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44번
문제
甲은 乙의 자금 융통을 위하여 약속어음을 乙에게 발행하였고, 乙은 丙에 대한 대금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丙에게 위 어음을 배서양도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乙이 어음법상의 요건을 갖추어 甲에게 어음금을 청구할 경우, 甲은 융통어음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다.
- ② 丙이 어음법상의 요건을 갖추어 甲에게 어음금을 청구할 경우, 丙이 융통어음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더라도 甲은 융통어음의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
- ③ 丙이 기한후배서에 의하여 어음을 취득하였더라도 甲은 융통어음의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
- ④ 만약 乙이 자금 융통의 목적을 달성한 다음 丙으로부터 어음을 회수하였으나 어음을 甲에게 반환하지 않고 자신의 배서를 말소한 다음 이를 다시 제3자인 丁에게 사용한 경우, 丁이 당해 어음이 융통어음이고 그것이 이미 사용되어 그 목적을 달성한 이후 다시 사용되는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더라도 甲은 위 융통어음 재도사용의 항변으로 丁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
- ⑤ 만약 乙이 丙에게 교부한 어음의 만기가 대금채무의 변제기보다 후의 일자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丙은 乙에게 기존채무의 지급을 유예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융통어음(타인으로 하여금 어음에 의하여 제3자로부터 금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수수되는 어음)과 그 항변에 관한 종합 문제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甲(발행인)이 乙(피융통자)에게 융통어음을 발행하고, 乙이 丙에게 배서양도한 사안에서 ① 발행인의 피융통자에 대한 융통어음 항변, ② 제3자에 대한 항변(악의 불문), ③ 기한후배서로 취득한 제3자에 대한 항변, ④ 융통어음 재도사용 항변의 요건, ⑤ 어음 만기가 기존채무 변제기보다 후인 경우 지급유예 의사를 검토한다.
각 지문 검토
① ○ — 발행인은 직접 당사자인 피융통자(乙)에 대하여는 어음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융통어음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다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다60015 판결(판결요지 [1])
융통어음의 발행자는 피융통자로부터 그 어음을 양수한 제3자에 대하여는 선의이거나 악의이거나, 또한 그 취득이 기한 후 배서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대가 없이 발행된 융통어음이라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으나, 피융통자에 대하여는 어음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융통어음의 항변 가능성
본 지문 → 옳다.
근거: 융통어음은 발행인(甲)이 피융통자(乙)에게 대가 없이 신용을 제공하기 위하여 발행한 것이므로, 발행인은 직접 당사자인 피융통자에 대하여는 어음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乙이 甲에게 어음금을 청구하면 甲은 융통어음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② ○ — 발행인은 어음을 양수한 제3자(丙)에 대하여는 그가 융통어음임을 알았더라도 융통어음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54856 판결(판결요지 [3])
융통어음을 발행한 자는 피융통자에 대하여 어음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지만, 그 어음을 양수한 제3자에 대하여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의·악의를 묻지 아니하고 대가 없이 발행한 융통어음이었다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융통어음
본 지문 → 옳다.
근거: 융통어음은 본래 제3자에게 유통되어 그로부터 자금을 융통하게 할 목적으로 발행되므로, 발행인은 애초에 제3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는 어음법 제17조 단서의 악의의 항변(소지인이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취득한 경우) 문제가 아니라, 제3자가 융통어음임을 알았는지(악의)를 불문하고 발행인이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4다54856)는 제12회 민사법 43번, 제7회 민사법 47번, 제6회 민사법 51번과 제8회·제4회 사례형 제3문에서도 출제·인용되었습니다.
③ ○ — 제3자가 기한후배서로 어음을 취득하였더라도 발행인은 융통어음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다60015 판결(판결요지 [1])
융통어음의 발행자는 피융통자로부터 그 어음을 양수한 제3자에 대하여는 선의이거나 악의이거나, 또한 그 취득이 기한 후 배서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대가 없이 발행된 융통어음이라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융통어음의 항변 가능성
본 지문 → 옳다.
근거: 기한후배서는 어음법 제20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지명채권 양도의 효력만 있어 통상의 인적항변은 절단되지 않고 양수인에게 승계된다. 그러나 융통어음 항변은 발행인이 애초에 제3자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지 않기로 한 성질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취득이 기한후배서에 의한 것이라도 발행인은 이를 주장할 수 없다. 지문은 옳다.
④ ✗ — 융통어음 재도사용의 항변은 제3자가 재도사용 사실을 알았음을 발행인이 증명하여야 대항할 수 있으므로, 제3자(丁)가 선의·무과실이면 대항할 수 없다 (정답)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0다38596 판결
… 피융통인이 [어음을] 다시 제3자에게 사용한 경우 융통인이 당해 [어음]이 융통[어음]이었고, 제3자가 그것이 이미 사용되어 그 목적을 달성한 이후 다시 사용되는 것이라는 점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융통인이 피융통인에 대하여 그 재사용을 허락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융통인은 위 융통[어음] 재도사용의 항변으로 제3자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융통어음 재도사용(再度使用)의 항변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융통어음 재도사용의 항변은 발행인(융통인)이 제3자가 「이미 사용되어 목적을 달성한 후 다시 사용되는 것」임을 알고 있었음을 증명하여야 비로소 대항할 수 있다. 따라서 제3자(丁)가 재도사용 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한 경우(선의·무과실)에는 발행인이 대항할 수 없다. 그런데 지문 ④는 "丁이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더라도 甲은 재도사용의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하여 판례와 정반대이므로 옳지 않다(정답). 위 판결은 융통수표 배서 사안이나 융통어음에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
⑤ ○ — 어음의 만기가 기존채무(대금채무)의 변제기보다 후의 일자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채무의 지급을 유예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101599 판결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다음 … 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물품 매도인에게 지급기일이 물품공급일자 이후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교부한 경우, 물품대금 지급채무의 이행기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이[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존채무 지급을 위하여 교부한 어음의 지급기일과 기존채무 이행기:지급기일이 기존채무 이행기보다 후이면 기존채무 이행기는 어음 지급기일(만기까지 지급유예)
본 지문 → 옳다.
근거: 채무자가 기존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어음을 교부하고 그 어음의 만기가 기존채무의 변제기보다 후의 일자인 경우, 기존채무의 이행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어음의 지급기일이 된다. 이는 채권자가 어음 만기까지 기존채무의 지급을 유예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지문은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④이므로 정답은 4번. 융통어음 재도사용의 항변은 발행인이 제3자가 재도사용 사실을 알았음을 증명한 경우에만 대항할 수 있으므로, 제3자가 선의·무과실이면 대항할 수 없다(2000다38596). "丁이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더라도 대항할 수 있다"는 ④는 옳지 않다. 나머지는 모두 옳다 — ① 발행인은 직접 당사자인 피융통자에게는 어음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아 융통어음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고, ② 제3자에게는 그가 융통어음임을 알았더라도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으며(94다54856), ③ 기한후배서로 취득한 제3자에게도 융통어음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고(2012다60015), ⑤ 어음 만기가 기존채무 변제기보다 후이면 그 만기까지 기존채무의 지급을 유예한 것으로 본다(2011다101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