: 민법 제127조는 대리권의 소멸사유를 본인의 사망(제1호)과 대리인의 사망·성년후견 개시·파산(제2호)으로 한정한다. 성년후견의 개시는 오직 대리인에게 발생한 경우에만 소멸사유가 되고, 본인에게 성년후견이 개시된 것은 소멸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甲(본인)에게 성년후견이 개시되더라도 乙의 대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③이므로 정답은 3번. 제3자의 사기가 있는 경우 표의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취소할 수 있고(민법 제110조 제2항), 대리행위에서는 그 판단을 대리인 기준으로 하므로(제116조 제1항), 乙이 기망을 "안 때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고 하여 과실(알 수 있었을 경우)을 배제한 ③은 옳지 않다. 나머지는 모두 옳다 — ① 대리권 존재의 증명책임은 그 효과를 주장하는 丙에게 있고(93다42047), ② 매매 대리권에는 잔금 수령권한이 포함되어 대리인의 수령으로 매수인의 채무가 소멸하며(93다39379), ④ 불공정 법률행위에서 경솔·무경험은 대리인, 궁박은 본인 기준으로 판단하고(2002다38927), ⑤ 본인의 성년후견 개시는 대리권 소멸사유가 아니다(민법 제12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