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번
문제
공범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방조범에게 요구되는 정범 등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으로 충분하지만, 이는 정범의 범행 등의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과 모순되지 않는다.
- ② 대향범에 대하여 공범에 관한 형법 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법리는 필요적 공범인 대향범뿐만 아니라 구성요건상으로는 단독으로 실행할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단지 구성요건이 대향범의 형태로 실행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 ③ 업무라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 있는 자와 공모하여 업무상배임죄를 저질렀다면, 그러한 신분관계가 없는 공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단순배임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단하여야 한다.
- ④ 공동정범의 성립을 위한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 ⑤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방조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하므로,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행위를 도와준 데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방조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②번
쟁점
공범론 전반을 묻는다 — 방조범의 고의(①)와 인과관계(⑤), 대향범에 대한 공범 총칙 규정 적용 배제의 범위(②), 비신분자의 부진정신분범 가담과 형법 제33조 단서(③), 공동정범의 공동가공의사(④).
근거 법령
형법 제33조(공범과 신분) 신분이 있어야 성립되는 범죄에 신분 없는 사람이 가담한 경우에는 그 신분 없는 사람에게도 제30조부터 제32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한다. 다만, 신분 때문에 형의 경중이 달라지는 경우에 신분이 없는 사람은 무거운 형으로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3조
각 지문 검토
① ○ — 방조범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나 정범 범행의 불법성 인식은 별개로 필요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도7866 판결(판결요지 [3])
방조범에서 요구되는 정범 등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으로 충분하지만, 이는 정범의 범행 등의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과 모순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향범 법리 적용 영역:구성요건상 단독 실행 형식 + 대향범 형태로 실행된 경우의 제외
본 지문 → 옳음.
근거: 방조범의 고의는 '정범의 범행을 방조한다는 인식'과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인식'의 이중 고의이되, 정범이 실현하는 범죄의 일시·장소·객체 등 구체적 내용까지 인식할 필요는 없고 미필적 인식·예견으로 족하다. 한편 정범 범행의 불법성에 대한 인식은 고의의 내용과 층위가 다른 별개의 요청이므로,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다'는 명제와 '불법성 인식이 필요하다'는 명제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지문은 이 점을 정확히 서술하여 옳다.
② ✗ — 대향범 법리는 구성요건 자체가 대향적인 경우에만 적용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도7866 판결(판결요지 [1])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대향범에 대하여 공범에 관한 형법 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는 해당 처벌규정의 구성요건 자체에서 2인 이상의 서로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필요적 공범인 대향범을 전제로 한다. 구성요건상으로는 단독으로 실행할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단지 구성요건이 대향범의 형태로 실행되는 경우에도 대향범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향범 법리 적용 영역:구성요건상 단독 실행 형식 + 대향범 형태로 실행된 경우의 제외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대향범에 공범 총칙(교사·방조)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까닭은, 입법자가 서로 대향하는 행위 중 일방만 처벌하거나 형을 달리 정한 취지를 존중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 법리는 '구성요건 자체가 2인의 대향을 요구하는 필요적 공범(대향범)'에 한정된다. 구성요건상 단독으로 실행할 수 있는 범죄가 우연히 대향적 형태로 실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지문은 후자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하여 판례와 정반대이므로 옳지 않다.
③ ○ — 비신분자가 신분자와 공모한 업무상배임은 형법 제33조 단서로 단순배임죄 형으로 처단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도10047 판결
… 업무상의 임무라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 있는 자와 공모하여 업무상배임죄를 저질렀다면, 그러한 신분관계가 없는 공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3조 단서에 따라 단순배임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는 신분관계 없는 공범에게도 같은 조 본문에 따라 일단 신분범인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고 다만 과형에서만 무거운 형이 아닌 단순배임죄의 법정형이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신분범에 가담한 비신분자의 처벌
본 지문 → 옳음.
근거: 업무상배임죄는 단순배임죄에 '업무상 임무'라는 신분으로 형을 가중한 부진정신분범이다. 비신분자가 신분자와 공모한 경우,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일단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만, 단서에 따라 '과형'에서는 무거운 형(업무상배임)이 아니라 단순배임죄의 법정형을 적용한다. 성립과 과형을 분리하는 이 구조가 부진정신분범 가담의 핵심이다.
이 판례(2018도10047)는 제14회 형사법 14번, 제5회 형사법 15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 — 공동가공의 의사는 단순한 인식·용인만으로는 부족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도7477 판결
…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하고, 이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는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요구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동가공의 의사
본 지문 → 옳음.
근거: 공동정범(형법 제30조)이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기능적 행위지배가 모두 필요하다. 단지 타인의 범행을 알면서 말리지 않고 용인한 정도(소극적 인식·묵인)로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인정되지 않고, 특정 범죄를 함께 실현하려는 적극적 의사의 결합이 있어야 한다. 이 법리는 직접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않는 공모공동정범에서도 동일하게 요구된다.
이 판례(2002도7477)는 제915회에 걸쳐 여러 차례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⑤ ○ — 방조행위는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함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 판결
…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방조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정범으로 하여금 구체적 위험을 실현시키거나 범죄 결과를 발생시킬 기회를 높이는 등으로 정범의 범죄 실현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행위를 도와준 데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방조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방조의 의미와 방조범 성립의 인과관계:정범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 + 현실적 기여
본 지문 → 옳음.
근거: 방조범은 정범에 종속하여 성립하므로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에 인과관계가 필요하다. 다만 그 인과관계는 결과에 대한 엄격한 조건관계가 아니라, 방조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을 가능·촉진·용이하게 하거나 법익침해를 강화·증대시키는 '밀접한 관련성·현실적 기여'로 족하다. 정범의 범죄 실현과 무관한 행위를 도운 데 그치면 방조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건)이 이 기준을 확립하였다.
이 판례(2017도19025 전합)는 제14회 형사법 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정답은 ②번. 대향범에 공범 총칙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법리는 '구성요건 자체가 대향적 행위를 요구하는 필요적 공범'에 한정되며, 단독 실행이 가능한 구성요건이 우연히 대향적으로 실행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②가 정반대로 서술). 나머지 ①·⑤(방조범의 고의·인과관계), ③(신분과 공범), ④(공동가공의사)는 모두 판례에 부합한다.