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55번
문제
민사소송상 신의칙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법원이 화해권고결정을 할 것인지는 당사자의 이익,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직권으로 행하는 것이지만, 청구권의 발생 자체는 명백함에도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는 판결을 하는 경우에 그 판결에 앞서 화해적 해결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위법하다.
- ② 의료과오소송 계속 중 의사 측이 진료기록을 변조한 행위는, 그 변조이유에 대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당사자 간의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어긋나는 증명방해행위에 해당한다.
- ③ 제1심 법원이 제1차 변론준비기일에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받아들이고 피고가 이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여 제1심 및 항소심에서 본안판결이 선고된 경우, 그 후 피고가 위 표시정정신청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 ④ 민사소송상 신의칙에 반하는 것은 강행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 ⑤ 원고가 소권(항소권을 포함한다)을 남용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소를 반복적으로 제기한 것에 대하여 법원이 변론 없이 판결로 소를 각하하는 경우에는 재판장은 직권으로 피고에 대하여 공시송달을 명할 수 있다.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민사소송상 신의성실의 원칙(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이 구체화된 다섯 국면을 묻는다. ① 신의칙으로 청구를 배척할 때 화해적 해결을 시도하지 않으면 위법한지(화해권고의 재량성), ② 진료기록 변조가 신의칙·공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증명방해인지, ③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에 피고가 명시적으로 동의하고 본안판결까지 받은 뒤 그 부적법을 다투는 것이 허용되는지(모순행위 금지), ④ 신의칙 위반이 직권판단 대상인지, ⑤ 소권 남용에 따른 변론 없는 소각하 시 재판장의 직권 공시송달 가부를 묻는다.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1조(민사소송의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 ②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1조
민사소송법 제225조(결정에 의한 화해권고) ① 법원·수명법관 또는 수탁판사는 소송에 계속중인 사건에 대하여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한 화해권고결정을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25조
민사소송법 제194조(공시송달의 요건) ④ 원고가 소권(항소권을 포함한다)을 남용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소를 반복적으로 제기한 것에 대하여 법원이 변론 없이 판결로 소를 각하하는 경우에는 재판장은 직권으로 피고에 대하여 공시송달을 명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194조
각 지문 검토
① 신의칙으로 청구를 배척하면서 화해적 해결을 시도하지 않으면 위법하다 (정답)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78279 판결(판시사항 [4])
민사소송절차에서 법원이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권고결정을 할 것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이익,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직권으로 행하는 것이므로, 청구권의 발생 자체는 명백하지만 신의칙에 의하여 이를 배척하는 경우에 판결에 앞서 화해적 해결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신의칙에 의한 청구 배척과 화해권고결정의 재량성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화해의 권고나 화해권고결정(민사소송법 제225조)은 당사자의 이익과 모든 사정을 참작한 법원의 직권·재량사항이지 의무가 아니다. 따라서 청구권의 발생 자체는 명백하더라도 신의칙으로 이를 배척하는 판결을 하면서 그에 앞서 화해적 해결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도하지 않았다면 위법하다」는 지문은 판례와 정반대이다.
② 진료기록 변조는 공평의 원칙·신의칙에 어긋나는 증명방해행위이다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39567 판결(판시사항 [다])
의료분쟁에 있어서 의사측이 가지고 있는 진료기록 등의 기재가 사실인정이나 법적 판단을 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의사측이 진료기록을 변조한 행위는, 그 변조이유에 대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당사자간의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어긋나는 입증방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법원으로서는 이를 하나의 자료로 하여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의사측에게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의료과오책임 (3):증명방해
본 지문 → 옳다.
근거: 진료기록은 환자가 직접 확보하기 어려운 의사 측 일방의 자료이므로, 이를 변조하는 행위는 상대방의 증명을 방해하고 공정한 소송수행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어서 공평의 원칙·신의칙에 어긋나는 증명방해에 해당한다. 그 경우 법원은 이를 하나의 자료로 삼아 자유심증으로 의사 측에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다. 지문 그대로 옳다(판례의 「입증방해」와 지문의 「증명방해」는 같은 의미이다).
③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에 피고가 명시적으로 동의하고 본안판결을 받은 뒤 그 부적법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다11276 판결(판시사항 [2])
제1심법원이 제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받아들이고 피고도 이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여 제1심 제1차 변론기일부터 정정된 원고인 회사와 피고 사이에 본안에 관한 변론이 진행된 다음 제1심 및 원심에서 본안판결이 선고되었다면,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하여 그 후에 진행된 변론과 그에 터잡은 판결을 모두 부적법하거나 무효라고 하는 것은 소송절차의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그 후에 새삼스럽게 이를 문제삼는 것은 소송경제나 신의칙 등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적법한 당사자표시정정과 신의칙
본 지문 → 옳다.
근거: 피고가 당사자표시정정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여 본안 변론에 협력해 놓고, 판결 결과가 불리해지자 뒤늦게 그 정정이 부적법하다고 다투는 것은 선행행위에 모순되는 거동으로서 금반언·신의칙에 반하고 소송경제와 절차의 안정을 해친다. 따라서 사후의 부적법 주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판례(2008다11276)는 제12회 민사법 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민사소송상 신의칙 위반은 강행규정 위배이므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다42129 판결(판시사항 [1])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 또는 권리남용은 강행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권리남용과 직권판단(94다42129)
본 지문 → 옳다.
근거: 신의칙·권리남용 금지는 공익적 강행성을 가지므로 변론주의의 예외인 직권조사사항이다. 따라서 당사자가 이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고, 그렇게 판단하였다고 하여 변론주의 위반이 되지 않는다(동지 대법원 1989. 9. 29. 선고 88다카17181 판결, 표준판례: 신의칙 위반과 직권판단).
이 법리(88다카17181)는 제3회 민사법 1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소권 남용에 따른 변론 없는 소각하 시 재판장은 직권으로 피고에 대하여 공시송달을 명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194조(공시송달의 요건) ④ 원고가 소권(항소권을 포함한다)을 남용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소를 반복적으로 제기한 것에 대하여 법원이 변론 없이 판결로 소를 각하하는 경우에는 재판장은 직권으로 피고에 대하여 공시송달을 명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194조
본 지문 → 옳다.
근거: 2023. 7. 11. 개정으로 신설된 제194조 제4항은 소권 남용 사건에서 피고를 무익한 절차에 끌어들이는 부담을 덜기 위해, 변론 없이 소를 각하하는 경우 재판장이 직권으로 피고에 대한 공시송달을 명할 수 있도록 한 특칙이다. 지문은 이 조문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변론 없는 소각하의 일반 근거인 제219조와 달리, 이 경우 공시송달의 직접 근거는 제194조 제4항이다.)
결론
정답은 1번. 화해의 권고·화해권고결정은 법원의 직권·재량사항이므로, 신의칙으로 청구를 배척하면서 그에 앞서 화해적 해결을 시도하지 않았더라도 위법이 아니다(2008다78279). 나머지 지문은 모두 옳다 — ② 진료기록 변조는 신의칙·공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증명방해이고(94다39567), ③ 당사자표시정정에 동의한 뒤의 사후 부적법 주장은 금반언·신의칙에 반하며(2008다11276), ④ 신의칙 위반은 강행규정 위배로 직권판단 대상이고(94다42129·88다카17181), ⑤ 소권 남용에 따른 변론 없는 소각하 시 재판장의 직권 공시송달이 허용된다(민사소송법 제194조 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