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9번
문제
흠 있는 의사표시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며,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비진의 의사표시에 있어서 진의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이므로, 표의자가 강박에 의하여 증여의 의사표시를 할 당시 재산을 강제로 뺏긴다는 것이 표의자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다면 위 증여의 의사표시는 증여라는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것으로서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 ② 재단법인의 설립을 위하여 서면에 의한 출연행위를 한 경우, 법인이 성립되고 출연된 재산이 기본재산인 경우에도 착오에 기한 의사표시라는 이유로 위 출연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
- ③ 부동산 매매계약에 있어 당사자인 甲과 乙이 모두 A 토지를 계약의 목적물로 삼았으나 그 목적물의 지번 등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켜 계약서상 그 목적물을 B 토지로 표시하였다면, 규범적 해석에 따라 일단 B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다만 매도인 甲은 착오를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 ④ 甲이 乙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丙에게 양도한 후 丙의 채권자 丁이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는데 그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양도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 丁은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한 추심권을 취득한 자에 불과하므로 통정허위표시에 대한 丁의 선의 여부를 불문하고 乙은 丁에게 위 양도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다.
- ⑤ 반환소송을 당하게 된다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부동산을 반환하여야 할 것으로 착각하고 이를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이는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므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가 있어야만 매도인은 착오를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흠 있는 의사표시(비진의표시·착오·통정허위표시)에 관한 종합 문제로, 옳은 것을 고른다. ① 강박에 의한 증여가 비진의 의사표시인지, ② 재단법인 출연행위의 착오취소 가부, ③ 오표시무해의 원칙(자연적 해석), ④ 통정허위 채권양도와 압류·추심채권자의 보호, ⑤ 동기의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의 요건을 묻는다.
근거 법령
민법 제107조(진의 아닌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진의아님을 알고 한 것이라도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7조
민법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9조
각 지문 검토
① 강박에 의한 증여 당시 재산을 뺏긴다는 본심이 잠재되어 있었다면 비진의 의사표시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비진의 의사표시에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민법 제107조). 따라서 비록 재산을 강제로 뺏긴다는 것이 표의자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더라도, 표의자가 강박에 의해서나마 증여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른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증여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강박을 이유로 한 취소의 문제가 될 뿐이다). 지문은 옳지 않다.
② 재단법인 설립을 위한 서면 출연행위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 (정답)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다9045 판결(판결요지 [1], [2])
… 서면에 의한 출연이더라도 민법 총칙규정에 따라 출연자가 착오에 기한 의사표시라는 이유로 출연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고,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 재단법인에 대한 출연행위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 재단법인의 출연자가 착오를 원인으로 취소를 한 경우에는 출연자는 재단법인의 성립 여부나 출연된 재산의 기본재산인 여부와 관계없이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재단법인 설립을 위한 출연행위와 착오취소:법인 성립·기본재산 여부와 무관하게 취소 가능
본 지문 → 옳다 (정답).
근거: 서면에 의한 증여(출연)의 해제는 제한되지만(민법 제555조), 그 해제는 총칙상의 취소와 요건·효과가 다르므로, 서면 출연이라도 출연자는 착오를 이유로 출연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나아가 법인이 성립하고 출연재산이 기본재산이 된 경우에도 출연자는 그와 관계없이 착오취소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옳다.
③ 쌍방이 A 토지를 목적물로 삼았으나 계약서에 B 토지로 표시한 경우, 규범적 해석에 따라 B 토지에 매매가 성립하고 甲은 착오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2629, 2636 판결(판결요지)
부동산의 매매계약에 있어 쌍방당사자가 모두 특정의 갑 토지를 계약의 목적물로 삼았으나 그 목적물의 지번 등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켜 계약서상 그 목적물을 갑 토지와는 별개인 을 토지로 표시하였다 하여도 갑 토지에 관하여 이를 매매의 목적물로 한다는 쌍방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있은 이상 위 매매계약은 갑 토지에 관하여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을 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며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률행위의 해석 (1):오표시무해의 원칙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오표시무해의 원칙(falsa demonstratio non nocet)에 따라, 쌍방이 모두 A 토지를 목적물로 의욕한 이상 자연적 해석에 의하여 매매계약은 A 토지에 관하여 성립하고 B 토지에 관하여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 의사와 표시의 불일치가 없으므로 착오취소의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규범적 해석으로 B 토지에 성립하고 착오취소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93다2629)는 제11회 민사법 26번, 제6회 민사법 30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통정허위인 채권양도 후 추심명령을 받은 丁은 추심권 취득자에 불과하므로 선의 여부를 불문하고 乙은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다59753 판결(판결요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양도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인 경우, 이를 알지 못한 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양수인의 채권자에 대해, 양도인은 채권양도가 무효임을 주장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정허위표시 채권양도와 압류·추심명령 채권자의 선의 보호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통정허위표시로 외형상 형성된 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 丁은 그 허위표시를 기초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맺은 민법 제108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丁이 선의라면 乙은 그에게 채권양도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 「선의 여부를 불문하고 주장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⑤ 동기의 착오는 그 동기를 의사표시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가 있어야만 취소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하여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며, 당사자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민법 제109조). 「합의가 있어야만 취소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정답은 2번. 재단법인 설립을 위한 서면 출연행위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고, 법인 성립이나 출연재산의 기본재산 여부와 무관하다(98다9045)는 ②가 옳다. ① 강박에 의해서나마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비진의표시가 아니고, ③ 오표시무해의 원칙상 매매는 A 토지에 성립하며(착오취소 문제 없음, 93다2629), ④ 통정허위 채권을 추심한 선의의 丁은 제108조 제2항의 제3자로 보호되고(2013다59753), ⑤ 동기의 착오는 동기가 표시되면 족하고 별도 합의는 불요하므로 나머지는 모두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