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32번
문제
가구 제조업을 하는 甲은 원자재 공급업자 乙로부터 1천만 원 상당의 목재를 납품받고 乙에게 아래와 같은 약속어음을 교부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앞면>
약속어음
甲 귀하
금 10,000,000원
위의 금액을 귀하 또는 귀하의 지시인에게 이 약속어음과 상환하여 지급하겠습니다
지급기일 2023. 12. 5. / 발행일 2023. 5. 1.
지급지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105 / 발행인 丙(종현소파)
지급장소 ㈜효창은행 수내동 지점
<뒷면>
앞면에 적은 금액을 乙 또는 그 지시인에게 지급하여 주십시오.
거절증서 작성을 면제함.
2023\. 6. 20.
주소 부산 사하구 하단1동 123
성명 甲(경진가구)
선지
- 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은 乙에게 지급을 위하여 위 약속어음을 교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 ② 甲은 乙이 목재대금을 청구하면 원칙적으로 어음과 상환으로 지급하겠다는 동시이행항변을 할 수 있으나, 만약 어음상 권리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여 甲에게 이중지급의 위험이 없고 甲이 다른 어음상 채무자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도 없는 경우에는 동시이행항변권이 부인된다.
- ③ 乙은 위 어음채권을 우선 행사하고 그에 의하여 만족을 얻을 수 없는 때 비로소 甲을 상대로 목재대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 ④ 乙이 필요한 소멸시효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어음상 권리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어음을 반환받은 甲이 丙에 대한 자신의 원인채권을 행사하여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면 乙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 ⑤ 丙이 가구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甲에게 위 어음을 발행하였는데 그 후 가구매매계약이 해제되었다면, 丙은 이를 이유로 乙의 어음금 청구에 대항할 수 있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丙(발행인)이 甲(수취인)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甲이 이를 乙(원자재 공급업자)에게 배서양도하여 목재대금 지급에 사용한 사안이다. 어음의 원인관계는 두 층이다 — ① 丙·甲 사이(丙의 가구대금 채무), ② 甲·乙 사이(甲의 목재대금 채무).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관계, 어음의 무인성·인적항변 절단이 쟁점이다.
- ① 甲이 乙에게 어음을 교부한 취지("지급을 위하여" 추정).
- ② 원인채무 이행과 어음 반환의 동시이행항변과 그 부인.
- ③ 어음채권 우선 행사 원칙.
- ④ 어음 시효완성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성립 여부.
- ⑤ 발행인 丙이 원인관계(가구매매) 해제를 배서양수인 乙에게 대항할 수 있는가.
근거 법령
어음법 제17조(인적 항변의 절단) 환어음에 의하여 청구를 받은 자는 발행인 또는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지인이 그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어음법 제17조
(약속어음에는 어음법 제77조에 의하여 위 규정이 준용된다.)
각 지문 검토
① ○ — 어음상 주채무자(丙)가 원인관계상 채무자(甲)와 다르므로, 甲의 어음 교부는 "지급을 위하여" 교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3다12213 판결(판결요지 [1])
채무자가 기존 채무의 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어음을 교부하는 경우에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고, 다른 한편 어음상의 주채무자가 원인관계상의 채무자와 동일하지 아니한 때에는 제3자인 어음상의 주채무자에 의한 지급이 예정되고 있으므로, 이는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것으로 추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甲이 乙에게 교부한 어음은 甲이 아니라 제3자 丙이 발행한 것이어서 어음상 주채무자(丙)와 원인채무자(甲)가 다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교부는 "지급에 갈음하여"(원인채무 소멸)가 아니라 "지급을 위하여"(원인채무 존속·병존) 교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는 제10회 47번·제9회 36번·제2회 49번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다.
② ○ — 원인채무 이행과 어음 반환은 동시이행관계이나, 어음 시효완성으로 이중지급 위험이 없고 다른 어음채무자에 대한 권리행사도 불가능하면 동시이행항변권은 부인된다
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11203 판결
채무자가 어음·수표의 반환이 없음을 이유로 원인채무의 변제를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채무자로 하여금 무조건적인 원인채무의 이행으로 인한 이중지급의 위험을 면하게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지 … 쌍무계약상의 채권채무관계나 그와 유사한 대가관계가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원인채권의 행사시 어음반환
원인채무 이행과 어음 반환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이유는 오로지 채무자의 이중지급 위험을 막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어음상 권리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여 甲에게 이중지급의 위험이 없고, 나아가 甲이 어음을 돌려받더라도 다른 어음상 채무자(발행인 丙 등)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도 없는 경우에는, 어음 반환을 받을 실익이 없어 동시이행항변을 인정할 근거가 사라지므로 그 항변권은 부인된다. 지문은 옳다.
본 지문 → 옳다.
③ ○ —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어음의 채권자는 어음채권을 우선 행사하고,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원인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3다12213 판결(판결요지 [2])
채권자는 어음채권과 원인채권 중 어음채권을 먼저 행사하여 만족을 얻을 것을 당사자가 예정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채권자로서는 어음채권을 우선 행사하고 그에 의하여서는 만족을 얻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채무자에 대하여 기존의 원인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제3자(丙)가 발행한 어음을 "지급을 위하여" 배서양도받은 乙은, 먼저 어음채권을 행사하여 만족을 얻고 그에 의하여 만족을 얻지 못할 때 비로소 甲에 대한 목재대금(원인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본 지문 → 옳다.
④ ○ — 어음 시효완성이 있어도, 어음을 돌려받은 甲이 발행인 丙에 대한 원인채권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다면 손해가 없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3다12213 판결(판결요지 [3])
채권자가 … 교부받은 어음을 지급기일에 적법하게 지급제시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소구권이 보전되지 아니하였더라도, 약속어음의 주채무자인 발행인이 자력이 있는 한 어음을 반환받은 채무자가 발행인에 대한 어음채권이나 원인채권을 행사하여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손해는 발생하지 아니하고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채권과 원인채권의 행사순서
乙의 시효중단 해태로 어음상 권리가 시효완성되었더라도, 어음을 돌려받은 甲이 발행인 丙에 대한 자신의 원인채권(가구대금)을 행사하여 만족을 얻을 수 있다면 아직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므로, 甲은 乙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지문은 옳다.
본 지문 → 옳다.
⑤ ✗ 옳지 않음 (정답) — 원인관계(가구매매) 해제는 丙·甲 사이의 인적항변이므로, 어음법 제17조에 의하여 배서양수인 乙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52649 판결
어음행위는 무인행위로서 어음수수의 원인관계로부터 분리하여 다루어져야 하고 어음은 원인관계와 상관없이 일정한 어음상의 권리를 표창하는 증권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행위의 무인성
丙이 甲에게 가구대금 지급을 위하여 어음을 발행한 뒤 가구매매계약이 해제되었다는 것은 丙·甲 사이의 원인관계에 관한 사유로서 인적항변에 해당한다. 그런데 甲이 그 어음을 乙에게 배서양도하였으므로, 발행인 丙은 어음법 제17조의 인적항변 절단에 의하여 위 해제 사유로 배서양수인 乙에게 대항할 수 없다. 乙이 어음을 취득할 때 채무자 丙을 해할 것을 알았다는(해의) 사정이 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예외(어음법 제17조 단서)도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丙이 대항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대법원 1996. 5. 28. 선고 96다7120 판결
어음법 제17조 단서에서 규정하는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어음을 취득하였을 때라 함은, 단지 항변사유의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기가 어음을 취득함으로써 항변이 절단되고 채무자가 손해를 입게 될 사정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까지도 충분히 알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인적항변 절단의 예외 해의(害意)의 의미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⑤ → 정답 5번.
학습 포인트
1. 어음상 주채무자가 원인채무자와 다른 제3자이면, 그 어음 교부는 "지급을 위하여" 교부한 것으로 추정되어 원인채권과 병존한다(93다12213 [1]).
2. 원인채무 이행과 어음 반환의 동시이행은 이중지급 위험 방지가 목적이므로, 어음 시효완성으로 이중지급 위험이 없고 다른 어음채무자에 대한 권리행사도 불가능하면 동시이행항변은 부인된다(93다11203 취지).
3.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어음은 어음채권을 우선 행사하고, 만족을 얻지 못할 때 비로소 원인채권을 행사한다(93다12213 [2]).
4. 어음 시효완성이 있어도 어음을 돌려받은 자가 발행인에 대한 어음채권·원인채권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으면 손해가 없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93다12213 [3]).
5. 원인관계상의 항변(계약 해제 등)은 인적항변이므로, 어음법 제17조에 의하여 배서양수인 등 제3 소지인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해의로 취득한 경우 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